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의 눈 1
미치오 슈스케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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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외눈박이 원숭이>, 그리고 <섀도우>를 읽으면서 미치오 슈스케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나는 그의 데뷔작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혹시 번역본으로 나온 게 있나 싶어 살펴 보았지만, 아직 소설로는 번역서가 없고, 만화 두 권이 번역서로 나와 있어 얼른 구매하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서있다는 느낌이었다. 분명 사건은 현실적인데, 등장하는 인물들이 묘하게 비현실적이라고 해야할까. 그러한 점은 <등의 눈>에서 더욱 두드러져 비일상적 인물 뿐만이 아니라, 사건 역시 비일상적이며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단지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호러 미스터리라고 말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가 미치오는 홀로 떠난 여행에서 시로토우게 마을에 다다른다. 아름다운 풍광과는 달리 묘하게 신경을 거스르는 그 곳에서 미치오는 기묘하고 으스스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도대체 누구의 목소리인지, 어떤 말을 하는지도 분명치 않지만, 미치오는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두렵다. 도대체 조용해 보이는 이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등의 눈 1권은 미치오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와 자살한 노모와 함께 살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하지만, 이 두가지의 이야기는 미치오가 마키비에게 이 현상을 의뢰하면서 서로 접점을 가지게 되는 구조이다.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을 보면 이런 구조가 많다) 마키비 역시 시로토우게 근처에서 촬영된 의문의 심령사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던 중이었고, 때마침 미치오가 시로토우게 마을의 심령현상을 의뢰하게 된다. 시로토우게 마을에서 벌어진 유괴 사건과 살인 사건, 그리고 사람들의 등에 눈이 찍혀 있는 심령 사진과 그 대상의 자살까지, 등의 눈은 일단 심령 현상이라는 비현실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텐구의 카미카쿠시 사건이라 믿는 마을 사람들과 그리고 심령 현상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영이란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을 갖고 있는 마키비의 사이의 대조적인 견해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어린 아이들의 실종사건에 정말 사체로 발견된 아이의 영혼이 관련되어 있는 걸까. 그리고 등에 눈이 찍힌 사진의 주인공들이 자살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혹시 아이를 해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커지지만, 여전히 진상은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을 접해 보지 못했기에 아쉬움은 크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데뷔작을 이렇게 만화로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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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오 슈스케 정말 좋아하는데 ㅜㅜ
만화책 뿐만 아니라 원서도 얼른 번역되서 나오면 좋겠네요 ㅜ
아쉽지만 만화책 읽으며 달래야 겠네요 ㅎㅎ

스즈야 2010-10-19 22:27   좋아요 0 | URL
그쵸... 이러다가 안나올까 걱정입니다. 궁금해죽겠는데, 걍 원서로 지르자니 주머니 사정이 안따라주고 말입니다...

맞아요. 이건 원작소설이 먼저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미치오 슈스케 붐이 일고 있는데 왜 이 작품만 번역본이 안나오는지 저도 무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