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덥다. 장마 기간이라 해도 건장마여서 비도 별로 안왔고, 태풍이 지나가면서 그후 일주일 가량 산발적으로 쏟아지던 소나기에 의해 식었던 땅도 언제 그랬냐는듯 지금은 밤에도 후끈후끈한 열대야가 지속된다. 전기세 생각을 안할수만 있다면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어 놓고 싶지만, 그후에 찾아올 전기세가 두려워 그마저도 켜지 못하고, 선풍기만 내내 틀고 있다 보니 선풍기에서도 미지근한 바람만이 나온다.


달 샤베트에 나오는 아파트의 주민들도 모두 더위에 지쳐 집집마다 선풍기며 에어컨을 틀어 놓고 더위를 피해 본다. 벌써 입추도 지나가서 매미 소리에 섞여 귀뚜라미 소리도 들려오건만, 여름은 여전히 아직 내 세상이네, 라고 하면서 물러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옆집이나 아랫집이 에어컨을 틀면 실외기의 열기가 그대로 다른집으로 전해지기에 주민들 모두 베란다 문을 꽁꽁 닫고 더욱 가열차게 냉방을 한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밤이 되어서도 열기는 후끈후끈. 그 탓이려나, 달마저 녹아내린다.
똑 똑 똑... 하고 달이 녹아내린다.
그 모습을 본 반장 할머니는 얼른 나가서 달물을 받아 그것으로 샤베트를 만든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냉장고도 모두 열심히 열심히 돌아가다 보니 결국 과부하로 인해 정전사태 발생.


주민들은 갑작스런 정전에 밖으로 나오게 되고, 환한 빛이 비치는 할머니 집으로 간다. 그곳에 준비되어 있던 건 달물을 얼린 달 샤베트. 빛나는 달샤베트를 하나씩 들고 있는 주민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지구보다 차가운 달이 녹은 것이니 얼마나 시원할꼬. 달 샤베트 한 입에 더위가 물러가고, 달 샤베트 두 입에 짜증이 사라지고, 달 샤베트 세입에 시원하고 달콤한 꿈이 찾아온다.


하지만, 달이 녹아 곤란한 녀석들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달에 살며 쿵더쿵 쿵더쿵 떡방아를 찧던 옥토끼였다. 할머니는 달 샤베트를 만들고 남은 달물을 화분에 부어 달맞이 꽃을 피게 한다. 달맞이 꽃이 하늘을 비춰 달을 다시 만들어 낸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꺼버린 시원한 밤이니, 녹았던 달이 다시 동그랗게 동그랗게 커져간다.

달 샤베트는 얇디 얇은 책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름마다 찾아 오는 폭염에 너도 나도 이웃 생각, 지구 생각도 하지 않고 에어컨을 틀고 있다. 이 열기는 밖으로 밖으로 퍼져 북극과 남극 지방의 빙하를 녹인다. 열기에 녹아 내린 달은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남극과 빙하의 모습을 닮아 있다. 우리가 우리만 생각하고 쓰는 물건 때문에 살 곳을 잃어버린 옥토끼의 이야기는 자연파괴, 환경파괴로 살 곳을 잃어 버린 야생동물을 닮아 있다. 

내 생각보다는 주변을 생각해보자. 나 하나 편하자고 하는 일들이 모이고 모이면 엄청난 파괴의 에너지원이 된다. 그것이 우리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까. 더 늦기 전에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해보자. 조금은 불편할지 몰라도, 조금은 힘들어질지 몰라도, 우리의 작은 결심과 실천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행복을 가져다 줄 작은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하며...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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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정 2010-08-23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즈야님 진짜 빠르시네요. 저는 귀신백과 사전도 안올리고 미적거리는 중인데...
참 독특하고 좋은 책이에요. 뜯어 볼수록 괜찮고요. 그런데 왠지 어른용 그림책 같은 느낌이 조금 드네요^^

스즈야 2010-08-23 22:41   좋아요 0 | URL
서평 책은 좀 미루면 금세 기한이 다가오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읽고 얼른 썼어요... 맞아요. 저도 몇번이나 다시 읽었답니다... 얇아도 생각할꺼리를 많이 던져주더라구요. 어른용 그림책이란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 어른들이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도 많겠지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