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위대한 통찰 - 지난 100년을 바꾼 살아 있는 경영 아이디어 30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지음, 도지영 옮김, 최한나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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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약칭 HBR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간하여 2022년 100주년을 맞은 세계 최고 권위의 경영 저널이라고 하네요. 영어판 이외에도 13개의 언어로 발행되며, 2022년 기준 35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동아일보가 번역과 편집을 맡아 미국과 동시에 격월간으로 발간하고 있는데, HBR 창간 100주년 기념으로 지난 100년을 바꾼 살아 있는 경영 아이디어 30을 담은 책이 바로 《HBR 위대한 통찰》이네요.

이 책은 HBR의 역사를 나열하는 연대기가 아니라 지난 세기 동안 최고이자 가장 오래 지속되는 아이디어가 담긴 기사들을 보여주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현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아이디어 30개의 기사를 다루고 있어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의 시대'를 첫 장에 소개하고, 감성지능 EQ는 유능한 리더의 필수 조건이라고 했던 대니얼 골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경영전략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마이클 포터의 '경쟁의 전략',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전략 관리 교수이자 프랑스 퐁텐블로 소재 인시아드 블루오션 전략연구소 공동소장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이 공동작업한 '블루오션 전략',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조지프 바우어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혁신의 딜레마'라는 파괴적 기술의 함정, 경영 및 기업관리 사상가 겸 기업가인 존 코터의 '변화 관리',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프레더릭 허즈버그의 '동기부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마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직장 내 정치설득협상 전문가 캐슬린 리어든의 '여성 관리자의 고충',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교수 로버트 리빙스턴의 '직장 내 인종차별을 해소하는 5단계',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설득의 대불로 불리는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등등 수많은 혁신가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를 살펴보면 경영 사상의 역사 속에서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경영의 핵심 개념, 경영 혁신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자기를 경영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자명하다. 하지만 자기경영을 위해 개인, 특히 지식근로자는 새롭고 전례 없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실제로 자기를 경영하려면 모든 지식근로자가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지식받은 대로 일하는 육체노동자가 자기를 경영해야 하는 지식근로자로 변환하면서 사회 구조는 크나큰 도전을 맞았다. 지식근로자는 조직보다 오래 살아남으며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경영의 필요성이 인간사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44p)라고 피터 드러커의 통찰은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시대, 우주 산업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본질이네요. HBR은 비즈니스 리더만이 아니라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필요한 아이디어와 전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지침서이며, 제목 그대로 '위대한 통찰'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네요. 100년이 넘는 HBR의 위상과 그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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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시대 - 인류 문명을 바꿀 양자컴퓨터의 미래와 현재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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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에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네요.

미래전략 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터의 토대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인데, 정작 그 양자컴퓨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더라고요.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계산을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로 계산할 수 있어서 수천 년 걸릴 일을 몇 분만에 뚝딱 해낼 수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 AI 기술까지 결합한다면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퀀텀의 시대》는 양자컴퓨터 과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물리학자 이순칠 교수의 책이에요.

전작인 《퀀텀의 세계》에서 양자컴퓨터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면, 이번 책에서는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첫 장에는 "퀀텀 점프 Quantum Jump : 원자가 에너지 준위를 순간적으로 뛰어넘는 현상. 물리학적 용어를 넘어, '비약적 도약'을 뜻한다." (5p)라고 적혀 있어요. 저자는 우리 인류 문명이 양자물리에 의해 첫 번째 퀀텀 점프를 했고, 이제 두 번째 퀀텀 점프를 목격할 시점에 와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물리학계에서 현대 물리라고 하면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 그리고 이 이론들의 적용으로 새롭게 탄생한 물리들을 의미하고, 시기적으로는 1900년 이후를 가리키는데, 양자물리가 처음 등장하여 완전히 정립되기까지는 약 30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양자물리는 완전히 새로운 물리 법칙이며, 이 법칙으로 원자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물리 연구에 신세계가 열렸는데 이 시점이 첫 번째 퀀텀 점프인 거예요. 처음 양자기술이 나왔을 때 대표적인 기술들은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그리고 순간이동이니 공상과학으로 느껴질 정도로 우리 상식 밖의 실험들이 물리학만 변화시킨 게 아니라 세상을 바꿔놓고 있어요. 가장 흥미로운 순간이동기술은 그 자체만으로 실용성이 없고, 그 대신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에서 활발히 응용되면서 현재 양자기술은 크게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그리고 양자센서, 이렇게 세 분야로 나뉜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양자물리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과거의 퀀텀 점프를 거쳐 양자기술 개발의 현황을 소개하면서 두 번째 퀀텀 점프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양자기술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뒤처진 분야는 양자컴퓨터인데, 최근 우리 정부가 엔비디아와 주요 대기업들과 함께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하니, 양자컴퓨터 연구개발 속도도 가속화되리란 기대가 되네요. AI 산업혁명과 더불어 퀀텀 점프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양자물리, 양자컴퓨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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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물리학 - 일상과 세상을 다시 이해하는 힘
다구치 요시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정광훈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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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학창 시절에 물리를 공부하다 좌절했다가 이제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물리책!

《쓸모 있는 물리학》은 물리학과 교수 다구치 요시히로의 책이에요.

저자는 물리 공부에서 매우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어요. 우리는 왜 물리학을 공부해야 할까요. 물리학은 자연 현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여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데, 물리 개념이 도출된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그냥 외우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일반적인 물리 교과서는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는 법칙이나 공식을 제시하고 '믿는 자는 구원받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이에 의문을 제기하면 '실험으로 직접 확인해 보라'며 일축한다. 하지만 실험으로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어느 유명한 TV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물리학자가 '모든 현상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라는 대사를 많이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물리학자는 법칙이나 공식으로 세상을 풀어내려 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4p)

이 책은 '물리학의 쓸모'를 알려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물리 개념을 당연한 법칙처럼 제시하지 않고,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여 과학적 원리를 추론해가다 보면 공식이나 법칙으로 귀결되는 방식이에요. 모두를 위한 물리 공부답게 고등학교 물리 교과과정 내용을 기반으로, 역학, 전자기학, 열역학, 파동, 원자와 분자 순으로 물리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네요. 읽다 보니 기본적인 개념 정의부터 다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물리학을 어렵다고 느낀 이유를 생각해보니 바로 그 기초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애매하게 아는 건 아예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걸 안다고 착각하거나 우기면 진도를 나갈 수 없는 거죠. 고등학교 물리학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질량'이란 무엇인가를 제일 처음 다루고 있어요. 일상생활에서는 '무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물리학에서는 왜 '질량'이라는 개념을 쓰는 걸까요. 그 이유는 같은 물체라도 수평면 위에서 움직일 때와 들어 올릴 때의 무게가 다르다는 점, 즉 상황에 따라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필요한 힘을 무게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 중량이고, 중량은 장소에 따라 쉽게 변하므로 보편적인 물리 현상을 설명하는 물리량으로 부적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질량'이라는 개념인 거예요. 질량의 정의에는 가속도가 필요한데, 가속도는 시간에 따른 속도의 변화율이며, 마찰을 무시할 수 있는 환경에서 물체를 같은 힘으로 계속 당겨 가속도를 측정하면 '가속도는 가하는 힘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같은 힘을 가할 때 움직이기 힘든 물체는 가속도에 비해 질량이 크다는 것이고, 모든 물체가 질량과 상관없이 같은 가속도로 떨어지는 중력이 등장하여 관성의 법칙으로 이어지네요. 물리학에서는 크기는 없지만 질량이 있는 존재를 '질점'이라고 부르는데 질점의 운동 궤적은 힘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며, 하나는 직직하려는 관성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바꾸려는 중력이에요. 본래 지면을 향해 떨어져야 할 질점이 지구의 둥근 형태로 인해 오히려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게 되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 인공위성인 거예요. 물리 개념을 알고 세상을 바라보면 수많은 요소가 정교하게 맞물려서 우주가 탄생하고 우리가 존재했다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네요. 결국 우리가 물리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일상과 세상을 이해하는 힘이니까,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신기한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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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고요 -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
보 헌터 지음, 캐스린 헌터 그림,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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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책이네요.

그래서 '낯선'이라는 수식어보다, 제게는 '잠시 잊고 있던'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모든 감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자연, 그 경이로운 자연에게 이끌리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다만 그 감동과 유대감을 잊고 있었을 뿐이에요.

《낯선 고요》는 보 헌터가 쓰고 캐스린 헌터가 그린 책으로 자연의 지혜와 경이로움을 담은 그림 에세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일러스트 작가인 캐스린 헌터와 남동생 보 헌터가 협업하여 일상 속 자연과 마음챙김에 관한 이야기를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해냈다는 점에서 특별하네요. 우리를 자연 속으로 이끄는 초대장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삶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들 가운데 놓치거나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면... 아마도 이 책속에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그랬거든요. 작은 곤충들과 햇살로 만든 생명의 에너지를 내뿜는 식물과 동물들, 숲속의 나무 이야기 그리고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자연이 점점 더 깊숙이 마음으로 스며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네요.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위대한 자연과 호기심으로 일렁이게 만드는 하늘 너머 우주까지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였네요. 아주 오랜 세월을 견디며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기운을, 이제는 우리가 알아차려야 한다고, 감각을 깨워 살아있음의 기쁨을 선명하게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진짜 마음은 우리를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네요. 우리의 마음과 자연이 만나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온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자연의 일부가 되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거예요. 여기에서 다루는 자연의 모든 지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연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알려주고 있어요. 헌터 남매를 통해 자연이라는 마음챙김의 문이 열렸으니, 그 안에서 소중한 것들을 맘껏 누리면 되네요.


"캐서린과 저는 앨라배마주 디케이터의 테네시 강변 마을에서 함께 자랐습니다. 북애라배마의 숲과 물길을 함께 탐험하던 남매 시절의 특별한 모험심을 우리는 지금도 나누고 있어요. 대학 1학년을 마친 그해 여름은 자연과 저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5월 말, 여전히 눈 덮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마법 같은 풍경과 깊이 연결된 느낌을 받았어요. 그곳에 간 지 겨우 일주일 만에 제가 캐스린에게 엽서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 2년 뒤, 캐스린도 제 뒤를 따랐습니다. 옐로스톤에서 보낸 첫 여름, 그녀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죠. ··· 캐스린과 저는 평생에 걸쳐 서로 배우며 우리만의 세계관을 다져왔습니다. 이번 책도 우리가 늘 곁에 두고도 잊고 지내던 경이의 순간들을 함께 발견해 가는 여정이었죠.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마음챙김으로 이끌어주는 문입니다. 책에 담긴 아름다운 그림과 빛나는 이야기를 감상했다면, 주저 말고 밖으로 나가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경이로운 세상과 마주하세요." - 보 헌터 Bo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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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과 금붕어
나가이 미미 지음, 이정민 옮김 / 활자공업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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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첫 문장부터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네요. 앞뒤 맥락이 맞지 않는 듯해서 갸우뚱했거든요.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차차 읽다보니 알겠더라고요. 아하, 실제로 만났다면 이런 첫 인상과 느낌이겠구나. 첫 장을 펼치지마자, 일단 읽기 시작한 독자 입장에서는 꼼짝없이 그녀에게 붙잡힌 신세랄까요. 그녀의 이름은 야스다 가케이, 만약 이 책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인생 이야기에 이토록 몰입하지 못했을 거예요. 이상한 할머니의 넋두리인 줄 알았는데 가슴 아픈 인생 이야기였네요. 《재봉틀과 금붕어》는 나가이 미미 작가님의 첫 소설이자 제45회 스바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1965년생인 저자는 평일에는 케어매니저로 일하고 주말에 시간을 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하네요. 마치 소설 속 밋짱처럼 치매 걸린 가케이 할머니와 같은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직접 해봤던 거예요. 어쩐지 가케이 할머니뿐 아니라 주간보호센터에서 만나는 노인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리얼하더라니... 에휴, 무엇보다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에서 울컥해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했네요. 가케이 할머니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속상했고, 그때를 떠올리며 행복했었다고 고백할 때는 왠지 슬펐네요. 별일 없이 계속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맞게 될 노인의 삶, 이건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네요.



야스다 씨, 야스다 가케이 씨.

예.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이 꿈쩍도 안 해서, 아아, 안되네, 하고 뒤늦게 깨달았다.

마음만은 일어설 수 있었던 시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 예전 생각을 하고 움직이면 실패한다. 이런 식으로.

아휴, 한심하긴.

... 하이고. 부끄러워라. 솔직히 기저귀를 차고 안짱다리로

다른 사람의 손이 이끄는 대로 어기적어기적 아기처럼

걸을 때까지 오래 살 줄은 몰랐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아예

걷지도 못하고 기어가게 되는 걸까. (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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