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 좋은 시간
김재진 지음 / 고흐의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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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읽은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꽤 오래되었는데 물론 중간 중간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긴 했지만 오리지널 단행본 시집은 진심으로 오래만인 것 같습니다

발행처는 고흐의 별로 되어 있지만 수오서재에서 메일로 서평 부탁해주시고 책을 보내주었기 때문에 고흐의 별 자체가 수오서재에서 새롭게 런칭한 시 전문 문학브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에세이 분야 1등 출판사에서 시까지 문학 장르 확장중인 수오서재 언제나 응원합니다~

헤어지기 좋은 시간은 고흐의별에서 나온 첫번째 시집입니다


표지에 눈내리는는 설산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이 책의 저자이신 시인 김재진님이 그린 그림입니다

헤어지기 좋은 시간이라는 시집 제목에서 왠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떠오르는 것은 저 혼자만은 아니겠죠


시집은 읽어 본적이 거의 없어서 이분이 이쪽 장르에서는 어느정도 위치에 있고 인지도가 어느정도 일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저자 소개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분 트위터에 들어가 보시면 직접 그린 그림이나 직접 찍은 사진도 소소하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책속에 나오는 여러 시들이 다 좋았지만 전 맨 마지막에 나온 일생이라는 시가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네요

아무것도 없으면서 가득한 항아리를 아직 비우지 못했다고~ 이 시구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네요


쓸데없는 미사여구 없이 직설적인 단어와 표현력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시는 시 본연의 느낌보다 에세이 느낌에 더 가까웠습니다

정말 읽다보면 가슴 깊은곳에서 무언가 뭉클뭉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실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가 갖는 문학적 힘이겠죠


시집 서평은 오래만이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왠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긴 하지만 색다른 문학적 경험이 주는 즐거움은 상당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추천사처럼 그를 왜 언어의 화가라고 하는지 이 시집 한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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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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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혼불수상작인 지켜야 할 세계를 방금 다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대단한 한국소설을 만난 것 같은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혼맥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처럼 읽은 사람의 마음을 폭풍 감동시키는 소설은 당연히 영화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재작년 혼불수상작 소설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것 같은데 지켜야 할 세계는 꼭 영화화 되어서 많은 분들이 큰 감동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진심입니다~

읽는 내내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감독은 누가 맡고 어떤 배우들을 캐스팅 해야 최고의 영화가 될지도 이미 생각해 놓았습니다 물론 작품성보다 흥행성을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 영화 풍토상 이 소설이 영화화 될 확률은 제가 로또 2등 당첨될 확률만큼이나 매우 낮겠죠

그런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낸다면 아카데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에 한국소설 읽은 적이 별로 없고 그동안 추리 미스터리 장르만 집중적으로 읽어서 초반에는 발에 안 맞는 신사화를 신은 것처럼 어색하고 그랬지만 적응을 마치고 나니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혼불수상작 소설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전에 읽었던 11회 수상작 플라멩코 추는 남자와 비교하면 대중성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이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본 문학상으로 비교하면 전작은 대중성을 중요시하는 서점대상 느낌이었다면 이번 책은 문학적 성과에 중점을 둔아쿠타가와상에 가까웠습니다


저번에도 잠깐 언급해드렸듯이 표지에 있는 사진은 일본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입니다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책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분 공식 사이트에 있는 갤러리에 들어가 보니 우리에게도 꽤나 익숙한 일본소설가들 무라야마 유카,이사다 이라 작가들의 책 표지 사진을 찍으셨더군요

이렇게 책표지에 일본 포토그래퍼의 사진을 넣은 것은 다산북스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한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많이 유행할 것 같습니다


책소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작가분이 현직 선생님이십니다

그래서 소설속 리얼리티가 더 잘 묘사된 것 같네요


국어교사 정윤옥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할 세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지켜야 할지는 너무나도 감동 깊게 잘 그렸습니다

현재 알라딘에서 소설분야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데 정말 올해 읽은 한국소설 중 최고였습니다

이 책에서 받은 벅찬 감동의 여운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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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거리
야마시타 히로카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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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와에서 나온 일본소설들 꽤 많이 읽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않았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다 저한테는 소중했고 재미와 감동 역시 최고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나온 야마시타 히로카의 장편소설 욕지거리 어땠을까요 궁금하지 않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쿠타가와상 못 받고 후보작에 그친 것이 이상할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이 완벽했다 입니다

만약 아쿠타가와상이 아닌 나오키상 후보작이었다면 아마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욕지거리 제목 자체가 대중친화적이지 않고 작가도 생소하고 서점대상 후보작도 아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이어서 일반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조금은 불리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읽으신다면 감동이 충만한 좋은 독서 경험이 되실 것입니다


첨에는 욕지거리라는 단어 자체가 원서 타이틀이 아닌 한국에서 자체 생산한 타이틀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일본 원서도 동일하더군요

그리고 책 시작과 동시에 아쿠테에 즉 이소설의 원제에 대한 설명글이 자세히 나옵니다 악담,욕지거리라는 뜻의 야마나시 사투리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소설속 배경이 야마나시인가 싶을텐데 그건 아니구요 주인공이 어릴때 함께 살아온 친할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작품에는 아주 특별한 가족 형태가 나옵니다

마음씨 착한 호인 스타일의 엄마와 이제 막 20대가 된 딸 그리고 이혼한 남편의 친어머니 이렇게 3명이 한집에서 살고 있으며 아쿠테에는 주로 소설가를 꿈꾸는 19세의 딸과 자기만 생각하는 90세 고령의 밉상 할머니 사이에서 이루어지죠

늙은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인 할망구라는 단어가 쉴새없이 나옵니다 하나하나 세보지는 않았지만 백번이상 나온 것 같네요

사실 가족 구성원이 나오는 작품이라면 처음은 티격태격하다 구성원중 한명이 불치의 병이나 불의의 사로고 죽게 되면서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지고 다시 가족간의 정이 두터워지는 그런 휴머 가득한 스토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런 것 없습니다 즉 뻔한 해피엔딩은 찾아볼 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딩에서는 해피엔딩과는 전혀 다른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띠지에 써 있는 내가 쓰는 소설은 반드시 끝을 맞이하고 좋게든 나쁘게든 결말이 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는 소설속 엔딩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많은 것을 의미해주고 있죠

번역은 늘 그랬듯이 박우주님이 하셨습니다 달로와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일본소설의 번역을 담당하셨죠

그동안 달로와에서 나온 책들을 읽으면서 많이 접해서 그런지 익숙하고 편안한 번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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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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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은 엄청난 반전이 나오는 본격 스릴러 소설은 아니지만 그것과 별개로 아주 재밌게 읽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첨에는 그쪽 계열인줄 알고 책읽기를 시작했지만 읽다보니깐 미스터리 장치 없이도 작가 역량에 따라 충분히 재밌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자체를 맛깔스럽게 잘 썼고 등장인물간의 긴장감이 하이클래스 미스터리 장르물 못지 않게 팽팽하게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니콜 키드먼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된 것이겠죠


소설 읽고나서 드라마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웨이트.티빙등 국내 ott에는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더군요 huru 오리지널이니깐 아마 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트리밍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분의 다른 소설 빅 리틀 라이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웨이브에서 지금 현재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빅 리틀 라이즈는 1.2시즌으로 나누어져 있던데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은 8부작 1시즌으로 완결입니다

책 분량은 빅 리틀 라이즈가 30페이지정도 더 많긴 합니다

그런데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은 내용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아서 영화 한편으로도 충분히 제작 가능하죠


이 작품이 작가분의 대표작인지는 저도 이제 막 입덕을 시작해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책 페이지가 600페이지에 육박해서 벽돌책 그 잡채입니다 책베개 가능합니다

베고 누우면 두께감이 있어서 푹신푹신합니다


목차마다 등장인물들이 화자가 되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구성입니다

각자 본인 과거 이야기도 하면서 소설속 배경인 건강 휴양지 평온의 집에 같이 머물게 된 다른 타인의 모습을 관찰자가 되어서 열심히 묘사해주고 있죠

그래서 등장인물의 성격 및 스토리 파악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쉬웠습니다

마지막 엔딩도 무난하게 잘 마무리 되었는데 재미 이외에도 많은 메세지와 가르침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이번에 재출간되면서 표지가 예쁘게 바꿨습니다

드라마 속 이미지를 사용한 것 같네요


이 작가의 책들 대부분이 현재 마시멜로에서 독점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주력 작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녀의 최근작 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까지 다 정발해주었으니깐요

일본에서는 몇권 나왔나 검색해보니 딱 4권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최신작 사과~는 나오지도 않았죠

우리나라는 작가분이 출판사를 잘 만나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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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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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한번씩 잡지 데이가 있습니다 바로 월간 샘터를 만나는 날이죠 늘 그랬듯이 저번달 말일 그러니깐 추석연휴 시작전에 받아서 그동안 열심히 보고 읽었습니다

잡지의 대중적인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느꼈던 사실이지만 월간 샘터가 갖는 의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힘이 나서 언제나 늘 함께하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작년에는 첫 표지에 감성 느낌 가득한 사진 한컷이 들어갔다면 올해부터는 감각적인 일러스트 그림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잡지하고 다르게 샘터는 부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10월호 부제는 작별 그 후입니다



목차에도 나와있듯이 총 112페이지 분량이어서 금방 읽을 것 같지만 글 하나하나가 저마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읽는 편입니다

특히 작별 그 후 라는 부제가 그냥 가볍게 볼 의미는 아니어서 더 많은 생각속에서 읽었던 것 같네요

특집 에세이 유품정리사의 손길은 에세이의 느낌보다는 단편소설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작별 이야기에 평소보다 마음이 짠하네요

이별은 겪는 것이고 작별은 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떠오르는데 정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별만큼이나 작별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짠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기사도 가득하죠 특히 어느 청년 도배사와 관련된 글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요리 레시피 전달 위주의 본격 요리 코너는 아니지만 아빠가 차린 식탁은 맛 이상의 감동를 만나게 되실 것입니다

9월달에는 삼겹살 김밥이었다면 이번 10월호에는 닭죽과 닭곰탕이 소개되었습니다

10월이 주는 계절감과 잘 맞아떨어지는 글들이 많아서 가을이 평소보다 제 마음으로 일찍 들어온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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