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교수의 두 번째 책을 읽었다.
첫 번째 책 보다는 훨씬 가독성이 높아졌다.
인간의 심리라는 게
참,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다.
그래도 이 책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20250926
p.s : 두 번째 책을 읽지만,
김경일 교수는 여전히 글 보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고 재미있는 듯.
"쳐다보지 마슈. 마음만 아프니께.""죽지는 않겠쥬?""그걸 어떻게 장담한대유. 살려면 살구 죽으려면 죽겠쥬.""젊은 사람 말이 왜 이리 흐리멍텅햐. 죽는다는 거, 살 수 있다는겨?"수의사는 얼간년의 등을 쓰다듬으며 하나 마나 한 소리를 했다."이놈 의지에 달렸쥬. 지가 살고 싶으면 살겠쥬." - P85
"안마시던 술은 왜 마시고 그래?"대답이 없어서 강씨가 다시 물었다."응?""헤어지고・・・・・・ 오는 길이에요.""오는 길은 누구나 헤어지는 거지. 헤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와.""농담할・・・・・・ 기분 아니에요."송군은 자신이 헤어지자고 한 거라고 뒤이어 말했다."이유가 뭔데?"송군은 울고 있었다. 술 냄새처럼 흐느끼는 소리가 좁은 방을가득 채웠다. 강 씨에게는 송 군의 울음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강씨는 귓속에 물이 차 있었다면 잠에서 깨지 않았을뿐더러 지금이 대화와 송군의 슬픔도 그냥 지나쳤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낡고 초라한 골방 혼자 감당하기엔 울음소리가 너무 컸다.때론 들리거나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슬픔은 약해질 수 있었다.누군가의 슬픔은 타인의 귓속에서 부서질 수 있었으므로. - P53
개는 오들오들 떨면서 며칠 밤을 낑낑거렸고 그러던 어느밥 다이어리에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기다리지않을 것이다. 누가 날 사랑하면 그 사람을 나쁘고 나쁘게 해칠 것이다" 같은 말을 적고 있던 세미의 방 문간에 나타났다. 그리고 개는 멀거니 세미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마음의 슬픔에 저항해 가던 세미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설기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눈이 마주친 둘은 한동안 서로를 살폈다. 괜찮을까, 마음을 주어도 사랑해도 가족이 되어도 괜찮을까.날 아프게 하지 않을까. 이윽고 먼저 다가와 안긴 것은 세미가 아니라 설기였다. - P40
"개들은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지. 호두도 싫은 사람이 오면 표현하고 좋은 사람이 와도 표현했어. 자기 마음을 숨기지 않았어.나는 언젠가부터 그냥 호두처럼 살기로 했던 것 같아. 그래도 살다 보면 가시박 줄기들이 엉겨서 큰맘 먹고 매번 잘라 내야 해. 그래야 산다." -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