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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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근데 아이들의 마음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아요.

'난 아이도 없는데 굳이 아이의 마음까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가 본인 마음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읽어보니 알겠더라고요, 가장 선명하게 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동화라는 걸 말이죠.

《건조주의보》는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집이에요.

이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각 이야기마다 다섯 아이의 마음이 잘 담겨 있어요.

<건조주의보>에서는 가족 모두가 건조증인데 혼자만 건조증에 걸리지 않아 속상한 '건우'의 마음이, <닮은꼴 모녀>에서는 엄마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엄마를 꼭 닮은 '민지'의 마음이, <요술 주머니>에서는 신기한 복주머니 때문에 천사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듣게 된 지유의 마음이, <이상한 숙제>에서는 '아름다운 사람 찾아보기' 숙제를 하는 해빈의 마음이,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캐나다 유학 때문에 반려견 장군이를 임시 보호로 맡긴 장우의 마음을 만날 수 있어요.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속상했다가 슬며시 웃었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됐네요.


억울하고 슬퍼도 눈물 안 나오게 안구 건조증은 내가 걸리고 싶다.

그런데 아빠와 엄마도 건조증에 걸렸다. 아빠는 온몸이 가려운 피부 건조증, 엄마는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구강 건조증.

"엄마, 나는 왜 아무 건조증에도 안 걸려?"

한 가족인데 나만 괜찮으니 이상했다.

"네가 뭐 하는 게 있다고 걸려?"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17p)


언제부턴가 눈도 건조하고, 피부도 건조해지면서 마음도 바짝 말라버린 것 같아요. 정말 세상이 점점 메말라가는 느낌이 들어요. 근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제 마음이 촉촉해졌어요. 마지막에 실려 있는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책은 2012년 출간된 『사료를 드립니다』의 개정판인데, 다섯 편의 이야기를 잘 아우르는 것이 "건조주의보"라서 제목을 바꾸었다고 하네요. 우리 일상에서 '건조주의보'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 등 화재 위험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마음 날씨도 건조해지면 건조주의보를 발령해서 신경써야 할 것 같아요. 서로 싸우거나 미워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 덕분에 반성하고 다짐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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