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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4년 10월
평점 :
제목만 봤을 때는 코끼리라는 동물에 관한 탐구 보고서인 줄 알았어요.
누군가에는 강렬하게 꽂혔을 단어인 '암'을 눈여겨보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 책은 암 전문 의사인 데이비드 B. 아구스가 들려주는 경이로운 진화와 생존의 이야기였네요.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코끼리 외에도 많은 동물이 암에 걸리지 않고 비만, 불안,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왜 그럴까요. 인류의 진화는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났고 오래 연구되어 왔는데,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도 똑같이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거죠. 동물들이 진화를 거치며 대체로 완전한 모습으로 변화해왔고, 주변 환경에 적응해온 시간이 인간보다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동물들을 탐구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접근인 거예요. 저자는 이 책이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심장병을 앓는 환자들을 고칠 수 없다는 좌절감에서 태어난 것임을 고백하고 있어요. 이 좌절감은 포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치료법을 찾는 동기 부여가 되었고, 세계 곳곳의 놀라운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는 여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모두 열두 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동물들의 상보 관계 탐구를 통해서 야생동물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보다 강하고 현명하게 오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각 장의 말미에는 해당 동물이 전하는 교훈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바른 자세로 부드럽게 세상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내 안의 물고기를 기억하라, 개와 우정을 나눠라, 주변 환경 속 패턴을 세심하게 살피는 비둘기의 사고방식을 배워라, 기린의 혈압 유지 비법을 배워라, 코끼리의 의사소통 법을 배워라, 침팬지처럼 먹고 생활하라, 개미처럼 협력하고 희생하라, 코뿔소처럼 움직이고 운동하라, 문어처럼 과감하게 행동하라, 마이크로바이옴의 힘을 이해하라, 다람쥐의 사교성을 배워라, 옥시토신의 효과를 마음껏 누려라, 이러한 동물들의 고유 능력을 배운다면 더 오래 더 잘 살 수 있어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압축한다면 자연과 가까워지라는 거예요. 자연에서 배운다는 생각이 새로운 건 아니지만 위대한 자연의 힘을 그동안 잊고 살았네요. 자연만큼 좋은 멘토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