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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눈 - 마음을 씻고 세상을 꿰뚫는 경전
이선경 지음 / 불광출판사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주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점, 각자 다르겠지마 그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세상이 왜 이러나, 흔들리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삶의 무게를 느낄 때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내면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주역의 눈》은 친절한 주역 안내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제17대 한국주역학회 회장이며, 한국의 역학인 '정역' 연구의 일인자 학산 이정호, 행촌 이동준을 이어 3대째 동양철학을 연구하고 있는 이선경 박사예요. 조선 후기 역학 사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우리의 사상과 문화, 삶의 곳곳에 주역의 사유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체계화된 논리로 정립했고, 이 책에서는 학술서가 아닌 대중을 위한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어요.
우선 역(易)이라는 글자는 '바꿀 역', 뜻 자체가 '변화'예요. 변화를 뜻하는 책 『역』은 사람의 길을 인도하는 '마음 씻는 경전' 세심경으로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주역과 사주를 혼동하는 거예요. 사주를 다루는 명리학은 실상 주역과 별 관계가 없는 것이, 주역을 통째로 외운다고 해서 사주를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반대로 주역을 한 줄 몰라도 사주를 보는 데 지장이 없다는 거예요. 본디 주역이 만들어진 연유는 성인이 말세에 세상을 근심해서라고 주역에 쓰여 있다고 해요. 궁극적으로 사람이 자연의 이치를 알고 제 본성을 깨우쳐 성명의 이치에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 길을 안내하는 것이 주역의 목적인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마음을 씻고 세상을 꿰뚫는 경전'이며, 크게 네 글자( 원元 , 형亨 , 리利 , 정貞 )로 나누어 주역에 담긴 정신과 사상을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네요. 『주역』 「설괘전」에는 점이 만들어진 목적은 "자신의 본성과 천명을 따라 사는 법"(159)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나란 존재는 고립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타자 속에서 발견하는 자아이며, 뭇 생명들과 연대 속에 존재한다는 의미로 설명해주네요. 주역에 나온 수많은 문장 중에서 와닿는 것은 이것이에요. "천명을 알아 흔연히 따르기에 근심하지 않는다. 내 삶의 상황을 편안히 받아들여 인(仁)을 돈독하게 행하니, 그래서 참으로 잘 사랑할 수 있다." (160p) 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네요. 혼란한 세상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책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