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생일 - 21세기 SF 도서관 1 그리폰 북스 5
어슐러 K. 르 귄 외 지음, 가드너 도조와 엮음, 신영희.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우선 표제작이자 르 귄의 유명한 단편인 <세상의 생일>은, 그 제목만으로도 눈물겹다. 원서와 친하지 않은 관계로 SF읽기를 전적으로 번역에 의존해야 하는 나같은 그다지 하드하지 않은 독자로서는, 말로만 듣던 이 작품을('단편집'으로서 유명하긴 하지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이다. 역시 르 귄의 작품답게 진부하지 않은 주제와 그런 주제를 너무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세밀하고 우아한 세계관이 어우러진 좋은 이야기였다. 

 그 외에도 여기 실린 작품들은 거의다 기대한 만큼 재미있었다. 특히 마지막 <크럭스>는, 다 읽고 났을 때 오랜만에 서글프면서도 냉정하고 무덤덤한 복잡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수작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드셉트 Culdcept 3
가네코 신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보통 이정도로 그림에 신경을 쓴 장르 만화는 스토리가 좀 많이 부실하기 마련인데, 이 만화는 다르다. 이제 3권까지 나온 상황에서 스토리를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미디어믹스 작품 답게 기본적으로 세계관이 확실해서 그런지 헛점도 눈이 띄지 않고, 주인공의 성격이 재밌어서 아직까지는 내용을 이끌어가는 확실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상당히 방대한 세계가 펼쳐질 것 같다는 긴장도 잘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본만화치고도 세밀하고 견실한 그림은, 이 만화의 세계관 자체를 나타내고 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강약의 조절이 확실한, 꽤나 자주 익살도 끼어있는 세계. 앞으로 기대되는 만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스시의 마법사 - 제3권 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어스시 삼부작-후에 테하누와 어스시 이야기가 추가되지만-의 최종편 <머나먼 바닷가>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번에도 2권까지만 나오고 안 나오는 것인가?','이젠 포기했다. 원서를 구입했다.' 등 팬들의 기다림이 하늘을 감동시킨 것인가...

 역시 그 오랜 기다림에 대한 훌륭한 보답이 되는 작품이었다. 르귄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가장 강하게 받는 느낌은 '우아하다'는 것이다. 단아한 문장과 간결하고 아름다운 세계관이 어울려서 르귄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번 <머나먼 바닷가>는 나름대로 스팩터클한 모험담인 만큼 이런 우아함을 즐기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완전한 기우였다. 극한 상황을 그리고 있으면서도 문장은 여전히 단정하고 침착하며 아름답다. 그리고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태도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의 주제와 잘 어울린다. 

 주제와 세계와 그를 그리는 문장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소우주. 어스시의 마법사는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윈 스피카 4
야기누마 코우 지음 / 세주문화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만화에는 유령도 나오고 우주비행사도 나온다. 실은 그 유령이 생전에 우주비행사였던 것이다. 우주로 나가보겠다는, 매우 원초적이면도 일본적인 이 꿈은 이 유령과 만난 한 소녀를 통해 이어진다. 유령과 우주, 현대인의 감성을 건드리면서도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소재가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것은 이 만화 특유의 그림체 덕분이다. 얼핏 보면 엄청 촌스러워보이면서도(주인공 소녀는 매우 촌스러운 역으로 설정되어있다) 따뜻한, 약간 색이 바래보이는 그림체 덕분에, 우주진출이라는 여러번 변주된 적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전과는 차별되는 이 만화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읽다가 도중에 그만둬버렸다. 표현부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구비구비 끝도 없이 꺾어지는 듯한 진중한 문체, 나는 그런 문장도, 그런 문장을 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같은 작가의 소설<칼의 노래>를 읽게 됐다. 약간 걱정을 하면서 시작했지만 의외로 막힘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 '김훈'식 문장에 익숙해진 다음 이 책을 다시 읽었다.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문장의 가치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