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육 - 예일대 출신 김기영 교수의 교육 담론
김기영 지음 / 지음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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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참으로 놀라운 시대를 살고 있어요. SF 영화에서 상상했던 미래가 이미 와 있으니 말이에요.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AI 시대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해요. AI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교육,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1% 교육》는 예일대 출신 김기영 교수의 AI시대 교육 담론을 다룬 책이에요.

우선 제목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 "'상위 1%'라는 표현은 참 세속적이다. 불필요한 경쟁심을 만드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이 바뀌어도 경쟁은 계속된다. 우리 아이들이 'AI 시대, 1%'를 목표로 한다면 그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 우리 아이를 위해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상에 맞는 기준점이 있어야 한다. ... '새로운 시대에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부모와 교육자의 관점이 바뀌면 아이들의 미래도 바뀐다." (12-15p) 저자는 기존 교육환경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AI 시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 해결책을 교육에서 찾고 있어요. 1% 교육이란 글로벌 사회를 주도할 1%의 리더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의미해요. 1%를 양성하는 교육은 아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부모들과 교육자들이 함께 노력해야만 가능하기에 이 책은 미래의 1% 인재를 키워낼 부모들과 교육자들을 위한 제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AI 시대에도 수학과 영어는 기본이고, 창업 교육과 금융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주고 있어요.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과 성장이 필요한데, AI 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어요. AI 는 뛰어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졌지만 그 정보를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고, 이런 인간만의 능력, 즉 창의성과 인간다움의 가치를 계발하고 강화하는 것이 AI 시대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교육의 목표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며, 그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네요. 많은 전문가들이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는데, 1% 교육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인재 교육인 거예요. 사실 여기에 소개된 교육법은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다 알고 있을 만한 내용지만 왜 그 교육이 필요한가를 다시금 일깨운다는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네요.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성공의 레시피" (187p)라는 저자의 말처럼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확실한 레시피를 제공해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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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오정화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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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추억의 힘은 강력한 것 같아요.

그때 그 시절에 봤던 만화들, 아마 제목만 대면 다들 "아하! 그거."라는 반응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바로 그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했던 스튜디오 지브리에 관한 책이 나왔어요.

《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는 '명작의 산실 스튜디오 지브리 40년의 역사'를 담은 책이에요.

이 책은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스물일곱 편의 작품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우리가 모르는 스튜디오 지브리만의 창작비법과 제작, 경영의 모든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첫 번째 작품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인데 지브리 설립 전에 제작되어 '스튜디오 지브리' 탄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주>를 출간하는 출판사 도쿠마 쇼텐이 영화 기획을 검토하면서, '원작이 없는 작품은 영화화할 수 없다'라는 결론을 내리자 미야자키는 원작 만화를 그려보겠다며 만화 연재를 시작했고, 반년이 지날 즈음 10분짜리 파일럿 필름을 제작 발표하여 본격적인 영화화가 이루어졌대요. 프로듀서를 맡은 다카하타는 미야자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면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톱 크레프트의 제작진과 외부 제작진들이 함께 참가하여 수준 높은 작품이 완성되었고, 영화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다음 작품인 <천공의 성 라퓨타> 제작과 더불어 스튜디오 지브리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하네요. 회사명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제안한 것인데, 지브리(GHIBLI)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뜨거운 바람이라는 뜻과 제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군용기의 이름으로도 사용된 단어라고 해요. 원래 이탈리아어 발음은 '기브리'인데 미야자키가 '지브리'라고 생각해서 그대로 '지브리'라는 발음으로 굳혀진 거래요. 뭔들 어떠하리, 애니메이션 명작의 산실은 누가 뭐래도 지브리인 것을.

지브리의 생생한 역사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시간순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천공의 성 라퓨타>도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 작품은 <이웃집 토토로>와 <반딧불이의 묘> 두 편이 동시 상영되었고, 그 다음은 <마녀 배달부 키키>를 거쳐 줄줄이 명작들을 선보이다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감독의 은퇴 철회 등 우여곡절을 지나 2023년 7월 14일 개봉했는데 전혀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해외에서 모두 크게 흥행하였고, 이 작품으로 세 번째 오스카상을 받았으니 그야말로 영광의 40년이네요. 현재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는 후기에서, "'지금=여기'에 산다. 그것이 미야 씨가 삶을 대하는 태도다. 그런 미야 씨이기에 그는 지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미야 씨와 만난 지 올해로 45년. 하지만 우리는 옛 추억에 젖어 과거의 이야기를 나눈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화의 주제는 언제나 지금과 가까운 미래에 관한 이야기뿐. 그래서 질리지도 않고 싸우지도 않아 사이가 좋다. 나와 미야 씨는, 과거는 모두 물에 흘려보냈으며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불어온다. 그렇게 미야 씨는 어느새 82세가 되었고, 나도 곧 75세가 된다. 미야 씨가 항상 '중요한 것은 스즈키 씨가 기억해 줘.'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려면 지금밖에 없어서 그런 경위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520-521p) 라고 했는데, 이것이 미야 씨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핵심인 것 같아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틀을 만든 스튜디오 지브리, 수많은 명작들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지브리의 사람들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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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역사 3 - 고대·고려사 사물궁이
최승이 지음, 사물궁이 잡학지식 기획 / arte(아르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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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역사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등학교 때 시작해서 고등학교까지, 범위도 넓고 외울 것도 많아서 공부하기 힘든 과목으로 꼽히지만 생각을 바꾸면 훨씬 즐거운 공부가 될 수 있어요. 먼저 역사 공부에 관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보는 거예요. 이번에 읽은 역사책은 "왜?"라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을 역사 공부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어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역사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역사 3 : 고대·고려사》는 사물궁이 잡학지식에서 기획하고 한국사 전공 강사인 최승이님이 쓴 책이에요. 저자는 "모든 위대한 연구는 어린아이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왜'라는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믿으며, 역사에 작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 중에서 고대, 고려 시기의 궁금증 40가지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던 고대사 이야기 편에서는 "첨성대 안으로는 어떻게 들어갔을까?" (35p)라는 질문이 나오는데 실제로 첨성대를 처음 봤을 때 떠올랐던 궁금증이에요. 별을 관측하는 건축물이라면 응당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어야 하는데 문도 없고, 높이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독특한 형태의 탑처럼 보이거든요. 첨성대를 처음 만든 선덕여왕 재위 시기 기록이 없어서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지만 조선시대 기록을 통해 천문을 관측하는 건축물이며, 중간에 있는 네모난 창에 외부 사다리를 설치하여 내부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한 번쯤은 궁금했던 고려 문화 이야기에서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어떻게 아직까지 썩지 않았을까?" (265p) 라는 질문이 흥미롭네요. 나무로 제작된 대장경이 800년 동안 썩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제작 과정과 보존 환경이 탁월했기 때문인데, 새삼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게 되네요. 흥미로운 질문 덕분에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기고, 즐겁게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었네요. 흥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역사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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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어스 - ‘또 다른 지구’와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서
리사 칼테네거 지음, 김주희 옮김, 이정은 감수 / 쌤앤파커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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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를 양파껍질마냥 한겹씩 매우 신중하게 벗겨내고 있는 이들이 있어요.

바로 과학자들, 천문학자들이에요. 우주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다듬어진, 아직도 진행형의 지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릴 때는 UFO, 외계인 등등 온갖 미스터리, 공상과학에 빠져서 당연히 외계인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이제보니 근거 없는 믿음이었더라고요. 지금까지 외계인을 목격하거나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은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천문학자들도 외계 문명의 전파 신호를 찾고 있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것만으로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우주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무모한 믿음이 아닌 위대한 도전 과제로 바라보게 되네요.

《에일리언 어스》는 세계적인 천문학자 리사 칼테네거의 책이에요.

저자는 행성 모형 제작과 빛 지문 연구의 선구자로 현재 코넬대학교 천문학과 교수이자 태양계 안팎에서 생명체가 거주 가능한 행성과 위성을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인 칼 세이건 연구소 소장이라고 하네요.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 방법을 알아낸다는 목표로 우주 탐사에 특화된 도구를 개발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우주 생명체 탐사라는 놀라운 여정을 소개하고 있어요.

먼저 과학자들이 우주 탐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관심을 가질 순 있지만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건 지구가 보호막을 두른 격리된 행성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가까운 우주를 탐사하면서 주위 환경에 내재한 위험을 알게 됐고, 인류 문명의 극적인 종말을 막기 위한 우주 프로그램이 필요해진 거예요.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을 의도적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고, 행성을 탐사할 때는 탐사 경로를 신중히 계획하고 목표 행성을 지나치지 않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요.

이 책은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우주 탐사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의 경이로움과 흥분을 느꼈던 저자의 어린 시절이 빛의 시간과 맞물려 '인터스텔라'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오늘 밤 망원경으로 이웃 항성 프록시마켄타우리를 관찰한다면, 우리가 보게 될 빛은 현재 네 살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방출된 빛이라는 것,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빛은 우리 눈에는 '현재'인데 별의 입장에서는 '과거'인 거예요. 우주를 건너 온 빛은 우리 과거와의 연결고리라는 점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져요. 재미있는 건 우주에서 생명체를 탐색하기 위한 열쇠가 지구인데, 정작 우리가 지구에 대해서도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점이에요. 또한 생명체란 무엇인지, 모든 과학자가 동의하는 생명체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는 게 너무 의외였어요. 훌륭한 과학자들 덕분에 수많은 퍼즐 조각들을 구했지만 거대한 퍼즐이 언제 완성될지는 알 수 없어요.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 출신의 소녀가 현재 최고의 국제적인 연구팀에 소속되어 우주 생명체를 탐사하고 있듯이, 우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어요. 새로운 행성들은, 어쩌면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우주 생명체 탐사로 출발하여 지구, 인류, 그리고 나로 돌아오는 멋진 여정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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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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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근데 아이들의 마음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아요.

'난 아이도 없는데 굳이 아이의 마음까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가 본인 마음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읽어보니 알겠더라고요, 가장 선명하게 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동화라는 걸 말이죠.

《건조주의보》는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집이에요.

이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각 이야기마다 다섯 아이의 마음이 잘 담겨 있어요.

<건조주의보>에서는 가족 모두가 건조증인데 혼자만 건조증에 걸리지 않아 속상한 '건우'의 마음이, <닮은꼴 모녀>에서는 엄마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엄마를 꼭 닮은 '민지'의 마음이, <요술 주머니>에서는 신기한 복주머니 때문에 천사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듣게 된 지유의 마음이, <이상한 숙제>에서는 '아름다운 사람 찾아보기' 숙제를 하는 해빈의 마음이,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캐나다 유학 때문에 반려견 장군이를 임시 보호로 맡긴 장우의 마음을 만날 수 있어요.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속상했다가 슬며시 웃었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됐네요.


억울하고 슬퍼도 눈물 안 나오게 안구 건조증은 내가 걸리고 싶다.

그런데 아빠와 엄마도 건조증에 걸렸다. 아빠는 온몸이 가려운 피부 건조증, 엄마는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구강 건조증.

"엄마, 나는 왜 아무 건조증에도 안 걸려?"

한 가족인데 나만 괜찮으니 이상했다.

"네가 뭐 하는 게 있다고 걸려?"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17p)


언제부턴가 눈도 건조하고, 피부도 건조해지면서 마음도 바짝 말라버린 것 같아요. 정말 세상이 점점 메말라가는 느낌이 들어요. 근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제 마음이 촉촉해졌어요. 마지막에 실려 있는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책은 2012년 출간된 『사료를 드립니다』의 개정판인데, 다섯 편의 이야기를 잘 아우르는 것이 "건조주의보"라서 제목을 바꾸었다고 하네요. 우리 일상에서 '건조주의보'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 등 화재 위험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마음 날씨도 건조해지면 건조주의보를 발령해서 신경써야 할 것 같아요. 서로 싸우거나 미워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 덕분에 반성하고 다짐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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