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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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해여, 내해여
평생 땅만 바라봐서
땅하고만 이야기할 줄 안다는 어르신
여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여
흙 한 줌 없는 곳이 어데 사람 살데여
아들 따라 낯선 동네 와보니
겨울바람처럼 쌩한 며느리 밥
그냥 목구멍에 처넣으면 죽기야 하련
밥을 퍼 넣다 혼절하셨다던데
밥위얹어드린 생선 토막과 나를 한참 쳐다보다
일주일 만에 처음 입 여셨다
샥시도 묵으야지 수저를 내민다
눈물 한 방울 얹어 밀어 넣자
내해여, 내해여
한껏 신명 나셨다
무엇이 내해일까?
아무것도 내해인 것이 없었던 서울살이
병원 밥은 아들 밥이니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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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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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과 건릉 사이 소나무 산책로를 걷다가 넝쿨에게 제몸을 내어준 소나무를 보았다. 보기 좋았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나는 한때 아버지 등에 업힌 아기를 부러워했다. 내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태어났기에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이를 업은 모습을 보면 지금도마음이 뭉클해진다.
중학교 2학년 때 무용하는 친구와 친했다. 한동네 살던그 친구의 아버지는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나와 신문 사설의한자 읽기, 체스 두기를 좋아하셨다. 내 생애 처음 본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영화 <25시>도 친구 아버지가 보여주셨다. 친구 아버지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채웠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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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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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한없이 다정하게 발음하는 단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돌아보기조차 싫은 단어가 될 수 있다. 이건 비극이다. 물론 희생으로 지켜내던 윗세대의 가족 형태가 무조건 옳은 건아니다. 게다가 이혼은 이제 사회적으로 특별한 경우가 되지도 않는다. 서로 안 맞는 결혼 생활로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것보다는 이혼을 택할 수도 있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잘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것만큼 잘 헤어지는것도 중요하다.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존중과 배려의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나도 귀하고 너도 귀한 그 관계를 유지하는것이다. 이혼이 결혼의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있으면 더더욱 무 자르듯이 끝낼 수 없다. 살아서도, 아니 죽어서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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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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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옆 사람을 흉내 내려고만 하면 건강한 자극을 받을 수 없어요. 무릎을 굽혀서라도 발끝에 손을대려고 하지 말고, 손이 닿지 않더라도 최대한 무릎을 반듯하게 펴는 게 중요해요. 중요한 건 내 몸이에요. 내 동작에만 집중하세요."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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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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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인절미를 사 왔다. 이웃동네 떡집의 대표 상품인데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구하기 어려워진 귀한 떡이다.
탄수화물의 힘으로 작동하는인간인 나는 인절미 상자를발견하자마자 신이 났다.
인절미는 백설기와 함께 내가가장 좋아하는 떡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떡집의 인절미에는백앙금이 듬뿍 들어 있다.
고소한 콩가루와 말랑하면서도쫀득한 떡, 달콤한 앙금의조화는 환상적이다. 그걸 한입에넣고 천천히 씹는 순간만큼은인간으로 태어나길 잘했다는생각이 든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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