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말 -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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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하고, 뒤엎을까 하는 순간에,
단 한 번이라도 그 사람이 순한 영혼이 되도록기도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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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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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보며 돌봄의 정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여자에게 손을 떼지 못하는 남자. 하마터면 거리의 부랑아가 됐을 남자를 아무 조건 없이 곁에 둔 여자. 남자가 여자를 돌보는 건지 여자가 남자를 돌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보도블록 사이에 핀 민들레꽃처럼 그들의 돌봄은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영상통화를 걸었다. 남자는 보고 싶다며 자꾸만 오라고손짓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잘 살고 있는 그들이 참으로 대단했다. 곧 전복을 사 들고 그들을 만나러 가려 한다, 사랑을배우러. 누군가를 조건 없이 돌보며 산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일인가.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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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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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나이 예순아홉. 내년이면 일흔이 된다. 늘그막에먹고살려고 학력과 이력을 속인 내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결혼 후 시어른들을 모시고 남매를 낳아 기르는 동안 한 번도 나자신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그 벌을60대 초반에 톡톡히 치렀다. 종갓집 맏며느리로 온갖 일 다겪으면서 그 고초가 나의 몫이라 여겼다. 명절이면 100명의손님을 치렀고, 시동생 결혼식 음식도 시할머니 상을 당했을때도 집에서 300명 손님을 혼자 치렀다. 심지어 시외삼촌 상을 당했을 때도 그 집 딸과 며느리는 방 안에 앉아 울기만 해그 많은 손님 수발을 혼자 드느라 상이 나던 날 쓰러졌다. 그시절에는 관혼상제를 다 집에서 했다. 하다못해 친척들 돌, 백일, 약혼식, 결혼식까지. 시댁은 물론 시할머니의 친정, 시어머니의 친정 일까지 불려 다녔다. 그곳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내인생이었다.
그 일들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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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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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해여, 내해여
평생 땅만 바라봐서
땅하고만 이야기할 줄 안다는 어르신
여가 사람 사는 곳이 아니여
흙 한 줌 없는 곳이 어데 사람 살데여
아들 따라 낯선 동네 와보니
겨울바람처럼 쌩한 며느리 밥
그냥 목구멍에 처넣으면 죽기야 하련
밥을 퍼 넣다 혼절하셨다던데
밥위얹어드린 생선 토막과 나를 한참 쳐다보다
일주일 만에 처음 입 여셨다
샥시도 묵으야지 수저를 내민다
눈물 한 방울 얹어 밀어 넣자
내해여, 내해여
한껏 신명 나셨다
무엇이 내해일까?
아무것도 내해인 것이 없었던 서울살이
병원 밥은 아들 밥이니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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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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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과 건릉 사이 소나무 산책로를 걷다가 넝쿨에게 제몸을 내어준 소나무를 보았다. 보기 좋았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나는 한때 아버지 등에 업힌 아기를 부러워했다. 내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태어났기에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이를 업은 모습을 보면 지금도마음이 뭉클해진다.
중학교 2학년 때 무용하는 친구와 친했다. 한동네 살던그 친구의 아버지는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나와 신문 사설의한자 읽기, 체스 두기를 좋아하셨다. 내 생애 처음 본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영화 <25시>도 친구 아버지가 보여주셨다. 친구 아버지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채웠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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