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애장판
하기오 모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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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기오 모토의 <토마의 심장>을 읽은 후, 바로 이 책을 구매했다. <토마의 심장>은 유리와 토마, 그리고 에릭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주로 유리와 에릭의 마음의 성장을 담고 있었고, 오스카의 경우 무척 쿨한 캐릭터로 보였지만, 무언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었다. 그런 오스카에 대한 궁금증은 이 <방문자>로 인해 해소되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방문자에는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방문자는 오스카의 출생의 비밀과 더불어 오스카가 어릴 때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그리고 오스카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가를 보여 준다. 남들보다 배는 어른스럽고 쿨한 성격을 보여 주고 있지만, 상대에게 다가가는 걸 조심스러워 했던 오스카. 그것은 좋아하는 유리에게도, 자신의 친부 뮐러에게도 조심스럽기만 했다. 그런 오스카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방문자를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스카의 탄생과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오스카가 김나지움에 오기까지의 이야기는 사실 <토마의 심장>에서도 간략이 언급되어 있지만, 그 깊은 속사정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방문자는 오스카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단비와 같았다. 아버지의 범행을 감싸고,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온힘을 다 쓰는 오스카. 늘 명랑하게 웃으며 어른스럽게 굴던 9살의 오스카를 보면서 내내 가슴이 아파왔다. 한창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려도 좋을 나이인데, 오스카는 벌써 그때 어른이 되어 있었다.

사실상 사람의 성장이란 몸과 마음이 균형있게 성장해야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몸은 어른인채 마음은 아이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스카처럼 아직 어린아이인데 마음은 벌써 어른이 되어 버리니 사람도 있다. 주위 환경때문에 억지로 어른이 되어 버려야했던 오스카. 그가 바란 건 단 하나, 부모와의 행복하고 따스한 삶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런 행복한 집이 가지고 싶었을 뿐인데,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을 그는 가지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경우 비뚤어진 성격을 가진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바르게 자랐다. 하지만 너무 바른 것도 어쩌면 정상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는 두번째 단편 성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바르고 건실하기만 한 아담, 비딱하고 불량해 보이는 오시앙, 그리고 아직은 혼란스럽고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라드클리프.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모양새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을 조화롭고 균형있게 쌓아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결국 자신에게 달린 일.

<에그 스탠드>는 제 2차 세계대전중의 프랑스 파리에 사는 프랑스인, 독일인, 그리고 유태인의 이야기이다. 병아리라 불린 한 소년. 그가 선택한 길은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랑하기때문에 살인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그 소년에게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총 네편의 단편들은 모두 인간의 마음속 성장,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인 사랑의 긍정적 모습과 부정적 모습등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는 너무나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성장은 과연 어디까지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그 성장에 있어 한계점은 있을까. 또한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등 심오한 주제를 만화라는 것을 통해 너무도 잘 표현해낸 <방문자>. 정말 수작이라고 손꼽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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