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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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잘 쓰는 미스터리 작가는 여럿 봤지만 단편소설 잘 쓰는 작가는 딱히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심지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티븐 킹도 장편 중편에 비해 단편은 심각하게 별로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작년에 우연찮게 요코야마 히데오 작가의 단편집을 처음 읽게 되었고 대박 놀랐죠 어느 한구석 빠지는 것 없이 단편 하나하나가 다 재밌었으니깐요

그리고 올해 폭스코너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2004년 교도관의 눈 역시 폭발적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제부터 이 작가를 단편맛집 작가라고 불러야 할 것 같네요


원제는 간수의 눈입니다 간수나 교도관이나 그게 그거겠죠

6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첫번째가 책 제목과 똑같습니다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된 6개 단편 모두 다 재밌어서 재미순으로 책 제목을 뽑은 것은 아닌 것 같고 독자 입장에서 볼때 가장 임팩트 있게 느껴지는 타이틀을 고르다보니 교도관의 눈이 당첨된 것 같네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의 단편들은 기본적으로 다 재밌습니다

장편에 비해 분량면에서 절대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장르이긴 하지만 히데오 작가님한테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작품들이 짧은 분량속에서도 기승전결이 다 뚜렷하고 기막힌 반전들이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해주고 있으니깐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운좋게도 2년연속으로 인생단편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6개 모두 좋았지만 특히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비서과의 남자는 짠한 감동까지 주었습니다

단편에서 감동연출까지 가능하다니 여러분 놀랍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작가분이 작가활동이전에 12년동안 신문기자 활동을 한것으로 나와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그대로 반영된 조용한 집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전도 단편집에서 쓰기에 아까울정도로 나름 정교했죠


대필작가를 소재로한 자서전은 가장 소름끼치는 결말로 이어졌습니다

좀 무서웠습니다

작가분의 인지도 덕분에 알라딘등에서 어느정도 팔리고 있는 것 같던데 이정도 높은 퀄러티의 단편집이라면 지금보다 열배 이상 더 팔려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장편은 왠지 부담스러운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나서 후속 작품과 관련된 금단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참고해주세요

아쉽게도 이 작가의 최근작품들을 살펴보면 거의다가 장편입니다

교도관의 눈이 그의 마지막 단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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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플레이스의 비밀 - 그녀가 사라진 밤
리사 주얼 지음, 이경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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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다보면 기대했던 작가의 책이 큰 실망으로 이어진 경우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반대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작가의 책이 큰 기쁨으로 이어진 경우도 흔히 있는 경우는 아니더라도 아주 간혹 있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전자보다 후자쪽이 더 낮죠

처음 만나보는 영국 미스터리 작가 리사 주얼은 다행스럽게도 후자쪽이었습니다

정말 1도 기대안했던 작가였지만 왠지 고딕스러운 타이틀에 끌려 러스월 이벤트 신청했고 당첨되어 최근에 읽게 되었습니다

책 다 읽고나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원제는 다크 플레이스의 비밀이 아닌 그녀가 사라진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고딕스러운 포인트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본격 고딕 장르에 넣기에는 건축물이 주는 임팩트가 약하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트적인 재미를 확실히 주었습니다

미스터리 장르물은 독자로 하여금 계속 궁금하게 만들어야 되는데 이 책은 책 처음부터 끝까지 그 궁금증을 놓치지 않았죠


한스미디어에서 나왔는데 이책 나오기 바로전에 리사주얼의 또다른 책인 엿보는 마을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습니다

2달도 안되는 짧은 간격으로 출간되었는데 이정도 빠른 출간속도라면 출판사에서 영미 스릴러 장르 파트 주력 작가로 밀고 있는 것 맞겠죠

그런 의미에서 왠지 조만간 리사 주얼의 다른 책도 한스미디어에서 나올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두축으로 나누어져서 전개되는데 시간적 간격이 몇년 몇십년이 아닌 1년2개월 차입니다

즉 1년2개월전에 흔적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커플를 찾는 과정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 아주 스릴넘치게 전개됩니다

말 그대로 그녀가 사라진 날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의 심리를 작가분이 요리조리 영리하게 자극하고 있죠

마지막 엔딩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초판 한정 특별 독자 선물로 20페이지 분량의 미니책을 줍니다

본책 읽고 나서 쿠키 영상 보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이것까지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만약 못 읽는다고 해서 크게 섭섭해 하지 않으셔도 될 비중입니다


그리고 다크 플레이스의 비밀에서 다크 플레이스가 낮이 익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길리언 플린 작가의 책중에 똑같은 제목이 있었네요


여러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분들이 이 책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독자 입장에서 봐도 참 잘 쓴 스릴러 소설이네요

특히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 시즌하고도 책 분위기가 상당히 잘 어울렸습니다

이정도 스케일과 구성이라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되어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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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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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적 쾌감이 괴물같은 엄청난 추리소설을 바로 어제 만났습니다 처음 접하는 출판사에 작가 역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작가여서 익숙함보다는 낮가림에 가까운 생소함이 앞섰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건 말이 필요없는 상상 그 이상의 메가급 작품이었습니다

스피드한 전개에 가독성도 훌륭했지만 특히 마지막 반전은 역대급 반전이었습니다 정말 훅 들어오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작가분한테 기분좋게 크게 한방 먹었습니다

과연 이런 결말을 미리 예상한 독자가 있었을지 궁금해지네요

정말 진심으로 멋진 반전이었고 이것 하나만 놓고 따진다면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이 책이 올해 읽은 모든 소설 통틀어서 1등입니다

책 다 읽고 너무 흥분되어서 그날 밤 잠을 설칠 정도였습니다


한소년의 죽음을 시작으로 15년의 시간축이 엇갈리는 미스터리 대작입니다

저자는1965년생의 여자분이십니다 첨에 작가 성별이 남자인줄 알았네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저자 인터뷰에 나오던데 처음 사건이 이런 결과로 이어질지는 몰랐습니다

책 목차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와 2부가 처음에는 서로 별개도 느껴졌는데 놀랍게도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당히 레드스러운 표지에 시선이 집중됩니다

여러 책들과 함께한 사진에서도 느끼셨겠지만 서점 신간 매대에서 보면 제일 먼저 눈에 팍 들어올 것 같네요

책 내용과 연결되는 상징적인 코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출간과 동시에 2020 게이분도서점 문고 대상에 판매부수도 24만부나 나갔다고 하니 현지에서도 꽤나 화제가 되었던 책 맞네요

작가 인지도는 예외로 두고 책 내용만 놓고 보면 50만부이상 팔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작품이죠


이두온 작가 추천사가 수록되어 있던데 검색해보니 일본에도 책이 출간되어서 호평을 받았을 정도로 유명한 추리작가시더군요

여러 좋은 추천말을 해주셨는데 특히 엄청난 페이지 터너 표현 아주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한번 책 읽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죠

누군가한테 책이 뺏기지 않는 이상 정말 그럴것 같습니다

계속 궁금하게 만들죠 책 제목대로 그날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말입니다

인간이 갖는 내면적 다크함을 이렇게 반전재료로 사용하다니 작가분 천재 맞는 것 같습니다

일본 현지 서평 검색해보니 마지막 엔딩이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고 써 있던데 전 무조건 호쪽입니다


2명의 형사가 힘을 모아서 사건을 추리해가는데 한명이 셜록홈즈 레벨의 추리능력자입니다

1편 활약에 이어 2번째 시리즈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에서도 등장한다고 하네요

과연 2권에서는 인간의 어떤 어두운 면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호러 영화나 소설처럼 귀신이나 몬스터등이 1도 안 나오지만 온몸에 소름 돋을정도로 무서웠습니다

만사 제쳐두고 우선순위로 꼭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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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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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 하더라도 나오키상 수상작 타이틀만 달고 나오면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팔렸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런 저런 일본문학상들이 많아지고 특히 일본서점대상 관련 작품들이 실시간으로 번역되다보니 나오키상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찬밥신세가 된 것 같네요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소설 류는 2015년 나오키상 수상작입니다 지금이 2022년이니깐 7년만에 번역되어 나온 것이죠 만약 이 책이 서점대상 수상작 하다못해 1등이 아닌 2등이었어도 이렇게 늦은 소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죠

개인적으로 나오키상 좋아하는데 이런 아이러니함이 책 리뷰에 앞서 씁쓸합니다

물론 서점대상 책들을 펌허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서점대상에 비해 나오키상 인지도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많이 떨어진 것이 아쉬울 따름이죠



백만년만에 읽게 되는 나오키상 수상책입니다

그런데 첨에는 이 책이 미스터리 장르 소설인줄 알았습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제일 먼저 눈에 띄어서 말입니다

물론 책 받고나서 미스터리 관련 수상 타이틀 또는 서점대상은 이 책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게되긴 했었죠

그런 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는 것을 표시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책 자체는 미스터리 소설 읽는 것 못지 않게 엄청난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보여준 문학적 스케일은 확실히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충분히 들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메이저급 베스트셀러 작가분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3분의 작가분중에서 미야베 미유키 빼고 두분은 이미 예전에 나오키상을 받으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솔직히 일본 작가의 책이라는 느낌보다 대만작가의 책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일단 소설속 배경이 1970년와 80년대로 이어지는 대만이고 1950년대 중국 본토에서 있었던 국민당과 공산당 내전이 소설속 큰 배경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작가분도 9살에 일본으로 넘어오긴 했지만 오리지널 대만태생이십니다

그래서 첨에는 낮선 풍경에 다소 당황하실 수 있으나 걱정 안하셔도 되십니다

장르적으로는 청춘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총칭 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은근히 청춘 파트가 강렬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홍콩 영화를 보는 듯한 착시감이 느껴지기도 했죠


책 제목이 류인데 이건 아마도 우리들의 인생은 흘러간다는 것을 총칭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여하튼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었지만 매 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한마디로 끝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훌륭한 책이 이제서야 출간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류 읽고나니 이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커졌는데 2년뒤에 발표한 이 책도 기대가 엄청 되고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이 류 읽고나면 그 다음책으로 이 책을 많이 선택하실 것 같네요

작가의 말대로 그림자 즉 어둠을 담당한다고 나와있던데 얼마나 다크한 분위기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이 책도 빠른 시일에 읽고 재미와 감동이 어느 수준인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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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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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 좀 된 책이지만 읽다보면 너무 좋아서 역주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말 좋은 책을 종종 만나곤 하는데 다락원 출판사 소설 임프린트로 추측되는 황금시간에서 나온 가와세 나나오 작가의 이사부로 양복점 딱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2019년에 처음 출간되어 그해 2쇄까지 찍긴 했지만 책이 갖고 있는 감동과 재미를 생각해보면 요즘 잘 나가는 일본 베스트셀러소설들과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맘 같아서는 신나게 역주행해서 지금보다 10쇄정도 더 찍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제가 느꼈던 소설적 재미와 가치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작은 소도시에 있는 이사부로 양복점을 배경으로 82세 노인과 17세 고교생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도 재미와 감동 포인트이지만 주인공 즉 17세 고교생 엄마의 직업이 완전 더 쇼킹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되실 분의 재미를 위해 직접적으로 언급해드리기는 힘들지만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긴 하네요

솔직히 첨에는 엄마의 직업과 관련된 이상한 모자 협업 관계가 왠지 낮설게만 느껴졌지만 끝까지 읽다보니 이해를 뛰어넘어 묘한 감동까지 주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팀펑크에 심취한 여자친구까지 개성 강한 인물들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단순하게 청소년 성장소설로 분류하기에는 책이 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한마디로 재밌는 일본소설이었습니다

소설속 핵심 소품으로 코르셋이 자주 등장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역사적 얇은 지식으로는 여자들을 억압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 양복점을 배경으로 각자 고민 있는 사람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해서 고민타파 패턴이 반복되는 연작소설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건 아니더군요 하나의 주제를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게 달리는 장편소설이었습니다

내용상 속편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읽고 싶은 것은 제 욕심이겠죠



책 처음 받았을때는 일러스트 그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소설속 캐릭터들을 정말 잘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말 유쾌한 3인조였습니다

이 책이 우리한테 말하고 싶은 것은 한번뿐인 인생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라도 진심을 담아서 해라겠죠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도 솔직히 이 나이가 되도록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완벽하게는 못 찾은 것 같네요

대부분이 저랑 비슷하실 것이라 위안을 삼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용기 부족이 아닐까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사부로 양복점을 통해 충분히 자극받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책를 통해 많이 많이 자극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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