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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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과 건릉 사이 소나무 산책로를 걷다가 넝쿨에게 제몸을 내어준 소나무를 보았다. 보기 좋았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나는 한때 아버지 등에 업힌 아기를 부러워했다. 내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태어났기에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이를 업은 모습을 보면 지금도마음이 뭉클해진다.
중학교 2학년 때 무용하는 친구와 친했다. 한동네 살던그 친구의 아버지는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나와 신문 사설의한자 읽기, 체스 두기를 좋아하셨다. 내 생애 처음 본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영화 <25시>도 친구 아버지가 보여주셨다. 친구 아버지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채웠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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