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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콘서트 - 복잡한 세상을 지배하는 경영학의 힘
장영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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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을 배워본 적 없는 일반인에게 경영학은 CEO를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일상 속에 경제와 더불어 경영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유용한 학문인지를 말이다.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서 어렵게 느껴지던 경영학을 좀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한다. 그래서 책 제목도 '경영학 콘서트'다.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은 역시 지식이다. 아는 만큼 세상을 야무지게 잘 사는 것 같다. 경영학 박사님이 연구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업의 경영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을 들려주니 이보다 더 좋은 경영학 수업은 없을 것 같다. 그 동안 몰랐던 경제 원리 속 경영의 힘을 알 수 있다.

비행기를 타면서도 그냥 항공요금이 비싸다고만 생각했지 어떻게 가격이 결정되는지는 잘 몰랐다. 여기서 수익경영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소비자 가치와 시장환경을 고려하여 시장 중심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수익경영이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에 따라서 가격은 변동될 수 있고, 이러한 가격 차별화는 놀라운 수익으로 연결된다.

항공요금 이외에도 아마존의 책값, 강사의 강연료, 관광호텔까지 가격 차별화 속에는 첨단 수학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이 숨어 있다. 막연한 경영으로는 수익을 올릴 수 없다. 경영은 과학이며 현실적 도구다.  무모한 리더십, 투자 이론, 고객 서비스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올바른 경영 능력이 필수라 할 수 있다.

요즘 웬만한 사업장에 적립카드 없는 곳이 없다. 고객이 구매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하여 되돌려주는 적립카드는 단골 고객,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세일즈 기술이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고객 정보의 분석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과학적 마케팅 운영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업은 이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카지노와 보험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 둘의 공통점은 불확실성의 원리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불확실하다는 사실조차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분석하면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며, 결국 안정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 경영이란 한정된 자원으로 조직이 원하는 최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사결정이자 과학적인 행동 과정이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문제를 정형화하여 수학 공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선형계획법의 등장은 경영이 과학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리더가 수학이나 컴퓨터 관련 전공일 필요는 없다. 대신 리더로서 수학적 통찰력과 과학적인 의사결정 이해력은 필수 조건이다. 마찬가지로 일반인이 경영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경영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경영의 원리를 알기 쉽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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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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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에 어떤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단순히 책을 읽는 수준의 독자로서 궁금하다.

책읽기에 있어서 '창조적' 의미는 무엇일까?    독자에게 책읽기가 창조적일 수 있다니 신기하다.

도대체 마쓰오카 세이고는 어떤 사람일까?    일본에서 '독서의 神'으로 불린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책 제목만 봐도 수많은 물음표들이 가득해진다.

책읽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안 보고는 못 배길 것이다.

 

우선 그의 이력을 보니 출판사를 거쳐 편집공학 연구소를 설립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에 매일 밤 한 권씩 독서 감상문을 올리는 <센야센사쓰> 프로젝트는 감탄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하니 그의 인생 프로젝트라 해도 무방할 듯 싶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매일 글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업무가 아닌 일상으로 바꿔놓았으니 마쓰오카 세이고는 진정한 독서 고수다.

이 책은 마쓰오카 세이고에게 책읽기에 관한 궁금한 내용을 묻고 그의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차근차근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이고식 독서 비법을 배울 수 있다. 그에게 책이란 살아 숨쉬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이다. 독서는 패션이라고 말할 만큼 일상의 옷을 입고 벗듯이 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책은 반드시 두 번 읽는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생각과 느낌을 주기 때문이란다. 공감하면서도 감히 실천하기는 힘든 독서법이다. 마치 꼭꼭 씹어 밥을 먹는 느낌이다.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작업이란 점에서 배울만 하다. 그래서 그는 독서를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상호 소통으로 표현한다. 차곡차곡 쌓인 세이고식 독서 내공은 만리장성 같다. 웅장한 만리장성 앞에 한없이 주눅들지만 결국 만리장성도 작은 벽돌 한 개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금세 힘이 솟는다.

바로 이 책을 읽는 이유도 마쓰오카 세이고의 독서 비법을 내 식대로 흡수하기 위함이다.

 "독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다."   - 책이 작가의 편지라면, 독서 감상문은 독자가 보내는 답장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움으로 서로에게 편지를 쓰듯 한 권의 책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맺는 것이다.

 "독서는 협업이다."  - 누군가의 글을 통해 공감하고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은 결코 일방적인 소통일 수 없다.

 "책은 이미 텍스트가 들어있는 노트이다."  -  어린 시절부터 깨끗하게 책을 봐야 한다고 배웠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책은 손도 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읽혀지지 않는 책은 이미 책이 아니다. 책의 가치를 인정해주려면 고이 책장에 모셔놓기 보다는 손때가 묻더라도 자꾸 읽어줘야 한다. 책을 노트라고 생각하면서 내 마음대로  표시하며 읽는 법은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왜 다독술이 답일까?  "책은 책으로 연결된다."  - 수많은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결정적인 책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을 저자는 '열쇠 책' 즉 '키 북'이라고 부른다. 이 키 북을 기본으로 해서 계속 읽어 나가는 것이 다독술의 핵심이다. 그는 자신의 독서법을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의 것만을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가리지 말고 방법론적으로 빠지지 말고 순수하게 책읽기 자체를 즐기라고 권한다. 분명 그만의 독서 비법은 배울 점이 많지만 굳이 그걸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에게 납치당하는 스릴을 즐겨라." - 책읽기는 일상적인 행위지만 너무 평범하면 그 즐거움을 잃을 수도 있다. <센야센사쓰>처럼 자기만의 규칙을 정해서 긴장감을 가져도 좋고, 편집 공학적 독서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그 정도의 스릴을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소소한 즐거움에 만족한다. 

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인생의 네비게이션이다. 

낯설고 험한 길을 가더라도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된다. 중요한 건 네비게이션도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엉뚱한 길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이고식 독서 비법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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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 미드에서 과학을 보다 하리하라 사이언스 시리즈 3
이은희 지음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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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에 한 번 빠지면 밤 새는 줄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바로 내 얘기다.

우연히 보게 된 <프리즌 브레이크>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감옥을 소재로 했다는 점도 특이한데다 주인공 스콜필드란 이제껏 본 적 없는 매력을 지녔다.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형을 구하겠다고 동생까지 감옥에 간다는 것은 너무나 무모하고 황당한 일이다. 그러나 스콜필드의 치밀한 탈옥 계획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온 몸에 탈옥을 위한 설계도를 문신한 것이다. 문신이란 것이 거의 영구적이라서 레이저로 제거한다고 해도 흉터가 남는다.  개인 취향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형을 구하고자 문신을 했다는 점,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선한 성격을 지녔다는 점이 주인공에게 빠져드는 요인이었던 것 같다.

이렇듯 미드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와 주인공의 매력에 푹 빠진다. 이러한 미드를 재미있게 보면서도 각자 상황이나 직업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이른바 직업병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는 흥미진진한 장면을 보면서 '저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는 분석을 하게 된다고 한다. 만약 같이 보는 사람이 사사건건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인다면 조금 괴로울 것 같다. 그냥 드라마 자체를 즐기면 되지 뭘 자꾸 분석하며 분위기를 깰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과학 수업시간에 미드를 소재로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특히 미드 중 CSI 과학수사대를 보면 수많은 과학 지식을 응용하며 배우는 기회가 된다. 단순히 지문 감식 수준을 넘어서 작은 단서들이 연결 고리를 통해 범인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지능적인 범죄자와 그를 쫓는 형사들 간의 두뇌 싸움을 보는 시청자들은 저절로 과학과 친밀해진다. 평소 미드를 보면서 과학적 호기심을 가진 저자 덕분에 즐거운 과학 수업을 받는 느낌이다.

<CSI 라스베이거스>, <NCIS>, <성범죄 수사대 : SVU>, <프리즌 브레이크>, <하우스>, <메디컬 인베스티게이션>, <그레이 아나토미>, <덱스터>, <나는 여검사다>, <본즈>, <닙턱>, <고스트 위스퍼러>, <크리미널 마인드>....미드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그 속에 등장하는 과학, 의학 지식을 설명해준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안락사에 관한 내용이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사람들의 경우는 그들 자신의 의견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윤리적 문제를 지닌다. 생명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부분은 감히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한 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워낙 즐겨 보는 미드를 과학이라는 새로운 잣대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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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 파수꾼 요리왕 콩쥐 빽! To The Classic 7
정완상 지음, 이진선 그림 / 함께읽는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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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전 속 인물이 과학동화를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과학 시리즈 <빽! To The Classic> 일곱번 째 주인공은 바로 콩쥐다. 착하기만 해서 조금은 밋밋했던 콩쥐가 아이큐 180이 넘어 멘사에 등록될만큼 똑똑하고 미각이 뛰어나 대장금 버금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만화답게 착하고 예쁘고 똑똑한 콩쥐와 못되고 못생긴 데다 어리숙한 팥쥐가 대조를 이루며 재미있게 묘사된다.

요리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콩쥐는 단순히 음식 맛뿐이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며 더 나아가 지구 환경까지 걱정한다. 왜 음식을 남기면 안 되는지, 음식쓰레기가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어떻게 폐식용유를 이용하여 비누를 만드는지 등등...... 음식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이 책을 본 우리 딸의 첫 소감은 "재미있다."였다. 개성 넘치는 등장 인물과 멋진 콩쥐의 활약을 보면서 나름 느끼는 바가 컸던 모양이다. 식사 시간에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둥,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둥 소감이 다양하다.  원래 요리사가 꿈인 딸에게는 콩쥐만한 롤모델이 없을 것 같다. 점점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정말 음식환경사라는 직업은 꼭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든다.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음식을 만들면서 지구 환경까지 지키는 음식환경사 시험에 만점으로 합격한 콩쥐는 당당히 실력으로 성공한다.

세상이 바뀌었듯이 고전 속 주인공의 변신도 무죄인 듯 싶다. 음식환경사에서 '초대 세계 환경 장관'으로 거듭난 콩쥐를 보면서 많은 아이들이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 덕분에 우리 딸도 변했다. 아직 호기심 수준이지만 실생활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태도를 갖게 된 것 같다.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환경 호르몬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음식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아황산염과 같은 표백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배울 수 있다. 음식쓰레기를 줄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스폰지 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이 주는 효과는 엄청나다.  엄마의 잔소리보다 한 권의 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실감한다.

만화처럼 재미있고 우스운 그림들이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어준다. 길다면 길수도 있는 내용을  단숨에 읽게 되는 것도 바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우리 딸은 벌써 두 세 번 읽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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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2010-03-2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음 두 가지 수학진리를 대한수학회의 부당업무 관련 죄인, combacsa(그네고치기), melotopia(snowall), Pomp On Math & Puzzle(박부성) 등은 권위만을 앞세워 부인하는 잘못을 범하였던 것이다.
첫째, 다음 세 가지 공식들은 모든 피타고라스 수를 구할 수 있다.
X=(2AB)^(1/2)+A, Y=(2AB)^(1/2)+B, Z=(2AB)^(1/2)+A+B.
상기 공식은 c^2=A=Z-Y, 2d^2=B=Z-X 일 때 X=2cd+c^2, Y=2cd+2d^2, Z=2cd+c^2+2d^2 같이 된다.
위 공식은 c+d=r 일 때 X=r^2-d^2, Y=2rd, Z=r^2+d^2 같은 기존 공식이 된다.
둘째, [2^{(n-1)/n}+……+2^(2/n)+2^(1/n)](자연수)^{(n-2)/n} 과 (자연수)/(무리수) 는 항상 무리수가 된다.
최미나 010-7919-8020.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쪽빛문고 12
나시키 가호 지음, 데쿠네 이쿠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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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키우면서 거리감을 느낀다. 점점 제 나름의 생각이 커지면서 부모의 마음과 엇갈리기 시작한다. 내심 섭섭하다. 분명 내 자식이지만 내 소유가 아님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  어쩌면 변한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로서의 내 자신이 아닌가 싶다.

품 안의 자식일 적에는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읽을 줄 알았는데 아이가 말하기 시작하면서는 그 말만 듣게 된 것 같다.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줄어든 탓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말 자체를 가지고 판단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은 아이들 동화다.

주인공 싱야는 페인트공이다.  손님이 주문한 색을 칠해주지만 매번 손님의 불평을 들을 때는 펑펑 울고 싶어진다. 힘들고 지친 싱야에게 감독은 이런 충고를 해준다.

"이봐, 가령 딱 잘라 회청색이라 했더라도 회청색이라고 할 수 있는 색은 수도 없이 많아. 손님이 정말 좋아하는 색을 느낌으로 알아야 하는 거야. 느낌이 오면 그 색을 페인트로 나타내는 거고."

말이란 너무도 불완전한 표현 방식이다. 회청색을 원하는 손님의 마음을 읽지 않고서는 절대로 손님 마음에 드는 회청색을 칠할 수 없으니 말이다. 중요한 건 회청색이 아니라 그 색을 원하는 손님의 마음이니까.

싱야의 아버지도 페인트공이었다. 어머니와 결혼한 아버지는 프랑스로 갈 기회가 생겼는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위해서 싱야를 임신한 것도 숨긴 채 순순히 허락했던 것이다. 프랑스에 간 아버지는 페인트공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모양인데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그 곳에서 돌아가셨다. 싱야는 아버지 무덤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에 프랑스로 가게 됐다. 그러면서 우연히 찾게 된 아버지의 닳아빠진 붓을 통해서 손님들의 마음을 읽게 됐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을 보면서 문득 아이들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아이들에게 느낀 거리감은 다름아닌 내 탓이었다. 마음을 읽지 못하고 부모로서의 욕심만이 앞선 탓이었다. 아이가 원하는 바로 그 색을 칠해주는 것이 부모의 몫인데 자꾸 다른 색을 칠했으니 불평만 쌓인 것이다. 여덟 번이나 다시 칠했는데도 불평하는 손님 앞에서 울고 싶어진 싱야처럼 속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원인을 찾은 셈이다.

그림과 내용이 따뜻하면서 잔잔하다. 속상했던 마음을 위로 받는 느낌이다. 싱야는 결국 아버지처럼 불세출의 페인트공이 되었다는 행복한 결말이 특히 마음에 든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아버지의 마음이지만 닳아빠진 붓을 통해 그 마음을 읽어낸 싱야처럼 우리의 마음은 놀랍기만 하다. 언제든 활짝 열기만 하면 마음은 통하는 법이다.

이제는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 불세출의 페인트공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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