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두 뺨의 기억
나카무라 아스미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또다른 학원물인 동급생 시리즈는 유쾌하고 따스한 두 소년의 사랑과 성장이야기였다면 장밋빛 두뺨의 기억은 학원물이긴 하지만 시대도 근현대쪽이고, 게다가 내용도 제목처럼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당시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고통받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맞을 듯하다. 

2차세계대전이 끝난 몇 년 후. 미국의 세인트 카렌즈버그 학원의 중등부에 입학한 앤드류 모건과 폴 앤더슨. 표지 왼쪽이 폴, 오른쪽이 모건이다. 딱 보기에도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의 폴과 조금은 자유스러워 보이는 모건. 둘은 어떤 인연을 쌓아가게 될까.

앤드류 모건의 아버지는 시장으로, 지금 3선을 노리고 있지만 정치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때로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아버지와 과보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건은 자유분방한 소년. 
폴 앤더슨은 유태인 아버지를 둔 소년으로,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엄마 역시 폴이 10살때 사망해서 그런지 모범생이지만 어두운 그늘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다. 

모건은 아버지가 시장이란 이유로 상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오히려 그것에 맞서는 타입, 그에 반해 폴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타입이다. 사뭇 다른듯한 두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우정비슷한 감정을 쌓아나간다.

그리고 1년후, 다시 신입생이 들어오는 계절. 모건은 우연히 신입생 제리와 유진이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소꿉친구라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며 1학년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유럽으로 건너갈 결심을 하고 있다는 말에 묘한 감정의 변화을 느끼는 모건.

게다가 폴은 십여년이 지난후에야 받게 된 아버지의 편지에 갈등하고 힘들어 하지만, 모건의 아버지는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뿐이다. 폴에 대한 마음이 우정에서 연정으로 넘어가지만, 폴은 냉담하기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리와 유진 사이의 일이 파문을 일으키는 등 모건의 주위 환경은 빠르게만 변해간다. 또한 에드나란 유부녀와 관계를 가지지만 그녀 역시 모건의 아버지에 의해 모건과 만나지 말라는 말을 듣고, 남편의 전사와 동시에 그곳을 떠나게 되는 등 모건이 정을 붙이고자 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건곁에서 멀어지게 된다.

폴과 모건의 사이는 벌어질대로 벌어지고, 폴은 점차 변해간다. 그리고 모건도....
열두살에서 열네살 정도까지의 이들의 아픈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장밋빛 두 빰의 기억은 당시 시대 상황과 소년들의 성장이란 것이 잘 맞물려 있다. 자신의 정치이력에만 관심이 있는 아버지를 둔 모건도, 아버지없이 태어나 성장한 유복자인 폴도 세상에 철저하게 마음을 닫고 지낸다. 한쪽은 반항이란 것으로, 한쪽은 무관심으로 일관하지만, 힘들어도 괴로워도 자신의 진심은 드러내지 않는 두 소년. 그들의 성장 과정은 처절할 정도로 아프다.

장밋빛 빰을 가진 아이들의 청춘은 장밋빛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쳐나가는듯한, 어둠만이 가득한 시절로 여겨졌을 것이다. 만약 J란 소년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책뒷부분은 약 그들의 10여년 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은 26살이 된 폴과 모건. 그리고 J. 
J가 나타난 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후에 나올 <J의 모든 것>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듯 한데, 그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 지금에 이르렀을지 너무 궁금하다.  

덧>
이건 뜬금없는 소리같긴 하지만, 26살이 된 모건을 보고 어머, 하라쌤!!이라고 외쳐버렸다. 하라쌤이랑 너무 많이 닮았어.. 게다가 폴은 사죠가 성장한 모습같잖아!!!!! (하라쌤, 소원이 이루어졌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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