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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평점 :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라고 해서 전 첨에 SF장르소설인줄 알았습니다 물론 소혹성 충돌 지구 멸망이라는 SF적인 설정이 한스푼 살짝 들어가긴 하지만 본질은 그것이 아니죠
지구 멸망 한달을 앞두고 각자의 인생스토리를 4명의 주인공이 소설속 화자가 되어서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단편소설 같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작소설에 가깝네요
고등학생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비롯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삶의 희망을 느끼게 해줍니다
책 띠지에는 종말소설로 표기되어 있지만 사실 희망소설로 표현하는 것이 더 맞겠죠
소설속 주인공들은 절망을 통해 구원받으니깐요
종말 끝에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사실 우리 인생이 다 그렇지 않을까요 인간의 삶은 유한적이기 때문에 굳이 소혹성을 통한 극단적인 지구멸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삶이 끝나는 단계 즉 저마다의 멸망이 있죠
그 단계 가기전에 삶의 희망을 느낀다면 썩 괜찮은 삶을 살아간 것이라고 할수 있는데 전 아직도 반반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종말의 반대는 희망이라고 생각했다면 다 읽고나니 종말과 희망은 한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무언가를 크게 깨닫게 된적은 흔치 않은 경우인데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는 그것을 해주었습니다
독서모임이 있다면 이 책을 주제 삼아서 1박2일동안 이야기 해도 끝이 없을 것 같네요
정말 많은 것을 아낌없이 주는 책으로 인정해드립니다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나만의 독서 기록도 남길 수 있는 편집자의 편지가 책갈피처럼 들어가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과는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책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지만 샹그릴라는 저한테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 더 익숙합니다 세부,하이난,코타키나발루,방콕 여행했을때 여기에 투숙해서 좋은 추억 많이 남겼죠
읽다보니 문득 그때 생각이 나네요
참고로 저자 나기라 유는 여자분이시고 이전책 유랑의 달은 2020년 서점대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이번책 역시 서점대상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 2회 연속 수상은 실패했는데 제 마음속 2021년 서점대상 1위는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입니다
참 유랑의 달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곧 개봉 예정입니다
감독이 재일교포출신 이상일 감독인데 이분의 연출작중 대표작으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분노와 악인이 있습니다
이번 나기라 유 작가와의 조합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만약 저한테도 소설속 설정이 똑같이 반영된다면 즉 세상이 멸망할때 누구의 손을 잡고 함께 할지 문득 궁금해지는데 지금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일수도 있으니 있을때 잘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