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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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수빈은 교복 차림이었다. 사진을 찍는 시점에 바람이 불었는지 하얀 셔츠와 검은 머리칼이 나풀거렸다. 멋대로흩날리는 앞머리가 자연스럽게 띄운 미소와 잘 어울렸다. 수빈은 남의 개업식 날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누구보다, 심지어아저씨보다 표정이 밝았는데, 특별히 눈웃음이 인상적이었다. 보고 있으면 함께 웃고 싶어질 만큼 무해하고 예뻤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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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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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은 침묵 속에서 그는 자기가 해야 하는 말을, 늘 생각했지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생각하고 있다. "말도 안 되게들리리라는 거 아는데." 그가 입을 열자, 윌럼이 그를 쳐다본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난 여전히 내가불구라는 생각이 안 들어. 그러니까 내 말은, 불구인 건 알아.
그렇다는 건 안다고. 불구가 아니었던 시간보다 불구로 산게두 배는 더 되니까. 그게 네가 알아온 내 모습이지. 도움이 필요한, 그런 사람으로. 하지만 내 기억 속엔 뛸 수 있었던 사람, 원할 때마다 걸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던 내가 있어.
불구가 된 사람들은 다들 뭘 빼앗긴 것같이 생각할 거야. 하지만 난 늘 그랬어. 불구인 걸 인정해버리면, 트레일러 박사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그가 내 삶의 모습을 규정하게 만들어버릴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래서 아닌 척하는 거야. 그 사람을 만나기 전의 나인 척하는 거야. 그게 논리적이지도, 실제적이지도않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게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도 알아.
미안해. 내가 아닌 척하고 있는 대가를 네가 치르고 있는 걸 알아. 그래서, 그만두려고." 그는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 뜬다. "난 불구야." 그는 말한다. "난 장애인이야." 정말 바보 같지만, 울음이 터질 것 같다. 그는 결국 마흔일곱이고, 이걸 스스로 인정하는 데 32년이 걸렸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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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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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하지만 이해 못하겠어, 에이미? 당신은 틀렸어. 모든다 주는 관계는 없어. ‘어떤‘ 것들만 주는 거라고. 누군가에게서바라는 것들을 다-예를 들어, 성적으로 잘 맞는다거나 대화가잘 통한다거나 경제적 지원이라거나 지적 관심사가 잘 맞는다거나, 상냥하다거나, 충실하다거나 생각해보고 그중 세 개만택해야 하는 거야. ‘세 개‘, 바로 그거야. 아주 운이 좋으면 어쩌면 네 개를 가질 수도 있겠지. 나머지는 딴 데서 찾을 수밖에 없어. 원하는 걸 다 주는 사람을 찾는 건 영화 속에서나 있는 일이야. 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잖아. 현실세계에서는 남은 인생에서 그중 어떤 세 가지를 가지고 살고 싶은지 파악하고, 그걸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야. 그게 진짜 인생이라고. 그게 함정인 걸 모르겠어? 계속 모든 걸 다 찾으려 하다가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게 될 거야.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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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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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나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만일 그때 인사도없이 떠난 그를 잡았다면, 바다로 가지 못하게 막았다면, 살릴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나는, 아니 우리는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그 인생은 지금보다 나았을까?‘
부질없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와중에 문득 이런 질문 하나가 두둥실 떠오른다.
‘그날 그가 살려 준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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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드는 네가 자기를 숭배하기를 바라지 않아.
있는 그대로 봐주길 바라지. 아무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그것도 인생이라고 말해주길 원해." 그는 말을멈췄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아?"
"잘 알아요." 그는 말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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