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하는 너에게, 보이지 않는 내가
니노마에 아키라 지음, 박정아 옮김 / 모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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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못하는 너에게 보이지 않는 내가는 전격소설대상 30주년 기념 최초 한일 동시 출간작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출간된 일본 소설입니다

전격소설대상과 관련된 작품 다수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고 그중에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등 몇편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 상 자체가 일본 유명 문학상인 나오키상,서점대상 못지 않은 큰대우를 받는 것 같네요

작품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출판사에 대한 친밀감이 플러스 되어서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두었고 출판사에서 책 출간과 동시에 바로 보내주셔서 다른분보다 조금 일찍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보지 못하는 너에게 보이지 않는 내가라는 책제목부터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 읽다보면 이해 되실 것입니다

그것과 관련되어 더 설명해드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일단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현지에서도 2024년 4월25일에 나왔으니 정말 따끈따끈한 신작이 맞습니다


원제는 무모한 너에게 백지인 나로부 입니다 한국어 제목과 조금은 차이가 있어 보이네요

(무모의 무는 없을 무이고 모는 얼굴 모입니다 즉 얼굴 없는 너에게 백지인 나에게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국어판 표지 첨에 봤을때 일본 원서 그대로 갖고 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오리지널 버전이더군요

책을 읽으신 분이라면 한국어판 표지 그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모모에서 나온 책들을 보면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의 협업으로 탄생된 멋진 일러스트 표지가 유난히 많은데 이번도 아주 맘에 듭니다


책은 크게 두개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 파트별로 남여주인공이 번갈아가면 이야기 주체로 나오고 있습니다

복선과 반전 나옵니다 물론 미스터리 장르물처럼 그것에 몰빵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를 느끼실 수 있죠

그러고보면 로맨스 소설에 복선과 반전 나오는 것도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가 된 것 같네요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장르는 말그대로 남녀 고등학생이 나오는 청춘 로맨스 소설입니다

그림을 주제로 청춘이 갖는 고민,사랑들이 적절히 잘 묘사되어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성장소설의 성격도 있는 것 같네요

전격소설대상 작품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는지 이 책으로 충분히 경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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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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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스터리 작가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전 일단 정해연 작가를 제일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작가분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홍학의 자리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뒤로도 신간이 나올때마다 관심 있게 보는 한국 추리소설 작가분이 되었죠

위즈덤에서 나온 용의자들은 최신작으로써 책 나오기전부터 가제본 서평을 통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검색해보면 다수의 가제본 서평들을 확인 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전 출판사 제공으로 저번주 토요일날 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페이지는 290페이지여서 아주 적당한 분량이죠

전 앉은 자리에서 치킨순삭하듯이 독서순삭했습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멈추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말입니다


예전에 이 작가분의 책을 리뷰하면서 여자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극찬 한적 있는데 그만큼 쉽고 재밌게 읽히는 가독성에 있어서는 최고 수준입니다

한명의 여고생이 페건물에서 목이 졸려 사망하게 되고 그 사건과 관련된 5명의 용의자속에 숨겨진 진범 찾기가 이 작품의 주 내용입니다

용의자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범인 찾는 재미가 제법 있는 추리 구조입니다 특히 꼬리에 꼬리를 무는 꼬꼬무식 반전은 장르적 재미를 백배 이상 끌어올려주죠

그녀의 책중에서 가장 많은 반전을 경험하실 것입니다


각 목차별로 이야기 주체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을 갖고 여러 가지 해석 및 접근도 가능한 서사 구조입니다

과연 이중에 범인은 누구일까요? 김전일이나 코난처럼 엄청난 추리 배틀은 일어나지 않지만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습니다


정해연 작가하면 홍학의 자리를 빼놓을 수 없을텐데 그렇다면 이 작품이 홍학의 자리만큼 재밌냐고 물어본다면 전 무조건 그렇다고 할 것 같습니다

다만 홍학의 자리에서 보여준 마지막 서술트릭이 워낙 매운맛이었기 때문에 반전은 아직까지 홍학이 우위에 있죠

앞으로 이것을 뛰어넘는 반전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적 숙제가 아닐까 싶은데 다음 작품으로 바톤을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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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씨의 해빙기
슈테판 쿨만 지음, 양혜영 옮김 / 달로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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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빌딩 문학 브랜드 달로와에서 그동안 나왔던 책들을 보면 대부분이 일본소설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독일소설은 낮선 느낌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일본소설 대신 독일소설이 나온데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는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정말 유쾌하고 재밌는 독일소설이었습니다 올해 아니 작년 포함해서 요근래 읽었던 책중에서 제일 재밌고 유쾌했던 것 같네요

그동안 달로와에서 나왔던 일본 소설들과 비교하면 감동이라는 큰 줄기는 동일하였고 여기에 유머가 플러스된 것이 바로 윈터 씨의 해빙기인 것입니다

원제는 미스터 윈터입니다 즉 소설속 주인공 이름이죠

한국어판에 붙은 해빙기도 주제나 내용면에서 나름 의미가 있긴 합니다


원서하고 비교하면 한국어판 표지에 나온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나이 들어 보이긴 하네요

소설속에 그려진 이미지를 생각해볼때 원서쪽에 가까웠습니다


저자인 슈테판 쿨만은 이번 책이 첫 데뷔작이지만 이미 50편 넘게 시나리오 작업을 해서 그런지 초보작가의 느낌보다는 거의 프로 작가의 책에 가까웠습니다

독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감동 받고 웃는지를 오히려 기존 작가들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독일 현지 책 소개에 보면 오베라는 남자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라고 써 있던데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된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그만의 베스트셀러 오베라는 남자하고 비슷한 패턴이 있긴 하죠

인간관계에 고립적인 남자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인간 관계가 좋아지고 정서적으로 올바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들이 말입니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오베라는 남자 읽고 좋았던 독자분들은 이 책을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은퇴를 앞둔 세무 공무원인 윈터씨는 갑작스러운 와이프의 죽음으로 뷰티 컨설턴트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겪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회복되어가며 본인 스스로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갑니다

주인공 윈터씨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주인공 주변 사람들 이야기도 큰 재미를 주고 있죠

감동 4, 웃음 6의 황금비율로 재미 무조건 보장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웃음 포인트도 많아서 영화화 되어도 충분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책 읽는 내내 느꼈던 것 같네요

이로써 달로와에서 나온 소설과의 7번째 만남도 대성공입니다

제가 생각해볼때 오베 못지 않게 작품적 경쟁력은 충분히 있어 보이는데 많이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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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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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히가시네 게이고와 맞짱 뜰 수 있는 유일한 일본 미스터리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현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겠죠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작가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I의 비극이 나오자마자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책이 번역되어 나올때마다 전부 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닌데 이번책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나온지 시간이 좀 지난 현재도 일본소설 주간 베스트셀러 1~2등에 랭킹되어 있습니다

저번에도 언급드렸듯이 그동안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온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책 전체 판매량을 이 책 한권이 다 해버린 기분입니다

폭발적인 인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제가 곰곰히 생각해봤을때 흑뢰성 이후 오래만에 나온 현대를 배경으로한 신간소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는 흑뢰성보다 일년 일찍 나왔습니다


사회파 미스터리하고는 그동안 거리가 멀었던 작가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꽤나 큰 의미였습니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그를 사회파 미스터리 거장 계열에 올려놓을 수는 없겠지만 지방도시 소멸이라는 이슈를 갖고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부분은 칭찬받아 마땅하겠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일본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뛰어넘어 히로애락이 다 담겨져 있는 한편의 인간드라마 같기도 했습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 이슈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다루어지는 사회적 문제죠 본작품에서는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시에서 빈집을 수리 저렴하게 임대해서 입주민을 모집하는 소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되고 여러 가족들이 모여들게 되고 주인공이 소속된 공무원조직인 소생과의 도움을 받게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불의의 사고들로 인해 입주민들은 떠나게 됩니다 이 사고 내면에 감추어진 놀라운 비밀들이 차례차례 밝혀지는데~

반전이 있다는 것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텐데 아주 놀랍고 근사한 반전이 마지막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해줍니다

만족도 백프로입니다

예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명탐정의 창자, 명탐정의 제물이 자극적인 것이 가득찬 불량식품 같은 맛이었다면 I의 비극은 격조와 품격을 제대로 갖춘 오마카세 맛에 가까웠습니다


연작소설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모든것이 정리되는 스토리 구조죠

편안하고 부담없이 읽기에 좋으실 것입니다

또한 적당한 유머스러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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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 우리 곁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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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사에서 나온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요즘 인기가 급상승중인 책이던데 많이들 읽어보셨는지요 최근에 출판사에서 서평용 책 보내주셔서 저도 읽었보았죠

평소에 소설 특히 미스터리 소설만 읽다가 이런 종류의 책 읽으려고 하니 낮선 느낌이 강했지만 워낙 책을 재밌게 잘 쓰셔서 큰 어려움 없이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느낌의 재밌는 과학도서라면 하루에 한권씩 충분히 읽고도 남을 것 같네요

참고로 이 책은 알라딘에서 동물과 식물 관련 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가 있죠


과학도서라고 해야 할지 장르적으로 약간은 혼돈스럽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충분히 재밌습니다

동물도 아닌 식물이 이렇게 재밌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 첨 알게되었습니다


이쪽 분야 전문가인 지은이와 식물가게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옮긴이 조합도 너무나도 잘 어울렸죠

어떻게 이런 조합이 성사되었는지 신기하네요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책 제목만 봤을때는 식물 관련 내용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실텐데 실제로는 식물 이외에도 곤충 관련 내용도 꽤 됩니다

특히 제 3장 개미를 둘러싼 식물의 삶 부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대표작인 개미 시리즈 못지 않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과학 관련 도서는 지루하다는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런 것은 전혀 못 느꼈습니다

삽화 효과도 어느정도 작용되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다양한 예시 및 재밌는 표현 방식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식물들의 생존 전략들을 소개주었습니다

책이 갖는 난이도는 솔직히 초등학생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소화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개인적인 해석 나름이겠지만 교훈도 있습니다


재미로 읽기 시작하지만 재미 그 이상의 감동이 있는 과학도서였습니다

놀랍고 경이로운 식물의 세계와 비교하면 정말 우리 인간의 삶은 보잘 것 없구나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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