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 투 더 올드팝 - 복고맨의 8090 팝스 견문록
복고맨 지음 / 보누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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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투더 올드팝》은 음악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네요.

책 표지만 봐도 빨간 카세트 플레이어와 카세트 테이프가 정겹게 느껴져요. 시간상으로 따지면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뀐 것 같아요. 카세트 테이프에 좋아하는 음악을 녹음하고, 늘어질 때까지 듣던 시절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거의 모든 음악 장르를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오늘날까지 음악 청취를 위한 도구가 변했을 뿐이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는 그대로네요.

이 책은 복고맨의 8090 팝스 견문록으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한 디바 머라이어 캐리,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록의 역사를 바꾼 밴드 너바나, 세기말 최강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 현대 아이돌의 시작인 뉴 키즈 온 더 블록, 팝의 여왕 마돈다, 잭슨가의 막내 자넷 잭슨, 불운했던 영원한 디바 휘트니 휴스턴, 티파니와 데비 깁슨, 유로 댄스의 런던 보이즈와 모던 토킹, 80년대 소녀들의 워너비 신디 로퍼, 80년대 영국 팝 아이콘 조지 마이클, 세계적인 래퍼 MC 해머, 80년대 영국 팝 히트메이커 릭 애슬리, 뉴 웨이브 신스팝 남녀 듀오인 유리스믹스, 80년대 낭만을 대변한 밴드인 듀란듀란과 아하, 남성 랩 듀오인 크리스 크로스, 유로댄스팝 그룹인 에이스 오브 베이스, 영화 '더티 댄싱'의 수록곡, 영국 인기 밴드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보컬인 피트 번즈, 최연소 인기 가수 조르디,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나온 노래 'K0REA'와 주제곡 '손에 손 잡고'까지 추억을 자극하는 히트송과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쭉 나열하면서도 흥얼흥얼 멜로디와 함께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라서 기분이 묘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저자 '복고맨'은 그 시절을 살아본 적 없는 젊은이라는 거예요. 옛 시절의 음악과 문화에 빠져든 음악 마니아로서 구독자 약 20만 명의 유튜브 채널 '복고맨'을 운영 중이라고 하니 역시 명곡은 세월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것 같아요. 저희집도 아이들과 함께 아하의 'Take on Me' 뮤직비디오를 본 적이 있는데 반응이 뜨거웠네요. 이 책 속에 나오는 플레이리스트는 강력추천할 만한 세련되고 멋진 음악들이에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8090 팝스로 감성 충전을 해야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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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라는 감옥 - 우리는 왜 타인에게 휘둘리는가
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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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을 설명하려면, "인정하기 싫지만"이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것 같아요.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과대평가를 하면서 내면에 숨겨진 이 감정을 외면해왔어요.

이 감정의 정체는 질투예요. 일반적인 심리 서적에 잠깐 등장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탐구한 책은 처음인 것 같아요.

《질투라는 감옥》은 법학자인 야마모토 케이 교수가 들려주는 질투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질투가 무엇인지, 질투로 인해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인류의 역사, 사상의 흐름 속에서 설명해주고 있어요. 질투을 올바르게 파악하려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어요. '질투'라고 표현했다고 해서 다른 시대와 지역에서 묘사된 감정과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라는 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 감정의 역사에 관한 연구를 참고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매우 흥미롭네요. 중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질투는 타자의 선의에 관한 기우" (110p) 라면서 질투심의 원인을 유사함이라고 봤어요.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상대를 질투하지, 완전히 동떨어진 상대를 질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평민이 왕을 질투하거나 왕이 평민을 질투하는 일이 없다는 거죠. 또한 질투가 타인의 선에 대한 고통이라면 사랑은 같은 것을 보며 기뻐하는 감정이기에 질투를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했는데,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질투란 타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을 조금도 해치지 않는데 타인의 행복을 보는 것에 고통을 느끼는 마음" (118p) 라고 정의하면서 인간증오의 악덕이라고 평가했어요. 질투론의 계보를 살펴보니 왜 이 감정을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지를 이해하게 됐어요. 또한 정의와 질투의 다소 불온한 관계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작용하는지, 정치적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은 다소 놀라웠어요. 민주주의의 원초적 제도에 이미 질투가 각인되어 있다는 사실, 즉 질투와 민주주의 관계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외부에 질투가 붙어있는 형태가 아니라 떼려야 뗄 수 없는 강한 유대로 얽혀있다는 거예요. 이토록 질투를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하는 것은 현명하게 다루기 위해서예요.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질투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노력이 필요해요.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윤리적 정신적 태도를 함양하고 창작 활동을 통해 자신감과 개성을 키우라는 것,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를 멈추라는 거예요. 질투라는 감옥도, 결국은 자신이 만들었으니 벗어나고 싶다면 스스로 깨부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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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 모든 판단의 순간에 가장 나답게 기준을 세우는 철학
히라오 마사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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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는 윤리학 입문서예요.

저자는 윤리학자로서 우리를 윤리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어요. 윤리학은 누군가에게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참여해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이 책에서도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윤리학이라고 해서 뭔가 어렵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이 직접 강의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읽혀져서 자연스럽게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연습이 된 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윤리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윤리학을 알려주는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자는 세상 모든 사람을 철학자로 만들어줄 세 기둥을 소개하고 있어요. 첫 번째 기둥은 사회의 정의, 두 번째 기둥은 개인의 자유, 세 번째 기둥은 친밀한 관계와의 사랑이에요. 하나씩 조목조목 살펴보면 각각의 개념들이 얼마나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지 알 수 있어요.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이라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에요. 친한 사람들만 있다면 정의 같은 건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기 때문에 모두 다 사이좋게 지내긴 어렵더라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소한 서로 상처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각자 개인이 확보해야 할 영역이 권리라면 그것을 지키는 일은 정의라는 것. 그래서 정의는 사회적 관점에서 개인의 관점으로, 자유는 그 반대인 개인의 관점에서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해요. 개인, 친밀한 관계, 사회라는 윤리의 세 가지 영역을 확실하게 정리하면 상황을 잘 해독하고, 삶의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어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윤리에서 정치로 확장시키면 모두에게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결정하는 공리성의 원리를 사용할 수 있어요. 우리는 윤리학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폭넓게 생각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을 배워야 해요. 그래야 모든 판단의 순간에 가장 나답게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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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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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코끼리라는 동물에 관한 탐구 보고서인 줄 알았어요.

누군가에는 강렬하게 꽂혔을 단어인 '암'을 눈여겨보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 책은 암 전문 의사인 데이비드 B. 아구스가 들려주는 경이로운 진화와 생존의 이야기였네요.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코끼리 외에도 많은 동물이 암에 걸리지 않고 비만, 불안,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왜 그럴까요. 인류의 진화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났고 오래 연구되어 왔는데,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도 똑같이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거죠. 동물들이 진화를 거치며 대체로 완전한 모습으로 변화해왔고, 주변 환경에 적응해온 시간이 인간보다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동물들을 탐구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접근인 거예요. 저자는 이 책이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심장병을 앓는 환자들을 고칠 수 없다는 좌절감에서 태어난 것임을 고백하고 있어요. 이 좌절감은 포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치료법을 찾는 동기 부여가 되었고, 세계 곳곳의 놀라운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는 여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모두 열두 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동물들의 상보 관계 탐구를 통해서 야생동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보다 강하고 현명하게 오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각 장의 말미에는 해당 동물이 전하는 교훈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바른 자세로 부드럽게 세상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내 안의 물고기를 기억하라, 개와 우정을 나눠라, 주변 환경 속 패턴을 세심하게 살피는 비둘기의 사고방식을 배워라, 기린의 혈압 유지 비법을 배워라, 코끼리의 의사소통 법을 배워라, 침팬지처럼 먹고 생활하라, 개미처럼 협력하고 희생하라, 코뿔소처럼 움직이고 운동하라, 문어처럼 과감하게 행동하라, 마이크로바이옴의 힘을 이해하라, 다람쥐의 사교성을 배워라, 옥시토신의 효과를 마음껏 누려라, 이러한 동물들의 고유 능력을 배운다면 더 오래 더 잘 살 수 있어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압축한다면 자연과 가까워지라는 거예요. 자연에서 배운다는 생각이 새로운 건 아니지만 위대한 자연의 힘을 그동안 잊고 살았네요. 자연만큼 좋은 멘토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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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바로 써먹는 쓸모 있는 한국사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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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를 바로 알자는 마음이 부쩍 커졌어요.

학교에서 배우던 한국사 지식들은 머릿속에 단편적으로 남아 있어서, 제대로 차근차근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읽게 됐어요/

《읽고 바로 써먹는 쓸모 있는 한국사》는 한 권으로 정리된 한국통사 책이에요.

한반도 반만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시련기가 있었으나 우리 민족은 끈질기게 항거하면서 나라를 지켜냈고 오늘날의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어요. 이 책에서는 찬란한 역사와 빛나는 전통을 바탕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선조들이 어떤 역사를 만들고 발전시켜 왔는지, 그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원시시대인 구석기와 신석기, 청동기와 철기시대를 거쳐 최초의 고대국가인 고조선을 시작으로 삼국시대, 통일신라와 발해, 고려와 조선, 그리고 근대를 거쳐 현재 대한민국까지 핵심적인 내용들이 굉장히 잘 정리되어 있어요. 어릴 때는 우리 역사에서 시련기를 배우는 것이 너무 싫었는데 이제 보니 우리 민족은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고, 이러한 민족정신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깨닫게 됐네요. 고려 시대를 보면 유달리 외적의 침입이 많았던 시기인데 고려인들은 줄기찬 항쟁으로 이를 극복해왔고, 지리적으로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동양 중세의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도와 중앙아시아까지 넓는 지역과 교역하며 코리아의 명성을 떨쳤어요. 활발한 무역을 통해 고려를 영어식 발음의 코리아로 불렀는데, 그 명칭이 오늘날까지 코리아, K 컬처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각 시대별로 주요 사건과 인물, 유적들이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알찬 한국사 수업을 받는 느낌이었네요. 거대한 하나의 흐름으로 쭉 읽어가며 우리 역사의 명암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네요. 요근래 국정감사장에서 웃지 못할 코미디가 펼쳐지고 있는데, 장관 후보자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주장을 당당하게 떠드는 것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왔네요. 초등학생들도 알 만한 역사 지식인데 나라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일본 제국주의가 심어놓은 식민사관을 떠들고 있으니 한심했네요. 제대로 역사를 공부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배웠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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