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滿月物語 (あすかコミックスCL-DX) (コミック)
中村 春菊 / 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08년 9월
평점 :
순정로맨티카 시리즈를 기다리다 아무래도 목이 빠질 것 같아서 작가의 다른 작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딱 봐도 시대물인 표지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이 복장은... 헤이안 시대로군요. 호오, 작가의 다른 작품 중에 헤이안 시대물이 있던가? 에도 시대물은 읽은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헤이안 시대는 처음인듯....
음. 뒷표지를 읽어보니, 카구야 히메가 나온다. 앗, 카구야 히메. 혹시 그 카구야 히메? 아, 근데 이거 BL이잖아. BL이면 히메가 나올 수 없는데,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 히메의 정체에 대해선 곧 납득했다. (푸핫) 히메(姬)가 아니라 도노(殿)였어.
후지와라노 타카아키는 얼마전 관직에서 물러났다. 자신이 존경하던 다른 관료의 부정 사건에 연루되어 그 죄를 대신 뒤집어 쓰게 된 것이다. 그후 타카아키는 세상엔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때로는 동물들을 기르고 때로는 모피 장사를 하는 것으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그런 타카아키에게 친구 나루히토가 찾아와 카구야 히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절세의 미인이라는 카구야 히메를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나루히토의 청에 못이겨 결국 카구야 히메를 만나러 가게 된 타카아키였다.
카구야 히메는 소문에 따르면 대나무숲에서 발견되었고, 그후 매우 아리따운 아가씨로 자라났다. 그 소문을 들은 남자들은 아가씨를 찾아와 구혼하지만 아가씨는 그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구혼을 거절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아가씨의 신비함을 더하는 것이겠지. 나루히토 역시 마찬가지로 그 소문에 이끌려 카구야 히메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겠고.
하여튼 나루히토를 따라 오긴 했지만 그런 분주함이 싫어 연못으로 갔던 타카아키는 그곳에서 벌거벗은 채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아가씨(?)를 만나게 된다. 아니 아니, 자세히 보니 아가씨가 아니라 청년이다. 하지만 그 미모만은 천하절색. 그러나 입만 떼면.... 이 청년, 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던 개뼉다귀인지는 몰라도 외모와는 달리 천박한 말만 내뱉는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지.
한편 카구야 히메를 만난 나루히토는 카구야 히메에게 더욱 빠져들게 된다. 결국, 타카아키는 나루히토를 데리고 밤에 카구야히메의 집을 급습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날 밤 목격한 것은!?
이야기의 기본 얼개는 카구야 히메에서 따왔다. 대나무숲에서 발견되었다는 전설을 비롯해 매우 아름다운 아가씨였다는 것 등은. 그러나 설정이 좀 다르다. 히메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 거~~ 대충 짐작하다시피 타카아키가 만난 그 천박한 청년이 히메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 이 사실을 알게 된 타카아키와 나루히토는 깜짝 놀라지만, 어느샌가 그들(카구야 히메를 비롯, 그를 돌봐주고 있는 할배, 할매)의 페이스에 휘말려 친구가 되고 만다. 할배할매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구야 히메라 불리는 청년은 대나무숲에서 상처를 입고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깨어난후 기억을 몽땅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래서 그냥 카구야히메로 살게 된 것. 즉, 이들은 사기를 치면서 살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살던 어느 날 드디어 왕이 카구야히메에게 구혼을 하게 되고, 이들은 초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왕의 구혼 역시 카구야 히메 이야기에서도 나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왕에게 끌려 가게 생긴 카구야히메. 나루히토는 다시 한 번 타카아키에게 청을 넣는다. 나루히토의 청이라면 투덜거리면서도 들어주는 타카아키였으니.... 그날 카구야 히메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타카아키의 모습은.... 엄청 멋있었다. 헉, 이런 모습으로 나타날 줄이야. 나 완전 반했소. 정말!
이후 카구야 히메를 비롯 할배할매는 도망을 쳐 타카아키의 별장에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카구야 히메의 기억이 돌아오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는데...
카구야 히메의 숨겨진 사연은 꽤나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쌍둥이로 태어나 버림받고 죽을 운명이었던 카구야 히메. 먼저 태어난 쌍둥이 형은 사쿠야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에도 시대물을 봐도 쌍둥이 중 동생은 죽임을 당하는데, 그건 헤이안 시대도 마찬가지였구나. 쌍둥이란 이유로, 조금 더 늦게 태어났단 이유로 버려지고 죽임을 당할 운명이라. 카구야히메가 그런 분노를 가슴에 안고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사실 사쿠야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었는데... 사쿠야에게 그런 짓을 한 후 사고를 당해 카구야 히메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죄책감이 컸겠지. 뭐, 그건 그렇다 쳐도 나중에 이 일에 대해 싱겁게 넘어가 버린 건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이 작품이 BL이다 보니 조금은 에로한 것도 기대를 했건만, 그냥 끝나버렸다. 하긴 타카아키와 카구야 히메 사이에 그런 일이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좀 웃길지도. 사랑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고, 우정이라 하기엔 뭔가 넘치는, 그게 타카아키와 카구야 히메 사이라고 보면 될 듯. 뭐, 그렇다고 해도 번외편에서 카구야 히메를 위한 타카아키의 행동은 무척 따스해서 이 둘은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카구야 히메는 "타카아키는 신부를 맞이하지마. 내가 신부가 되어 줄게"라고 고백을 하는데, 이때 타카아키의 포커 페이스가 완전히 무너지는 걸 보고 다시 웃어버렸다. 당신들은 아무래도 붉은 실로 연결된 게 분명하다구!
원래 카구야 히메 이야기는 좀 슬픈 결말을 맞지만, 이 작품은 80%이상이 코미디다. 첨엔 적응이 좀 안되긴 했지만, 금세 적응. (그러고 보면 난 이런 부분에 있어서의 적응능력은 뛰어난 듯) 특히 타카아키의 엉뚱한 행동에 많이 웃었고, 타카아키의 라이벌인 미야가 오해때문에 타카아키에게 새삼 반하는 장면에서도 빵 터져버렸지. 그리고 번외편에 등장하는 타카아키와 나루히토의 첫만남에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도 참 좋았다. 타카아키는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아이였구나. 게다가 만두머리하고 있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그리고 이 작품이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교토 사투리가 많이 나왔다. 원래 간사이벤을 좋아하는지라 무척 마음에 든 설정. 근데 어쩌면 요즘 사투리랑 다른 부분이 있을지도. (본인은 그 정도까지는 고수가 아니라서 더이상은 모르겠습니다만... ) 음, 그리고 가끔 와카(和歌)가 등장해서 잠시 쫄기도. 와카는 사실 우리말 번역으로도 그 의미가 모호해서. 다행히 와카의 내용을 현대식으로 번역(?)해서 덧붙인 게 있어서 대충 뜻을 납득하기도 했다. 역시 시대물 원서는 이런 면에서 어렵달까.
책뒷표지 설명대로 포복절도, 일희일비, 아비규환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꽤 재미있었다. 근데, 이 작품은 2008년도 작품인데 왜 일케 그림체가 다른거지?? 첨에 그림만 봤을 때는 오래된 작품인줄 알았다능.아, 확인해보니 2008년에 나온 게 신장판이었음. 그럼 그렇지. 그림이 이렇게 다를 수는 없는 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