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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한국 현대사 - 해방 이후 한반도에 암약한 미군 방첩대의 대활약극
고지훈 지음 / 앨피 / 2019년 11월
평점 :
우선, 이러한 귀한 기회를 주신 원탁의
서평단 까페 및 출판사 이벤트에 감사드립니다.
‘첩보 한국 현대사’라는 책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바로
‘미 방첩대 비밀문서와 사진으로 본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들’이라는 책소개 문구였다.
학창시절에 국사라는 과목에 꽤 흥미를 느꼈던 본인으로써는 꼭 한번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길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재미없고 지루한 국사 과목의
수업처럼 지리멸렬하게 텍스트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러한 사전 지식만 있는 상황에서 책이 도착하였고, 책장을 넘기자마자 많은 생생한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사진 과 흥미진진한 히스토리(뒷이야기)까지 펼쳐져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현대사’라고 하면 너무 광범위 하기에 결국엔 어떠한 시기로 정하느냐에 따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데, ‘첩보 한국 현대사’는 해방 시점 보다 약 20년
전인 1920년~30년의 현대사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20~30년대 인가를
유추해보면 당시에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제2세계’ 공포가 유럽과 미국, 아시아
지역에 몰고 온 반공 선풍과 미군
방첩대의 관련성에 주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책 소개를 나중에 재확인 해보니 같은 이유였다고 한다)
목차는 총 10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 및 현안에 대하여 사진자료와 함께 자세히 다루고 있다.
모든 목차에 담겨진 주제 및 히스토리가 학교 정식 교육을 받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닐까 할 정도로 사실적이며 놀라운 내용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 10개의 목차 중에서 ‘과장된 여성성과 거세된 여성성’이라는 주제가 굉장히
충격적이고 놀랍게 다가왔다.
일단, 시대적 배경인 20~30년대에는 현재의 여성인권 보다 월등히 낮고 자유발언조차 금기될 수 밖에 없었을 거라 짐작 할 수 있다.
그러한 시대환경 속에서 ‘김현숙 소령부터
마유미까지’ 라는 주제의 글에서 ‘김현숙 소령’이라는 인물은 존재하는지 몰랐던 인물이기에
알면 알수록 굉장히 흥미로웠다.
(김현숙 소령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도 해보았다)
특히, 그녀가 50년 11월에 점령지역 시찰을 위해 함흥공항에 이승만 전 대통령과
당시 미 미 제10군단장 알몬드(Edward M.
Almond) 소장이다. (NARA 소장) 함께 내리는 사진을 보며 당대의 쟁쟁한 인물들과 한 자리에
서는 것만으로도 참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던 사실 이지만 김현숙
소장은 한국 여군의 아버지 아니
어머니라 불리는 여군창설의 주역이며 1949년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선무요원으로 참가하였고 전쟁
와중에 설치된 육군본부 여군과의 초대과장을 지냈기 떄문이다.
더구나, 책에는
여군창설과 “멸공전선”에서 보인 그녀의 뛰어난 활약을 묘사하는 것으로 충분 했을터인데, 대한민국 공식
“여군참전사”의 서술자들은 “집에 돌아와서는 매우 가정적이었으며 특히 동양자수와 요리 및 고전무용에 수준급”이었다는 친절한 설명을 빼먹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 아래와 같은 담화만 보더라도 담대하고 당당한 김현숙 소장은 당대의 여성들과는
확실히 다른 패기와 기개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였다.
“비겁한 사나이는 자성하라! …. 요즈음 모병을 실시하고 있는 중대한 위란기 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겁한 남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각처를 돌아다니며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경향이 많은 모양인데, 이러한
남자들의 비겁한 태도에 많은 우리 여성들은 통한을 금할 수 없는 바이다!”(1950년 8월 23일, 여자의용군 편성책임관 육군소령 김현숙 담화)
이러한 김현숙 소장의
패기에 감동한 여성들의 움직임 바람이 불었다.
데모에 나서지 않는, 아니 조국을 방어하기 위한 전쟁에 나서기 두려워하는 남성들에게 ‘거세용 가위’를 보내는 대신 자기들이 직접
참전하는 길을 택했떤던 것이다.
또한, 전쟁을
당하고도 나 몰라라 하는 “부유층”
남정네들을 비고며 천 명 너머 모집되었던 여자의용군들과 그보다 더 많았던 여군간호부대원들과 여자학도병들의 존재는 더욱 빛을 발발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참 흥미롭고 인상깊었던 단락이었다.
인상깊은 감상도 잠시 그럴수 밖에 없던
시대적 배경이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과장된 여성성과 거세된 여성성이라는 모호하고 이중적인
이 문장이 훅 와닿는 느낌이었다.
이 밖에도 20년여간
안팎으로 주요이슈로 떠올랐던 큼직한 현대사에 다루고 있다. 물론 국사교과서보다 세밀하게 말이다.
이번 서평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여성들의 활약에
대하여 작성 하였지만, ‘첩보 현대 한국사’라는 책은 결코 하나의 주제만을 꼽을 수 없는 아주 광범위하지만
굉장히 치말한 주제로 현대사를 그리고 있다.
앞에서도 거론했지만 단순한 역사 공부가 아닌 세밀하고
내밀한 구석까지도 탐닉할 수 있는 역사매니아라면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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