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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 인생의 굴레마다 찾아온 뜻밖의 해답
우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친 하루 끝, 무엇으로 마음을 달래며 살고 있나요.
매일 겪는 일상의 스트레스는 소소한 즐거움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가끔은 버거운 순간이 있네요.
한 끼 식사를 거른다고 해서 쓰러지는 건 아니지만 계속 굶는다면 버텨낼 수 없듯이 우리 마음도 일용할 양식이 필요하네요.
《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는 우인 작가의 책이네요.
저자는 13년 차 직장인으로, "당신의 평화는 회사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붙잡고 부처님 말씀을 거꾸로 읽기 시작했더니 일상에서 겪는 막막함과 번뇌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이름을 붙여주어 마음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불교 수행이나 불교 공부가 아닌 부처님 말씀의 한 문장을 일상에 적용하는 현실적인 마음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네요.
여기엔 구체적인 고민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숨겨진 마음이 무엇인지 부처님의 언어로 이름을 붙여주고,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내준 다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주네요.
"저는 요즘 한 사람을 미워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민망합니다. 키보드 소리 때문입니다. 옆자리 동료가 키보드를 칠 때마다, 특히 문장 끝에 엔터 키를 '탁!' 내리칠 때마다 제 심장과 신경줄이 같이 툭툭 끊어집니다. 비싸게 주고 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귀가 아프도록 눌러써도 그 소리만은 뼈를 타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사람이 커피 마시는 모습도 보기 싫어졌습니다. 어제는 창밖에서 공사장 드릴 소리가 온종일 울렸는데, 이상하게 그건 하나도 안 거슬리더군요. 제 귀가 유별나게 예민한 걸까요, 아니면 그 사람이 정말 배려가 없는 걸까요?"
(56-59p)
이 고민은 옆자리 동료의 키보드 소리가 아니라 그 동료에 대한 싫은 마음이 문제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네요. 희한하게도 남의 고민은 문제의 원인이 딱 보이는데, 그 고민이 내 것이 되면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고요. 저는 반대의 경우가 생각나네요. 누군가 좋아지면 웬만한 실수는 넘어가게 되고, 다 괜찮다고 느껴지잖아요. 안타깝게도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는 비호감인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싫은 사람은 뭘 해도 밉상인데, 그 마음 때문에 내가 괴롭다면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수밖에는 없네요. 저자는 이 고민의 원인을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고 해석했네요. 일체유심조를 직장의 언어로 바꾸면,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할 정당한 근거를 찾기 위해 소음을 이용한다. 소리 그 자체에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그 소리에 낙인을 찍어 내 가슴에 꽂는 것은 내 판단입니다." (59p)라고 진단하면서 옆자리 동료를 향한 레이더를 끄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주네요. 소리가 날아올 때 속으로, "저 사람도 지금 자기 일을 하느라 손가락이 바쁘구나."라는 사실만 볼 것, 그 소리에서 '나를 향한 악의'라는 억측을 걷어내라는 거예요. 그래도 미움이 차오르면 스스로에게 ' 이 소리가 진짜 소음인가?'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상대를 고칠 일이 아니라 내 레이더를 끄면 될 일임을 깨닫게 되네요. 마음의 수양만으로 환경의 한계가 극복되지 않을 때는 물리적 우회로, 팀원 전체에게 키스킨을 돌리는 식으로 내 평화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유연함을 가지라는 거예요. 소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소음에 반응하며 괴로워하는 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면 주도권을 쥘 수 있네요.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일체유심조라고 하네요.
불교는 마음과 인간관계의 본질을 흐르는 강물에 자주 비유하는데, 부처님 말씀은 흐르는 강물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네요. 오늘 내 마음이 탁해졌다면 억지로 맑게 하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히 흘러간다는 걸, 상처받아도 흔들려도 나만 단단하다면 다 괜찮아진다는 걸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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