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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혜, 듣기
서정록 지음 / 샘터사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매력적인 화술, 성공하는 대화 기법 등의 책은 많지만 듣기에 대한 책은 오랜만이다. 평소 즐겨 보는 명상책에서 보았던 인디언의 지혜나 인도의 영적 수행도 듣기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인디언들은 듣기를 일종의 숨쉬기와 같다고 여겼다. 그래서 일상의 모든 행위에서 자연의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았다.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부족한 부분이다. 늘 자신을 앞세우고, 자신도 모르게 물질에 이끌리고 , 남 위에 지배하려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그래서 사람들이 모인 곳은 늘 소란스럽다. 군중 속의 고독, 소외감은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음을 뜻한다. 나 역시 우울할 때가 있다. 그 때가 자신의 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태초의 시작이 소리였다는 이야기는 성경이나 여러 나라의 신화를 통해 알고 있는 내용이다. 또 자궁 속의 태아도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곳이 청각이며, 죽음의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부분도 청각이다. 듣기의 위대한 힘은 우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소리, 듣기에 관한 백과사전같다. 우주는 소리로 이루어졌고 행성도 각각의 음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 하물며 DNA 유전자를 음악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프랑스의 귀 전문 의사인 알프레 토마티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가 개발한 토마티 방법이란 중이의 청각 근육을 훈련시켜 올바른 듣기 능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전자 귀’라는 전자 장치를 통해 낮은 음을 제거한 어머니의 목소리나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준다고 한다. 원리는 우리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듣던 소리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낮은 음이 소거된 어머니의 목소리는 환자의 귀를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잃어버린 발달 과정의 고리를 되찾게 해준다. 마치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과거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토마티는 귀를 치료한 것이 아니라 깊숙한 내면의 문제를 치료한 것이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단지 일깨워 준 것이라고 하지만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연구 내용을 보면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소리, 음악의 효과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잃어버린,아니 잊고 있던 듣기의 중요성을 알고 해 준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듣기의 중요성과 듣기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면을 다루다 보니 알프레 토마티에 대한 부분이 아쉬웠다. 더 알고 싶은 내용이라 그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
또한 책에서 소개된 음반 역시 관심이 간다. 행복한 삶을 위해 유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