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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물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4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귀신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수귀, 물귀신이라잖아요.
익사 사고가 빈발하는 강이나 계곡에는 수귀가 있는 거라고, 매년 여름 휴가철에 나오는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니라서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물에 빠진 이를 구하려다가 같이 빠져버린, 물이 삼켜버린 안타까운 생명들... 물이 깊은 것도 아니고, 물살이 센 것도 아니었는데... 늘 그렇듯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네요.
《어두운 물》은 전건우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검은빛이 감도는 현천강을 배경으로 한 공포 호러 오컬트 소설이네요.
방송국으로 걸려온 이상한 전화가 끔찍한 사건의 시작이네요. 제보를 받고 직접 현장에 나가 촬영하고 인터뷰하는 방송국 사람들, <비밀과 거짓말> 제작진이 겪은 이야기라서, 각 장이 테이크 TAKE 로 나뉘어져 있어요. TAKE 1 촬영부터 TAKE 10 결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네요. 사실 제보 전화부터 소름이 오싹 돋았는데 가라앉을 틈이 없었네요.
ㅡ 네. 비밀과 거짓말 제작진입니다.
ㅡ 제보······ 해도 됩니까?
ㅡ 그럼요. 제보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어떤 걸 제보하시려고요?
ㅡ 수귀······
ㅡ 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ㅡ 수귀가 있습니다. 물귀신.
ㅡ 아! 물귀신이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물귀신, 그러니까 수귀를 목격하셨나요?
ㅡ 파주에 현천강이라고 있습니다. 거기 수귀가 삽니다.
ㅡ 파주, 현천강. 실례지만 이곳에 수귀가 산다는 증거 같은 게 있을까요?
ㅡ ······.
ㅡ 여보세요? 제보자님. 여보세요?
ㅡ ······ 강둑을 지나면 ······ 밤에 ······ 물에서 수귀가 나와 손짓을 한답니다. 같이 가자고.
ㅡ 아! 그러니까 그걸 직접 보셨다는 거죠?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ㅡ 넷이 들어갔는데······ 둘만 나왔습니다. 수귀가 끌고 가서······
ㅡ 익사 사고가 있었나 보군요. 경찰에 신고는 하셨습니까?
ㅡ 아무도 안 믿어 줘서······.
(···)
ㅡ 아무튼 선생님께서는 사고를 당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ㅡ 나야.
ㅡ 네?
ㅡ 물에서 못 나온······ 둘 중 한 명······ 나야. (30-32p)
도대체 현천강 부근 마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문제는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나선 방송국 제작팀이 현장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고,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서 제작진과 출연진들, 전문가로 온 교수, 무속인과 애동제자까지 꼼짝없이 대피하게 됐다는 거예요. 마치 가둬버린 것처럼 말이죠. 단체로 뭔가에 홀린 듯이, 그들은 끔찍한 밤을 보내게 되는데... 죽고, 다치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네요. 이들 중에서 막내 작가인 민시현은 남들에게 숨기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발동하면서 어두운 비밀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게 되네요. 물은 소리 없이 스미고, 흔적 없이 모든 걸 쓸어 버린다는 말이 딱 맞네요. 폭우와 어둠을 몰고 온 수귀의 깊은 원한은 무엇일까요. 검은 강이 아무리 깊다 해도, 사람 속보다 더 깊고 어두울까요. 마지막 장, 검은 바탕 위에 적혀 있는······ 끝까지 소름 돋게 만드는 이야기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