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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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고는 못 참아?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에 다니는 매튜는 이상하게도 점심 시간이 되면 학교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아이가 된다. 그건 바로 매튜가 아이들의 점심 메뉴를 아이들이 가진 돈에 맞춰서 제일 잘 선택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튜는 점심시간 이외에는 인기가 없다. 왜냐구? 학교에서 제일 뚱뚱한 아이니까.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의 아이들은 무서울 정도로 솔직하다. 자신에게 이익이 될 일이라면 간이라도 쓸개라도 빼줄 것처럼 굴다가도 자신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배척을 한다. 만약 두가지가 공존하는 상대라도 그건 마찬가지이다. 어찌보면 어른들의 세계보다 이런 점에선 더욱 잔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매튜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달관된 태도랄까. 그치만 매튜가 처음부터 아이들의 놀림이나 따돌림에 대해서 무감각했던 건 아니다. 처음엔 선생님께 이르기도 하고 자신을 놀리는 아이와 싸우기도 했지만, 그것이 절대 자신에게 좋은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매튜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 아이들은 자신의 점심 메뉴가 선택되는 순간 매튜의 옆을 떠난다. 그리고 더이상 매튜를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매튜는 늘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같은 또래 집단내에서는 필수적으로 소규모의 그룹이 생기지만 매튜는 그 어디에도 끼지 못한다. 뚱뚱하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매튜는 그럼 왜 이렇게 뚱뚱해졌을까. 물론 매튜가 맛있는 음식을 엄청 좋아하기 때문이란 것이 그 첫째 이유. 하지만 뚱뚱해질수록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고, 매튜는 그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폭식을 하게 된다. 게다가 싱글맘인 엄마는 매튜를 혼자 키우기 위해 애를 쓰다 보니 매튜에게는 집에서 만든 음식 보다는 고열량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아이들의 불합리한 태도, 엄마의 애정과 관심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매튜는 착한 아이이다. 늘 혼자 점심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의 점심 메뉴를 골라주고, 그것을 자신의 재능이라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엄마가 바빠도 자신을 위해 그런 것이라 이해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매튜가 안쓰러운 건 응석을 부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대해 시니컬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매튜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 온다. 학교에서 제일 예쁜 케일라가 매튜에게 관심을 가져주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연속 초코 우유 당첨이라는 행운까지? 어른의 입장에서 보기엔 뭐, 그까짓거 가지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이란 것은 어찌 보면 아주 조그마한 계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것은 건강의 적신호란 것과 맞물려 매튜의 생활 습관의 변화와 식습관의 변화까지 가져오게 된다. 고열량의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했던 매튜가 건강식을 먹게 되고, 늘 체육시간이면 뒤에 한발짝 물러서 있던 매튜가 달리기까지 시작한다.
조그마한 변화들은 매튜에게 작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었고, 그것은 매튜의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텅빈 마음을 먹을 것으로 달래왔던 매튜에게, 자신의 마음을 채우는 것이 먹을 것만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준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한 삶의 기준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한 삶이란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세상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매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