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민들레 그림책 4
현덕 글, 이형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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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면 고양이등을 하고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앵두나무 밑으로 깜장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간다. 살금살금 발소리도 내지 않은채.


그 모습을 본 노마가 고양이처럼 몸을 구부리고 살금살금 앵두나무 밑을 지나간다. 심심한데 뭔가 재미있는 껀수라도 잡은 듯한 노마의 표정이 아주 개구지다.


노마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걸어가는 것을 본 똘이도 영이도 노마처럼 살금살금 걸어간다. 똘이는 아직 좀 어설프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마 뒤를 따라 살금살금 걷는다.


아옹아옹.
고양이 소리를 내며 고양이가 가던 길을 따라가다 보니 노마도, 똘이도, 영이도 고양이가 된 것만 같다. 노마는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켜고, 똘이는 고양이처럼 앉아 보고, 영이는 고양이 발을 만들어 본다.


영이와 똘이와 노마는 고양이 흉내를 계속 내본다. 아옹아옹하면서.
점점 재미있어져서 고양이들의 다른 모습도 흉내내 본다.


이젠 아주 고양이처럼 네 발로 걷기 시작한다. 아옹아옹하는 울음소리도 흉내내면서.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고양이가 굴뚝에 올라가 쥐를 잡을 때처럼 굴뚝 위로 올라가 쥐를 기다린다. 쥐가 언제쯤 나올까,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 꽤나 진지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쥐가 나오지 않자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다시 고양이 걸음으로 마당을 지난다. 걸음은 사뿐하게, 하지만 아옹아옹하며 울면서.


마당을 지나다 보니 닭이 보인다. 노마가 고양이가 닭을 잡을 때처럼 뛰어 올라 본다. 영이도 똘이도 뛰어 올라본다.


하지만 닭은 지붕위로 올라가 버리고, 영이와 똘이와 노마는 닭쫓던 고양이 신세가 되어 지붕을 쳐다본다. 닭은 꼬꼬댁,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아옹아옹.


고양이가 되니 너무나 즐겁다. 고양이처럼 장난을 치면 혼이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즐겁다. 혹시 들킨다해도 고양이처럼 달아나면 되니까. 노마도 똘이도 영이도 함박웃음을 짓는다.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고양이처럼 북어를 훔쳐내기로 한다. 날렵하게 날아올라서 쏜살같이 북어를 물고 도망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북어를 노린다.


북어를 물고 온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고양이가 그렇게 하듯 손으로 잡고 북어를 북북 뜯어 먹는다. 손으로 뜯는 게 아니라 입으로 뜯는다. 그러나 그만 노마네 엄마에게 들켜버렸다. 당황한 아이들의 표정이 고양이의 그것과 꼭 닮았다.


사람에게 들키면 고양이는 도망을 간다. 노마와 똘이와 영이는 지금은 고양이니까 고양이처럼 잽싸게 도망을 간다. 아이들의 그림자도 고양이가 되어 함께 뛰어간다.

고양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고양이 흉내를 내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다. 때로는 고양이의 귀여운 행동을 흉내내기도 하고, 때로는 고양이가 하는 못된 짓을 흉내내기도 하며, 아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왠지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 같다. 도시에는 마당도 장독도 닭도 없으니까. 또한 도시 아이들은 학원이다 뭐다 해서 친구랑 놀 시간도 없고, 논다고 해도 게임을 하거나 티비를 보면서 노니까, 도시 아이들은 이런 재미도 모를거다.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번져나왔다. 요 장난꾸러기들, 재미있었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에는 딱히 어디에 가지 않아도 친구와 즐겁게 놀 수 있었다는 것을... 어른이 되니 갈 곳도 많고 돈도 있는데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문득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 녀석들처럼 개구지게 놀아 보고 싶어진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책에는 페이지 표기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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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정 2010-10-20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덕님의 고양이군요^^. 개인적으로 현덕작가가 참 좋더군요.
작년에 많이 찾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집요정 2010-10-20 19:10   좋아요 0 | URL
특히 노마 똘똘이 영희 그리고 부잣집 아이로 나오는 기동이가 나오는 것들이 유쾌해요. 반복이 많아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