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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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할 때 청소에만 집중하면 집이 얼마나 깨끗해지겠어요..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겠죠. 커피도 그렇잖아요. 커피 내릴 때 커피에만 집중하니까 커피 맛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잖아요. 커피 한 잔이 민준 씨에겐 현재에서 미래까지의 삶이라는 말이 지금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요. 마음에 들어요, 이 생각. 그리고 민준 씨 커피 정말 맛있어요."
정서의 말에 힘을 많이 얻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지금 민준이예전보다 덜 흔들리게 된 건 커피를 붙잡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정서처럼 영주가, 영주처럼 지미가, 지미처럼 사람들이, 민준의 커피를 맛있어해줬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방금 내린 이커피의 맛은 민준과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여기 있는 고트빈 사람들과 서점 사람들과 민준이 함께 만든 커피의 맛, 호의로 버무려진커피의 맛이 나쁠 리는 없을 거라고 민준은 생각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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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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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어떻게 알겠어. 우선은 해보는 수밖에. 내가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면."
승우는 좋아하는 일을 5년 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5년 했다.
어떤 삶이 더 나았을까? 글쎄. 굳이 따지자면 후자의 삶이다. 더 편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서가 아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공허해졌고, 공허감을 이기려 한국어에 몰입했고, 그러다 보니여기까지 오게 됐다. 삶은 일 하나만을 두고 평가하기엔 복잡하고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삶의 중심에서 일은 매우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행불행을 책임지진 않는다.
"그럼 고민하지 말고 대충 아무 일이나 해야 한다는 거네요."
민철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해봤다.
"그런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 승우가 대답했다.
"대충 아무 일이나 해봤는데 의외로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어. 우연히 해본 일인데 문득 그 일이 평생 하고 싶어질지 누가 알아. 해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그러니 무슨 일을해야 할지 미리부터 고민하기보다 이렇게 먼저 생각해봐. 그게 무슨일이든 시작했으면 우선 정성을 다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은경험들을 계속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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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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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은 행복하신가요?"
영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보단요."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길 잘하신 거네요."
영주가 물끄러미 승우를 봤다. 과연 생각을 바꾼 것이 잘한 건지 아직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는 눈으로,
"응원합니다."
영주의 눈이 조금 커졌다.
"저를요?"
승우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영주를 보면서 말했다.
"네, 대표님의 행복감을 응원할게요. 자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감을."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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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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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음… 간단해. 우리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것만으로도 힘을 낼 수 있거든.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저 사람들도 다 힘드네? 내 고통은 지금 여기 그대로 있지만어쩐지 그 고통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른 우물에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없을 것 같다는 확신도 들어."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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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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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협화음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음악에선 화음과 불협화음이 공존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생도 음악과 같다고요. 화음 앞에 불협화음이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거라고요."
"좋은 말이네요."
민준의 고개가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데 오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슨 생각이요?"
"……지금 살아내고 있는 이 순간의 삶이 화음인지 불협화음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내가 화음 같은 일상을보내고 있는지, 불협화음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알까!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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