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구의 전설이 남아 있는 시로토우게 마을.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미치오와 마키비, 그리고 마키비의 조수 키타미는 시로토우게 마을로 향한다. 몇년전부터 시작된 아이들의 실종 사건과 더불어 등에 눈이 찍혀 있는 심령사진, 모자의 자살 등 시로토우게 마을 근처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과연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힘이 닿을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인 것일까. 등의 눈 3권은 완결편으로 모든 수수께끼의 해결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누카자와 코우이치 살해사건의 범인과 스즈 할머니 자살 사건의 진실 등이 차례대로 밝혀진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나머지 아동들의 실종 사건. 그 사건은 도대체 누가 저지를 것일까. 그리고 무슨 이유로 그런 범행을 저지른 것일까. 그런 와중에 누카자와 코우이치의 할아버지 쵸우지가 살해당하고, 키타미와 료헤이가 공격을 받는다. 이제 진실은 코앞에 있다. 마키비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도카이도 53역참 중 누마즈의 어스름밤 그림을 떠올리고 모든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 그 그림은 텐구 가면을 짊어진 순례길. 그리고 금비라 참배. 바로 그것에 모든 사건의 열쇠가 있었던 것이었다. 미스터리물이기 때문에 더이상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어 책 내용은 이정도로만 언급할까 한다. 3권은 사건의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것과 동시에 마키비의 과거와 마키비와 키타미의 관계도 밝혀진다. 심령현상탐구소를 운영하면서도 심령현상은 믿지 않는다는 마키비의 숨겨진 사연은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또한 이 참혹한 사건의 뒤에 숨겨진 진실 역시 무척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연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범인을 동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부모의 마음이려나 하고 생각을 하니 심경이 복잡해졌다고나 할까. 미치오 슈스케의 데뷔작인 등의 눈. 비록 원작 소설이 아닌 만화로 만나게 되었지만 그의 데뷔작을 이렇게 만날 수 있어 참 기뻤다. 등의 눈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 책이 그의 소설의 시발점인 만큼 그후 소설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미스터리물이면서도 초자연적인 어떤 것들을 등장시키는 것이 그의 소설의 특징이니까. 물론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기인한 어둠이란 것이지만 말이다. 등의 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사건들의 애매모호한 불확실성, 그리고 자살자들의 등에 나타난 눈 등은 인간의 손의 범위를 벗어난 어떤 것이라고 보여지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된 어둠이란 것으로 귀결된다. 사건의 진범이 드러나고, 결말부를 향하면서 약간 힘이 빠지는 듯 보이나 데뷔작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흥미로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진범을 초자연적인 것으로 생각할지, 아니면 인간의 죄책감이 낳은 무의식의 결과물일지는 읽는 사람의 판단에 따르면 될 것 같다. 위 그림은 이 만화에 등장하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도카이도 53역참 중 하나인 <누마즈의 어스름밤>이다. 맨뒤에 걸어가는 남자가 맨 상자의 얼굴이 바로 텐구이다. 출처는『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다빈치) 20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