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요리 동서 미스터리 북스 35
스탠리 엘린 지음, 황종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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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범죄소설-범인 내지는 피해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이라는 분류가 어울릴 듯하다. 추리가 별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 어떤 분들은 처음 두페이지만 읽어도 결말이 훤히 보인다고 하시는데 나 같은 경우는 대략 중반이 넘어가면 어떻게 끝이 날지 대강 감이 잡히는 정도였다.

 결말이 보이는 데도 책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빨려들어간다. 끝까지 읽고 나서야 한숨을 내쉬고 뭔가 무서운 것에서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깔대기처럼 읽는 이를 점점 몰아가는 작가의 역량 때문일 것이다. 읽다보면 이야기 하나하나의 등장인물과 분위기, 상황에 점점 동조되어 이끌려가게 되고 결말은 마치 나 자신의 파국인 것처럼 섬뜩하다. 박진감이라는 면에서는 어떤 정통추리소설에도 뒤지지 않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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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살아라 4 - 완결
아키시게 마나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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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한 길이에서 깔끔하게 잘 끝난 것 같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플라잉 차일드>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 작가의 그림은 필연적이면서도 뜬금없는 이 시기의 불안함 내지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그려내는 데 잘 어울린다. 그림의 선들은 가볍고 단절적이어서 던지면 공중에서 떠돌듯 하다. 인물들의 방황에는 인생의 깊이나 무거움은 없지만, 그래서 더운 걷잡을 수 없고 치열한 성장열이 된다. 일본만화에 걸핏하면 나오는, '시기적절하게도 완벽한 조언을 건네주면서 잘난 체는 다 하는' 조연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쉽고 상투적인 결론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도 이 만화가 지닌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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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먹통-X
고병규 지음 / 코믹팝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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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두 권짜리 단행본으로 나왔을 당시 나를 열광시켰으며 이후 나의 유머 코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만화이다. 얼마 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온 집안을 뒤졌으나 결국 찾지 못해서 상심하고 있던 차, 마침 고맙게도 복간본이, 그것도 컬러페이지까지 복원되어 나와주었다.

 지금보아도 메카닉은 나름대로 잘 그렸고, 특유의 약간 썰렁한 그림은 역시 매우 썰렁한 유머와 어우러져 먹통X 특유의 아스트랄한 세계를 만든다. 돌이켜보건대 나는 아마 이 만화책을 읽었던 중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썰렁의 외길을 걷게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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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10
엔도 히로키 지음 / 세주문화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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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자체는 차치하더라도, 각종 메카닉-로봇, 사이보그, 무기류-의 설정만 보고 있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만화다. 근미래라는 설정답게 현용 무기체계를 적절하게 변형시킨 각종 무기류를 보고 있으면(그리고 그런 무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걸 보고 있으면) 작가도 어지간히 이 세계를 즐기고 있구나 하느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재미 없는 것은 아니다. 1권과 2권 이후의 이야기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서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1권의 초반 부분을 작품 전체의 한 부분 정도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별 무리 없이 읽어 나갈 수 있다. 그렇지만, 도대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을 낼 생각일까? 어디까지 가보고 싶은 걸까? 그 끝까지 따라가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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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노래 7
토우메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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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작가의 작품은 그림이 마음에 든다. 세밀한 연필 터치와 전형적인 소년 코믹스물의 중간 어딘가에 있으면서도 어정쩡하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특유의 불안한 개성이 잘 드러난다.  특히 이 <양의 노래>와 같은, 내부에서부터 불안에 떨고 있는 주인공들에게는 비극을 강조하는 그림체보다는 이렇게 어느정도 퉁명스러운 그림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들은 어떤 구원도 기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와 그림이 잘 어울려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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