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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품격을 더하는 만년필 한 줄 필사
임예진 지음 / 북스고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만년필이 하나 생긴 뒤로 자꾸 뭔가를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엇을 써야 하나, 그러다가 필사의 매력에 빠져 버렸네요. 특히 만년필로 쓰는 즐거움이랄까요.
《하루의 품격을 더하는 만년필 한 줄 필사》는 만년필로 시작하는 특별한 필사책이네요. 저자는 '손끝느낌' 대표이자 캘리그라퍼 임예진 작가님이에요. 손끝으로 써 내려간 따뜻한 글을 사람들과 나누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 행복한 캘리그라퍼라는 소개글을 읽으면서 역시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네요. 꼭 직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잖아요. 올해는 만년필 필사가 저의 소소한 즐거움이자 힘이 된 것 같아요. 이 책은 처음 필사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만년필 필사' 입문서로 제격인 것 같고, 이미 필사를 해본 적 있는 사람들이라면 만년필의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필사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는지, 필기 도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무엇보다도 만년필에 관한 상식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네요. 저자가 여러 가지 필기구 가운데 만년필을 꼽은 이유는, 이건 직접 써봐야 스스로 느낄 수 있어요. 종이 위에서 사각사각, 그 소리와 마찰이 느껴지는 촉감이 재미있어요. 어떤 만년필을 고를까, 워낙 금액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입문용 만년필부터 사서 써 보고 그 뒤에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과 잉크방식, 펜촉 등을 고르는 것이 좋아요. 만년필로 써 본 사람은, 아마도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할 거예요. 종류가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만년필과 잉크 색상을 고르는 즐거움이 있거든요. 그러니 시작은 부담 없는 가격의 만년필로 쓰면서 차차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만년필 필사의 장점은 아날로그의 매력을 모두 지녔다고 생각해요. 손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는 요즘 세상에서 좋은 문장을 직접 노트에 쓴다는 건 색다른 경험이고, 만년필에 입문하면 새로운 취미의 세계가 열린다는 점에서 즐거워지네요.
이 책은 만년필 필사를 위한 설명이 잘 나와 있고, 101가지 인생 명언을 직접 필사를 할 수 있는 빈 노트 형식과 작가님이 직접 쓴 필사본에 대한 정보들(만년필 종류, 잉크색, 노트 종류), 그리고 명언 아래에는 작가님의 한마디가 첨부되어서 일대일 수업을 받는 느낌이네요. 첫 번째 문장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자신의 꿈을 향해 자신있게 나아가라. 당신이 상상한 삶을 살아라." (44p)인데, 멋진 인생 문구라서 힘이 솟네요. 작가님은 이 문장을 파버카스텔 그립 2010 EF촉, 오로라 블랙 잉크를 사용해 로디아 메모패드 무지 노트에 썼고, 저는 F촉,'지중해의 올리브' 녹색 잉크로 썼네요. 마음에 쏙 드는 잉크를 골라 써 내려가는 만년필 한 줄 필사, 하루 중 나를 위한 값진 시간이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