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말투 - 오해 없는 슬기로운 인간관계를 위한 말공부
김범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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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아무리 근사해도 말투가 저속하면 호감도가 쭉 내려가요.

말과 행동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까지 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니까요. 그래서 말을 반듯하고, 예쁘게 하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평소 친한 사이에도 말투나 말버릇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본인에게 그런 일이 빈번하다면 스스로 점검하고 고쳐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나이들수록 입이 무거워야 실수가 적은 법인데, 그건 애초에 올바른 언어 습관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고, 언어는 마음을 담는 그릇이기에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진짜 어른이라면 갖춰야 할 말투, 언어 습관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네요.

《어른의 말투》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범준 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어른다운 말투를 익히는 과정이 곧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말투는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말투를 바꾼다는 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에요. 이 책에서는 우리의 말버릇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살펴보고, 어른다운 말투를 위한 말습관 서른 가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데, 다음 네 가지의 자기 성찰적 질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나는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가, 내 말투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무엇인가?" (181p) 자신의 말투를 알고, 상대의 말투를 관찰하면서 좋은 말습관을 실천한다면 보다 효과적이고 품격 있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요. 어른의 말투는 열린 마음,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력과 공감 능력이 있어야 가능해요. 차별과 혐오, 갈등의 언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른의 말투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네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어른,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네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부터 바꿔 나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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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밀 이삭처럼 - 고흐, 살다 그리다 쓰다 열다
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황종민 옮김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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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미치광이 예술가라면... 우리는 이미 그의 삶과 예술 작품에 빠져 있네요.

"미치거나 병들어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화가다." _ 1889년 5월 9일 (168p)

《싱싱한 밀 이삭처럼 : 고흐, 살다 그리다 쓰다》는 고흐의 편지와 그림으로 이루어진 책이에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굴하지 않는 희망이 담겨 있어요. 가난한 화가로 사느라 늘 쪼들렸던 고흐에게 금전적인 도움과 정서적인 안정을 줬던 동생 테오가 없었더라면, 테오의 아내 요한나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고흐의 편지와 그림을 볼 수 없었을 거예요.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불안해하는 청춘들의 마음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다만 흔들리고 방황하면서도 예술을 향한 열정이 그를 굳세게 붙잡고 있기에, 그 마음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위대한 인물로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간으로서 영혼의 그림을 그렸기에 특별한 거예요. 고흐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라 숨쉬며 살아내는 일이었던 거죠. 어떻게 하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원하는 색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지... 그에게 있어서 그림은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이자 살아가는 이유였던 거예요. 고흐는 자신의 마음속에 꺼뜨리지 말고 되살려야 하는 불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불길이 누군가에겐 열정이고 희망이며 사랑인 거예요. 또한 그 불길은 살아있는 모두의 가슴속에 자리한 씨앗과 같아요. 싹을 틔우려면 땅에 뿌려져 양분을 흡수하고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와야 해요. 한 알의 씨앗이 자라나 싱싱한 밀 이삭이 되듯이 우리 인생도 고난과 역경을 거쳐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어요. "사는 것, 일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사실은 하나이고 같은 것" (222p) 이라는 고흐의 말이 제게는 삶을 사랑하라는 얘기로 들렸어요. 우리에겐 사랑하며 살아야 할 '오늘'이 있으니까요.


"내가 자신감과 평온함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더 잘 그리는 것이라고 스스로 되새긴다.

화가는 색뿐만 아니라, 희생과 극기와 비애로 그림을 그린다."

_ 1888년 7월 29일 (137p)


"불평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는 법과 원망하지 않고 아픔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려 하면,

어지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

저세상에서는 아픔이 생기는 진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 세상에서는 아픔이 천지를 가득 채워 엄청난 대홍수가 닥친 듯 보이는 때가 이따금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이러한 아픔이 얼마나 엄청난지 거의 알지 못한다.

그러니 밀밭을 바라보는 것이 낫다. 밀밭 그림이라도 괜찮다."

_ 1889년 7월 2일 (2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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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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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인간적인, 인조 인간 줄리아의 이야기, 놀랍고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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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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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러한 상상에서 출발한 SF 영화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터미네이터'인데, 거대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 말고 지극히 인간적인 상황 설정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소설이 나왔어요.

《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는 제나 새터스웨이트의 장편소설이자 데뷔작이에요.

주인공 줄리아 월든은 <더 프러포즈 : 싱글 남성 편>에 출연해 잘생긴 싱글남 조쉬 라살라를 만나 사랑에 빠졌어요. 요즘은 OTT나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이 많아서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할 텐데, <더 프러포즈>는 싱글남 한 명을 상대로 여자 스물네 명이 경쟁하여 사랑을 쟁취하는 방식이에요. 여기에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줄리아 월든이 인조 인간, 신스라는 거예요. 그녀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진 신스이고, 웨크테크 회사의 앤디가 만든 첫 번째 작품인데,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마치 태어나자마자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미션을 받은 인조 인간이라고 해야겠네요. 줄리아가 처음 눈을 뜨면서 시작되는 장면이 왠지 트루먼 쇼 같아요. 카메라가 둘러싸여 있는 가운데 앉아 있는 줄리아에게 그녀를 만든 창조자인 앤디가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라고 묻자 자신을 소개하면서, "저는 곧 <더 프러포즈>에 출연해서 경쟁할 거예요." (6p)라고 답변해요. 방송 출연과 함께 SNS 공식 계정이 활성화되면서 대중들에게 주목받게 되는데 모든 관심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인조 인간이라는 점, 아마 그걸 불쾌하다 못해 혐오하는 이들로부터 숱한 공격을 받고 있어요.

소설은 줄리아의 시점에서 그녀가 처한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왠지 모를 연민을 느끼게 만들어요. 매우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인조 인간이라면 인간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지녔을 것 같은데 초반에 보여준 모습은 너무 연약하고 착하다 못해 답답해서,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사회적 약자가 겪는 문제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요. 사실 가장 믿기 어려운 점은 줄리아가 인조 인간 최초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신스라서 그토록 원하던 조쉬와 커플이 되어 아기를 낳아 키우고 있다는 점이에요. 완벽한 가정을 이뤘고 진짜 인간 부부들처럼 싸운다는 것도 놀라워요.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인간적인 약점을 지녔기 때문이래요. 그러던 어느날 주말에 홀로 캠핑을 간 조쉬가 도통 연락을 받지 않아 실종신고를 하자, 집으로 찾아온 경찰들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부인이 남편분을 죽였다고 생각해요." (44p) 라고 말하는 거예요. 로봇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는 인간들로부터 자신과 딸 애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남편을 죽인 범인을 찾아야 해요. 뭔가 찜찜한 상황들 때문에 스멀스멀 의심이 피어오르고,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헷갈리네요. 결말에 이르러서야, 아하! 정말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 이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싶네요.


"나는 신스다. 발톱도 없고 송곳니도 없고 물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을 때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애초에 궁지에 몰리지 않는 것이다." (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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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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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시한부 인생,

태어난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니 다들 정해진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군가가 당신에게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대부분 암과 같은 불치병에 걸렸을 때 의사로부터 듣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자신의 문제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예요.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죽음이 당장 지금은 아닐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요. 그야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니까 불안하면서도 안심이 되는, 모순된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진지한 철학적 사색도 좋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타인의 인생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이 겨울에 어울리는 감동과 놀라운 반전을 주는 소설을 만났네요.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이누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처음 작가님 이름만 보고, 한국소설인 줄 알았는데 나라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현에 살고 있는 일본 작가님의 작품이었네요. 2014년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여 다수의 작품으로 반전과 감동의 휴먼 스토리 장르를 구축했고, 대표작 <겨울 시리즈> 중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제8회 시즈오카 서점 대상 영화화하고 싶은 문고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바로 이 소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사회 초년생 이쿠타 나츠미가 상사에게 온갖 막말을 들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에서 감정 몰입이 완료되더니 이후 벌어진 화재 사건과 함께 아미세 아츠키가 등장할 때는 엄청 흥미진진했네요. 아츠키는 나츠미에게 "넌 올겨울에 죽을 운명이었어." (47p) 라면서 6년 뒤인 12월 15일이 기한이라는 알쏭달쏭한 얘기를 들려줬어요. 스물네 살의 나츠미에게 앞으로의 6년은 어떠한 시간이 될까요. 스물네 살부터 서른 살까지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아츠키의 정체와 그가 알려준 날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지막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네요. 나츠미에게 주어진 시간들, 얽혀 있던 실타래가 풀리듯이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의 느낌은... 와, 직접 읽고 느끼면 좋을 것 같아요.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문제가 생겨.

그걸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후회를 짊어지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거야."

"그런 거야?"

"응. 운명은 바꿀 수 있었다고 믿어."

"운명이라고?"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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