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할 때 청소에만 집중하면 집이 얼마나 깨끗해지겠어요..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겠죠. 커피도 그렇잖아요. 커피 내릴 때 커피에만 집중하니까 커피 맛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잖아요. 커피 한 잔이 민준 씨에겐 현재에서 미래까지의 삶이라는 말이 지금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요. 마음에 들어요, 이 생각. 그리고 민준 씨 커피 정말 맛있어요."
정서의 말에 힘을 많이 얻었고, 자신감도 생겼다. 지금 민준이예전보다 덜 흔들리게 된 건 커피를 붙잡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정서처럼 영주가, 영주처럼 지미가, 지미처럼 사람들이, 민준의 커피를 맛있어해줬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방금 내린 이커피의 맛은 민준과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여기 있는 고트빈 사람들과 서점 사람들과 민준이 함께 만든 커피의 맛, 호의로 버무려진커피의 맛이 나쁠 리는 없을 거라고 민준은 생각했다. - P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