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결혼 -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는 비결 24가지
호시노 유미 지음, 이인애 옮김 / 파프리카(교문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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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유쾌한 책이다. 결혼 12년차인 34세 주부 유미조의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는 비결

12가지이다. 귀여운 만화로 비결을 말한다. 그야말로 부담없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책이다.

100% 공감한다. 사랑이 있어도 남이란 것. 그래서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

나 역시 결혼 후 깨달은 중요한 비결이다.

연애 시절 느낌만 생각하고 내 마음을 다 알아주겠지하며 묵묵히 기다리다가 화가 울컥 치밀던 때가 있었다. 날 사랑하는 이 남자가 이토록 내 마음을 몰라주나 하는 원망도 생겼다. 그러나 너무나 허탈하게도 방법은 간단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연애와 결혼의 차이란 생각이 든다. 연애 시절에는 서로에게 향한 안테나덕분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해줄 수 있지만 결혼 후는 달라진다. 안테나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서로가 변했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원래 결혼이 그런 것이라고 지금은 이해한다. 처음에는 사랑이란 감정이 중요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함께 생활하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만나 이 된 것이니까 다른 것은 당연하다. 이란 글자의 한 획을 없애면 이 되는데 그 한 획이 서로의 차이점이다. 찰떡궁합이 따로 있나. 서로가 배려하고 맞춰가는 부부야말로 찰떡궁합이지.

저자 유미조의 모습처럼 늘 유쾌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부부는 살면서 서로 닮아간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유치한 장난으로 신나게 웃기도 하고 작은 말 한 마디에 힘을 내기도 하는 나의 반쪽. 내가 먼저 웃고 즐겁게 그를 대하면 그도 나를 보며 웃는다. 부부간에 끝없이 사랑을 표현하고 아껴주면 권태기가 들어설 틈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이 사람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살면 말이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 속의 멋진 남자 주인공을 보면 즐겁고 흐믓하지만 그건 일종의 사탕 같은 즐거움이다. 나의 든든한 밥과 같은 존재, 나의 신랑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유미조의 비결을 실천해봐야겠다. 난 밥 없이 못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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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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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그녀는 조선의 정사(正史)에는 기록이 없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과 삶의 최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여자이기 때문에 역사 속에 소외되고 왜곡된 것이다.

나 역시 논개를 적군의 장수를 껴안고 남강 속에 투신한 일개 기생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기생이 아니라 몰락한 신안 주씨가의 자손이며 진주성 전투를 지휘한 경상 우병사 최경회의 부실(첩)이었다고 한다.

소설 <논개>는 역사서가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사랑과 죽음을 주제로 새롭게 태어난 논개라는 여인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녀는 진정 사랑을 아는 사람이었다.

고산자 김정호의 말대로 애국이란 어떤 거창한 신념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땅과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운명애’다.

모질고 각박한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은 사랑이었다. 부모 슬하에서 귀하게 자란 것은 겨우 여섯 해에 지나지 않지만 정성을 다한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을 믿었다. 마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을 보는 듯 하다.

논개와 어린 시절 무자리로 함께 일하던 업이라는 아이는 여러모로 대조적인 인물이다. 태어날 적부터 부모의 온기를 느껴보지 못한 채 진정한 사랑을 모르던 아이다. 그래서 논개와의 우정도 자신의 변변찮은 이익을 위해 무시할 수 있었다. 타고난 심성이 악해서가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런 업이 때문에 힘든 상황에도 논개는 원망하기는커녕 끝까지 이해해주고 받아줬다. 그런 논개의 심정과는 달리 그 마음을 순수하게 받지 못하는 업이가 가엾다.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업이는 나중에 진주 기생 산홍이 되어 논개와 다시 만난다. 업이는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어찌보면 그 시대에 살았을 누군가의 모습이다. 그에 비하면 논개는 행복한 여인이었다. 살아온 여정은 업이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한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했고 그와 함께한 이 땅을, 그 운명을 사랑했다.

유교의 윤리라는 명분과 제도의 틀에 매이지 않고 다른 이들의 평가에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진 여인의 마지막 선택은 놀라웠다.

책의 첫 장면에 논개의 죽음을 묘사한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천천히 죽음을 맞이하는 여인과 적장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 듯 느껴졌다. 이제 겨우 스무 해를 살아 온 여인이 그 생을 마감하고 있다. 아름다운 불꽃의 생이라.

 

어쩌면 큰 약속을 지키기보다 작은 약속을 지키기가 더 어렵지 않은가요?

큰 약속은 자기를 넘어서지만 작은 약속은 천지간에 먼지만큼이나 작은 자기 안에 오롯이 갇히기 마련이니까요.

약속합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사랑으로 살고, 마침내 그 사랑으로 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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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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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추리 소설은 오랜만이다. 주인공인 긴다이치 코스케는 사립 탐정이다. 휴가차 귀수촌에 머물게 된다. 이소카와 경부의 소개로 거북탕이라는 온천 여관에 묵다가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기존 민요가 아니라 요코미조 세이시의 창작물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밤중에 이 공놀이 노래를 읽으며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그 노래 내용대로 살인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예고된 살인이 더 공포스런 분위기를 준다.

추리 소설의 묘미는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내는 것인데 핑계를 대자면 일본 명칭과 이름이 낯설어서 헷갈렸다. 그러다보니 귀수촌의 모든 사람들이 범인처럼 느껴졌다. 중반을 넘어서니 대충 귀수촌 사람들의 가계도가 파악됐는데 속속 밝혀지는 비밀들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탐정들은 겉모습이 뭔가 허술하고 어리버리한 느낌을 주는데 그것이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요소인 것 같다.

긴다이치 코스케의 추리 방식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의문점들을 채워가면서 구체적인 답을 찾는 것이다. 범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기 때문에 범인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이미 범인을 알고 있었던 긴다이치의 사건 설명을 들으면서 궁금증은 풀려간다. 배경이 일본이라서 그런지 약간 이해할 수 없는 문화적인 면들도 있지만 흥미와 재미 측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항상 범인은 이외의 인물인데 잔인한 범죄와는 연관짓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숨겨진 악마적인 속성… 만약 내가 오랜 세월 잘 알고 지내던 이웃이 극악무도한 범인이라면 얼마나 끔찍할까.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나보다. 범인을 알고 나니 더욱 범인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인간의 범죄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자신만을 생각하니까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공포스러운 것은 인간답지 못한 인간을 만났을 때가 아닐까.

흥미롭게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귀수촌으로 휴가 오기 이전에 해결했다는 ‘옥문도’, ‘팔묘촌’ 사건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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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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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의 추리 소설은 오랜만이다. 주인공인 긴다이치 코스케는 사립 탐정이다. 휴가차 귀수촌에 머물게 된다. 이소카와 경부의 소개로 거북탕이라는 온천 여관에 묵다가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기존 민요가 아니라 요코미조 세이시의 창작물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밤중에 이 공놀이 노래를 읽으며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그 노래 내용대로 살인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예고된 살인이 더 공포스런 분위기를 준다.

추리 소설의 묘미는 읽는 내내 누가 범인인가를 알아내는 것인데 핑계를 대자면 일본 명칭과 이름이 낯설어서 헷갈렸다. 그러다보니 귀수촌의 모든 사람들이 범인처럼 느껴졌다. 중반을 넘어서니 대충 귀수촌 사람들의 가계도가 파악됐는데 속속 밝혀지는 비밀들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탐정들은 겉모습이 뭔가 허술하고 어리버리한 느낌을 주는데 그것이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요소인 것 같다.

긴다이치 코스케의 추리 방식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의문점들을 채워가면서 구체적인 답을 찾는 것이다. 범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기 때문에 범인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이미 범인을 알고 있었던 긴다이치의 사건 설명을 들으면서 궁금증은 풀려간다. 배경이 일본이라서 그런지 약간 이해할 수 없는 문화적인 면들도 있지만 흥미와 재미 측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항상 범인은 이외의 인물인데 잔인한 범죄와는 연관짓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숨겨진 악마적인 속성… 만약 내가 오랜 세월 잘 알고 지내던 이웃이 극악무도한 범인이라면 얼마나 끔찍할까.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나보다. 범인을 알고 나니 더욱 범인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인간의 범죄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자신만을 생각하니까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공포스러운 것은 인간답지 못한 인간을 만났을 때가 아닐까.

흥미롭게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귀수촌으로 휴가 오기 이전에 해결했다는 ‘옥문도’, ‘팔묘촌’ 사건도 얼른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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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혜, 듣기
서정록 지음 / 샘터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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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화술, 성공하는 대화 기법 등의 책은 많지만 듣기에 대한 책은 오랜만이다. 평소 즐겨 보는 명상책에서 보았던 인디언의 지혜나 인도의 영적 수행도 듣기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듣기를 일종의 숨쉬기와 같다고 여겼다. 그래서 일상의 모든 행위에서 자연의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았다.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부족한 부분이다. 늘 자신을 앞세우고, 자신도 모르게 물질에 이끌리고 , 남 위에 지배하려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그래서 사람들이 모인 곳은 늘 소란스럽다. 군중 속의 고독, 소외감은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음을 뜻한다. 나 역시 우울할 때가 있다. 그 때가 자신의 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태초의 시작이 소리였다는 이야기는 성경이나 여러 나라의 신화를 통해 알고 있는 내용이다. 또 자궁 속의 태아도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곳이 청각이며, 죽음의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부분도 청각이다. 듣기의 위대한 힘은 우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소리, 듣기에 관한 백과사전같다. 우주는 소리로 이루어졌고 행성도 각각의 음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 하물며 DNA 유전자를 음악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프랑스의 귀 전문 의사인 알프레 토마티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가 개발한 토마티 방법이란 중이의 청각 근육을 훈련시켜 올바른 듣기 능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전자 귀’라는 전자 장치를 통해 낮은 음을 제거한 어머니의 목소리나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준다고 한다. 원리는 우리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듣던 소리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낮은 음이 소거된 어머니의 목소리는 환자의 귀를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잃어버린 발달 과정의 고리를 되찾게 해준다. 마치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과거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토마티는 귀를 치료한 것이 아니라 깊숙한 내면의 문제를 치료한 것이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단지 일깨워 준 것이라고 하지만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연구 내용을 보면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소리, 음악의 효과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잃어버린,아니 잊고 있던 듣기의 중요성을 알고 해 준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듣기의 중요성과 듣기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면을 다루다 보니 알프레 토마티에 대한 부분이 아쉬웠다. 더 알고 싶은 내용이라 그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

또한 책에서 소개된 음반 역시 관심이 간다. 행복한 삶을 위해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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