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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엄마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평점 :

매년 엄청나게 많은 일본소설들이 우리나라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는데 운좋게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들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반대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지만 로또 1등 당첨만큼이나 만나기 힘든 작가들도 당연히 있습니다아사다 지로 작가님도 만나기 힘든 작가분중에 한분입니다
거짐 2년만에 만나는 것 같은데 이번 책은 단편집이 아닌 장편소설이고 시대적 배경도 현대물이고 2022년에 나온 최신간입니다
최신 장편소설에 현대물이라니 이건 아사다 지로 작가님 팬 입장에서는 완벽한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의 마지막 엄마로 표기된 한국식 타이틀도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설속 핵심 키워드를 이루는 어머니와 고향 키워드가 둘다 들어간 일본판 오리지널 타이틀 어머니가 기다리는 고향이 더 마음에 와닿긴 하네요
이 작가분의 다른 책들에서도 어머니를 소재로 한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낮선 느낌은 아니었는데 확실히 독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매번 되풀이 되는 아사다 지로 작가식 감동 루틴이지만 그때마다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죠
이번 작품에서도 벅찬 감동속에서 어머니 더 나아가 고향이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반추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고향과 어머니가 갖는 상징성은 무엇일까요
이 책에서는 새로운 가족 형태가 나옵니다 아주 신박한 설정이라고 할까요
작가적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죠
세계최고의 글로벌 카드회사가 한정된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1박에 우리나라 돈으로 500만원 내면 가상의 고향을 1박2일동안 실제로 체험하게 해주는데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 3명의 주인공이 이 체험을 하면서 겪게 되는 내면의 아름다운 변화를 다룬 감동의 가족소설입니다
번역 할때 표준어와 별개로 사투리를 적절히 넣어서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선희님이 번역하셨는데 이 작가분의 책들중 안녕 내 소중한 사람,가스마초 이야기도 예전에 하셨죠
기계식 단순 감동만 있다면 지로님 스타일이 아니겠죠 적절한 유머감각으로 슬픔의 강약을 조절해주면서 책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86세의 어머니로 나온 극중 인물을 보면서 문득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일본 국민 엄마 배우 키키 키린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도 아사다 지로 작가님을 보유한 일본 문학계가 부러웠는데 이 책 읽고나니 더 부러워지네요
부러우면 지는 것이 맞긴 하지만 어쩔수 없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