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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츠지 히토나리 작가분의 팬이라고 자칭하면서도 이제 겨우 4권 읽었습니다 심지어 이번에 읽은 한밤중의 아이는 냉정과 열정사이 이후로 정말 간만에 읽게된 그의 책이죠 다른때 같으면 냉정과 열정을 언제 읽어보았나 년도를 꼼꼼히 체크했을텐데 이번은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너무나도 긴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확인하면 제 자신이 너무 슬플것 같아서 말입니다
한밤중의 아이는 책 제목에 나와있듯이 어린 남자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6세부터 시작해서 대략 18세까지 보여주죠
평소에 스포일러 때문에 인터넷 서점에 있는 책 소개 잘 안보는데 이책은 추리소설이 아니어서 잠깐 봤고 끔찍한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없이 어두운 소설이겠구나 지례 짐작하고 읽었습니다
물론 아동 학대 관련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절망보다는 희망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소재를 갖고도 이런 분위기의 소설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좀 놀랬고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배경으로 후쿠오카 포장마차 거리로 한국관광객들에게 익숙한 나카스가 소설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나옵니다
후쿠오카의 경우 패키지 여행으로 아주 오래전에 갔었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문득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 비행기 티켓팅 할뻔 했습니다
소설속에 나왔던 장소들을 성지순례하듯이 들러보고 밤에는 나카스 포장마차 거리에서 모듬꼬치등 맛난 음식 먹으면 너무 좋겠죠
유흥업종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출생신고도 안되어 무국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과 그를 돕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책은 참 따뜻하고 훈훈합니다
부모 자격 1도 없는 무책임한 아이의 아빠와 엄마가 나올때는 분노스럽지만 그래도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이 세상이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안심이 됩니다
책의 도입부에 해당되는 프롤로그 2016년이지만 그뒤로는 2005년 과거로 돌아가서 주인공 소년이 6살때부터 차근차근 묘사해나갑니다
무거운 주제일수도 있지만 작가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여주었고 전체적으로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가슴 뭉클해지는 감정 포인트도 상당히 많아서 음식으로 따지면 정성 가득한 일본 가정식 집밥을 작가로부터 선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보여준 벅찬 감동의 여운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마음을 설레이게 하네요
진심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소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전 이 작가의 베스트셀러 냉정과 열정사이보다 한밤중의 아이가 더 좋았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2020년 공개를 목표로 2019년에 영화로도 제작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감독과 각본은 작가본인이 맡은 상태에서 말입니다
지금은 코로나 영향 때문에 영화 프로젝트는 잠정 연기된 상태이던데 검색해보니 2022년 이후 재개 예정이라고 하네요
영화 공식 사이트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는 것으로 보아서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주인공 아역배우들까지 캐스팅이 다 된 상태였죠
아역배우들 가운데 있는 장화신은 남자분이 바로 작가 츠지 히토나리십니다
소설 읽으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상상이 현실이 될뻔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