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아키타케 사라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평점 :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은 일본 호러소설대상 책으로 3번째 읽게 되는 작품입니다 첫번째는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이고 두번째는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입니다
후회하는 소녀는 인간 중심의 현실적인 공포 위주의 검은집보다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비중이 컸던 보기왕 느낌에 가까웠는데 첫번째 에피소드 '바닥 아래 숨은 것' 읽었을때만 하더라도 전 이책이 단편집인가 잠시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단편집 같은 장편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모든 에피소드에 공통적인 인물이 나오고 마지막에는 각 에피소드에 나왔던 인물들이 한꺼번에 다 나오죠 순서 대로 읽으면 장편소설이 되고 마지막 에피소드 빼고 나머지 3개를 순서 상관없이 그냥 읽으면 호러 단편집이 되기도 한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토리 구성입니다
호러대상을 받긴 했지만 엄청 무섭거나 잔혹한 장면이 쉴새없이 나오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받게 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일단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추천평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이뤄낸 서정적 결말이 압도적이다 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여성캐릭터와 서정적 결말이겠죠
확실히 여성 캐릭터가 상당히 비중이 크긴 합니다 이건 인정합니다 그리고 서정적 결말도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어느정도는 맞는 것 같네요
그런데 이 두가지를 뛰어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장르적인 재미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하나로 모아지는 재미난 구성속에 엄청난 스케일의 재미가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죠
마루판 뒤집는 일본 귀신 나오는 첫번째 이야기는 일단 워밍업 수준의 공포였다면 그 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세련된 공포감각에 재미가 폭주기관차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책에서 보여주는 무서움이 우리가 아는 서양식 호러가 아닌 일본 기담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이부분은 개인적 취향을 탈 것 같은데 전 오히려 격조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결론은 대상과 독자상을 더블로 받은 작품이니 믿고 읽으셔도 되십니다
수상 관련 저자 인터뷰 기사 보니깐 독자상을 노리고 응모했는데 대상까지 받게 되어서 놀랐다고 하네요
그리고 원제는 마물 드라이브 엑스 데이지만 심사위원중 한명인 미야베 미유키 작가분이 여자 캐릭터가 너무 맘에 든다고 제목에 넣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아들여서 지금의 제목이 탄생한 것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인데 여성 캐릭터를 꽤나 잘 그려내서 혹시 저자분이 여자분인가 궁금해서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연히 남자분이십니다 다만 얼굴이 미공개입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작가분의 얼굴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속편이 2년뒤에 나왔던데 이 작품도 꽤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책도 곧 정식 출간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