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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시한부 인생,
태어난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니 다들 정해진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군가가 당신에게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대부분 암과 같은 불치병에 걸렸을 때 의사로부터 듣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자신의 문제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예요.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죽음이 당장 지금은 아닐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어요. 그야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니까 불안하면서도 안심이 되는, 모순된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진지한 철학적 사색도 좋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타인의 인생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이 겨울에 어울리는 감동과 놀라운 반전을 주는 소설을 만났네요.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이누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처음 작가님 이름만 보고, 한국소설인 줄 알았는데 나라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현에 살고 있는 일본 작가님의 작품이었네요. 2014년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여 다수의 작품으로 반전과 감동의 휴먼 스토리 장르를 구축했고, 대표작 <겨울 시리즈> 중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제8회 시즈오카 서점 대상 영화화하고 싶은 문고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바로 이 소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사회 초년생 이쿠타 나츠미가 상사에게 온갖 막말을 들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에서 감정 몰입이 완료되더니 이후 벌어진 화재 사건과 함께 아미세 아츠키가 등장할 때는 엄청 흥미진진했네요. 아츠키는 나츠미에게 "넌 올겨울에 죽을 운명이었어." (47p) 라면서 6년 뒤인 12월 15일이 기한이라는 알쏭달쏭한 얘기를 들려줬어요. 스물네 살의 나츠미에게 앞으로의 6년은 어떠한 시간이 될까요. 스물네 살부터 서른 살까지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아츠키의 정체와 그가 알려준 날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지막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네요. 나츠미에게 주어진 시간들, 얽혀 있던 실타래가 풀리듯이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의 느낌은... 와, 직접 읽고 느끼면 좋을 것 같아요.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문제가 생겨.
그걸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후회를 짊어지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거야."
"그런 거야?"
"응. 운명은 바꿀 수 있었다고 믿어."
"운명이라고?"
(27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