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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맨션 - 수천조의 우주 시장을 선점한 천재 너드들의 저택
애슐리 반스 지음, 조용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평점 :
머리 위, 저 높은 하늘 위에 수없이 떠 있는 것은?
바로 위성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 대의 플래닛랩스 위성이 궤도를 돌면서 하루에 400만 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대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로켓이나 위성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고 여겼는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가 팰컨1이라는 저비용 로켓을 제작해 궤도에 올리면서 일대 전환점이 찾아왔어요. 엔지니어와 기업가,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가 이룩한 성과를 보고 자신만의 원대한 비전을 품기 시작했고 전 세계에 수백 개 회사가 새로운 유형의 로켓과 위성 개발에 뛰어들었어요. 1960년대부터 2020년까지 우주에 쏘아 올린 위성의 수는 대략 2,500대였는데, 2020~2022년에 위성의 수가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나 5,000대가 되었고, 향후 10년간 이 수치는 5만 대에서 10만 대 사이로 증가하리라 예상하고 있어요. 이것은 모든 위성들이 그 어느 때보다 작고 저렴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며, 지난 몇 년 동안 약 100개의 로켓 스타트업이 등장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레인보우 맨션》은 새로운 우주 시대를 이끌고 있는 로켓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 애슐리 반스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의 과학기술 작가로서 20년 이상 실리콘밸리의 기술 산업을 취재하면서 엔지니어들이 로켓엔진을 점화하고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인터뷰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우주 산업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민간 우주기업인 플래닛랩스, 로켓랩, 아스트라,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소개하고 있어요.
왜 레인보우 맨션인가, 그 이유는 실제로 천재 너드들이 모여 살았던 집에서 모든 게 시작되었기 때문이에요. 2006년 실리콘밸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레인보우 드라이브 21677번지 저택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플래닛랩스의 공동 창립자인 윌리엄 스펜서 마셜이에요. 이 집을 레인보우 맨션이라 이름 붙이고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명의 룸메이트를 구했는데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라서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였고 특이한 거주자들이 자유롭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너드 맨션이 되었다고 하네요. 레인보우 맨션 사람들에게는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진지한 열망이 있었고, 마셜의 기행과 레인보우 맨션만의 색다른 생활 방식이 있었기에 플래닛랩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거예요.
민간 우주산업 하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를 떠올렸는데 이에 못지 않게 활약하고 있는 4개 회사 리더와 엔지니어들을 알게 되어서 놀랍고 신기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로켓과 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열정과 집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플래닛랩스를 비롯한 로켓랩, 아스트라, 파이어플라이와 같은 우주 기업들의 경쟁력이 민간 우주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하지만 점점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니 미래는 알 수 없어요. 저자는 현재 우주산업이 일종의 집단 환각에 의해 움직인다고 분석하면서 민간 우주 분야는 부침은 있을지언정 기술의 진화는 계속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어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결국 사람이 해내는 것이니까요. 레인보우 맨션의 사람들처럼 지구와 인류를 위한 야심찬 목표를 향해 과감하게 나아가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