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 수면법 - 잠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다
메레인 판더라르 지음, 고현석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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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잠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비교적 짧은 편이에요.

눈을 감고 크게 뒤척거리지 않아도 어느새 잠이 들어서 불면으로 고생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요즘 수면 시간은 충분한 것 같은데 뭔가 자고 나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찌뿌둥한 느낌 때문에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사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지 않는 이상, 자신이 어떤 수면 상태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좋은 잠, 숙면의 비밀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원시인 수면법 : 잠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네덜란드 수면의학센터에서 수년간 수면장애 환자들을 치료해 온 베테랑 치료사인 메레인 판더라르의 책이네요. 저자는 스물여덟 살 무렵, 당시 수면센터에서 치료사로 일하던 시기에 심각한 불면증이 생겼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을 뿐더러 일반적인 수면 치료법이 효과가 없어서 직접 나서게 됐다고 해요. 좋은 수면의 메커니즘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왜 수면 문제를 겪게 됐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면의 비밀은 인간 진화 초기부터 형성된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있다는 거예요.

"원시인류도 불면증을 겪었을까? 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현대의 수렵채집인들과 같았다면, 아마 불면증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전통 생활을 유지하는 부족들 사이에서는 '불면증'이라는 말조차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드자 족은 우리보다 훨씬 더 자주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만 밤중에 깨거나 늦게 잠드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런 생각은 산업화 사회에서 자라난 우리에게는 매우 다른 접근 방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매일 밤 잠과 씨름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위안이 될 수 있다. ···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냉소적인 위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얕은 잠을 자는 사람들은 어쩌면 동굴 속에서 모두를 지켜 낸 '슈퍼 히어로'였는지도 모른다."

(133-134p)

이 책에서는 수십만 년 전 원시인류의 삶을 통해 수면의 진화적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가장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수면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수면자들이 8시간을 잔다는 고정관념부터 내려놓아야 해요. 불면의 핵심은 단순히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밤에 어떻게 깨어 있는가, 즉 깨어 있는 시간이 불안하거나 초조한 것이 문제라는 거예요. 완벽한 잠에 대한 집착과 강박을 버리고, 낮 동안에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자신의 생체리듬을 존중하며 생활하는 습관이 중요하네요. 스트레스와 긴장은 우리의 수면을 위협하는 포식자와 같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스스로 이완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내면의 포식자들을 몰아내고, 몸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면 돼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원시인처럼 자연스럽게 잠들고 깨어나라는 거예요. 자연의 리듬을 회복하라! 어쩐지 노자의 무위자연과 일맥상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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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랜드
사와무라 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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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나친 상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왜 자꾸만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로 될 것 같은 불안한 기분이 드는 걸까요.

그동안 우려했던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그려낸 소설,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곧 다가올,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서 더 섬뜩했네요.

사와무라 이치 작가의 단편소설집 《패밀리 랜드》는 첨단 기술과 AI로 달라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네요. 2020년 제19회 센스 오브 젠더상 특별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6년 전 작가가 그려낸 미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는 자각이 소름 돋는 지점이네요.

사실 진짜 공포는 멀리 있지 않아요. 귀신, 유령, 초자연적 현상에 관한 괴담은 많지만 실제로 겪는 사람들은 많지 않잖아요. 하지만 여기에 수록된 여섯 편의 이야기는 첨단 기술 발전으로 왜곡된 인간의 욕망과 가족의 굴레를 다루고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인 「컴퓨터 시어머니」는 디지털 시대의 시집살이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었고, 「날개 꺾인 금붕어」는 유전자 조작이 가능한 사회에서 출산과 육아, 교육의 모습을 그려내어 영화 <가타카>를 떠올렸네요. 「매리지 서바이버」 는 현재 우리에게도 익숙한 결혼 정보 사이트로 이루어진 커플의 이야기를, 「사요나키가 날아오른 날」에서는 자율성을 잃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오늘 밤 우주선이 보이는 언덕에서」는 기괴한 돌봄의 기술을, 「사랑을 말하기보다 이와 같이 집행하자」는 디지털 장례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이미 우리의 일상에는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이 스며들어 있어서,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네요.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네요. 가장 공격적이고 참담한 시나리오는 인공지능이 자아를 가지게 되면서 인간처럼 자기 보호와 욕구를 갖고 인간에게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건데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유와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인공지능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네요. 삐뚤어진 욕망에는 브레이크가 없으니까요. 첨단 기술이 가져온 편리함과 효율성의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진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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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을 쓰는 시간
노자 지음, 장석주 옮김 / 니들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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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치고 불안하고 괴로운 사람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세상이 정한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본연의 나로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노자(老子)예요. 중국 역사상 가장 극심한 혼란과 전쟁의 시대로 알려진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철학자이자 도가 사상의 핵심 경전인 『도덕경』의 저자로 알려져 있네요. 노자가 말하는 '도(道)'는 세상 만물이 태어나고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이자 자연의 법칙이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고, 물처럼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네요. 어찌보면 온갖 스트레스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도덕경을 쓰는 시간》은 노자의 『도덕경』을 알기 쉽게 우리말로 풀어내고, 그 문장들을 읽고 필사하며 사유할 수 있는 책이네요.

이 책에는 『도덕경』 상편 <도경> 37장, 하편 <덕경> 44장, 총 81장 (5,000자) 원문과 음, 번역된 문장이 수록되어 있는데, 『도덕경』을 우리말로 옮긴 이는 장석주 시인이네요. 한때 출판사를 꾸리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마흔 중반에 서울을 떠나 안성에 '수졸재'를 짓고서 약 15년 동안 동안 도가 사상을 공부하며 보냈다고 하네요. 『도덕경』을 읽고 또 읽으면서 마음의 근심과 번민을 덜어내고 고요로 충만해지는 삶을 경험했기에 자신이 배우고 익힌 노자의 지혜를 널리 알리고자 새롭게 완역한 필사집을 내놓았다고 하네요.

저 역시 노자의 도가 사상에 관심이 있어서 『도덕경』 을 읽은 적이 있지만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던 터라 이번 책이 반가웠네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역한 부분도 있고, 각 장의 핵심 문장을 소제목으로 표기하여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음미하게 만드네요.

<도경> 상편 제1장의 첫 문장은 "道可道 非常道 (도가도 비상도)", 즉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14p)인데요. 이 구절은 말로 딱 잘라 설명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하고 참된 진리가 아니라는 뜻이네요. 인간의 언어나 개념으로 우주의 근본 진리인 '도'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고 규정하는 순간 진짜 모습 중 일부만 남고 나머지는 가려지기 때문이네요. 진리는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네요. 도 자체가 중요하다고해서 도를 억지로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으며, 각자 본래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본성을 따르는 것이 참다운 삶이라는 거예요.

제29장을 보면, "세상은 신비로운 그릇과 같다. 장차 세상을 그러쥐고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한다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신령한 그릇이라 인위로는 어찌할 수 없다. 억지로 잘 해보려는 자는 실패하고, 억지로 잡으려는 자는 놓친다. 어떤 것은 앞서가고 어떤 것은 뒤따르며, 어떤 것은 숨을 내쉬고, 어떤 것은 숨을 들이마시며, 어떤 것은 강하고 어떤 것은 여리며, 어떤 것은 꺾이고 어떤 것은 무너진다. 그러므로 성인은 극단과 사치와 교만을 버려야 한다." (100p)라고 했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이러한 세상 이치를 깨달아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물과 같이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만물을 이롭게, 겸손과 유연함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네요.

노자의 문장들을 눈으로 읽고, 소리내어 읽으며, 손으로 써가면서 걱정, 근심, 불안은 비워내는 연습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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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과학 -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
곽재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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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틈틈이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는데, 매번 그 양에 놀라게 되네요.

택배 상자부터 일회용품, 플라스틱, 종이, 캔 등등 버려야 할 쓰레기들이 넘쳐나네요.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제로웨이스트,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가 않네요. 줄이고 줄여도 여전히 쌓이는 쓰레기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환경공학자이자 SF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의 《쓰레기 과학》은 세상의 쓰레기들을 과학의 눈으로 새롭게 보여주는 책이네요.

저자는 환경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려는 솔직한 태도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쓰레기라고 이야기하네요. 더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관심을 가질수록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은 쓰레기네요. 이 책에서는 쓰레기의 운명을 '땅에 묻기'와 '재활용하기'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네요.

지구에서 가장 큰 쓰레기장이 된 니모 지점으로 시작해 우리나라 최대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 집파리와 해충의 과학, 매립지와 중장비의 원리, 쓰레기에 양자 이론 적용하기, 쓰레기 대란과 쓰레기 불법 야적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네요. 환경문제는 막상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잘해야 본전이지만 늘 그렇듯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사람들이 진짜 영웅이네요. 환경문제는 처벌과 사후 수습보다 예방과 지원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칭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네요. 경상북도 영주처럼 알루미늄 재활용 성공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도 재활용 산업으로 활용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밖에 철, 희귀 금속, 배터리, 종이,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건설 폐기물 등 처리해야 할 쓰레기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하는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이네요. 최근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쓰레기 처리에 도움이 되는 분야가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네요. 쓰레기 문제는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되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유익한 내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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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
버네사 테일러 지음, 박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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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과 강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이미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강을 따라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왔네요.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곳엔 강이 있었고, 강을 따라 신과 인간, 문명과 제국, 흥망성쇠라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네요.

《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는 버네사 테일러의 책이네요.

저자는 영국 그리니치대학교에서 강과 물, 환경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라고 하네요. 이 책은 일곱 개의 강을 중심으로 인류 문명과 세계사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역사적 지식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집트 문명의 근원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 유럽을 관통하는 다뉴브강, 인도 문명의 갠지스강, 영국의 역사를 품고 있는 템스강, 미국의 경제를 이끈 미시시피강, 서아프리카 내륙 고대 문명의 니제르강, 중국 고대 문명의 양쯔강까지 일곱 개의 강을 고른 이유는 이 강들이 인류 문명의 형성과 권력, 교역, 신앙의 중심이자 끊임없는 전쟁과 약탈의 현장들이기 때문이네요.

역사를 인간 중심의 연대기로 나타내는 방식이 익숙한데, 여기에선 문명을 탄생시킨 거대한 생명체로서의 '강'과 그 강을 둘러싼 지질학적 기원이나 고대 왕국과 문명, 신화와 종교, 권력과 정치라는 얽히고 설킨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어서, 일곱 개의 강을 따라 자연스럽게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네요. 놀랍게도 시대마다 물길을 장악하려는 정복자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고, 권력을 쥔 자들은 적나라하게 자신의 야망을 드러냈네요. 강은 단순한 물길을 넘어 그 땅에 뿌리내린 국가의 민족의 정체성을 빚어내는 핵심 요소였으나 어느 한 민족의 독점을 허락하지 않았네요. 인간은 강의 주인이 되려고 했지만 정작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강'이었네요. 수로와 관개지를 관리한다는 명목 아래 고된 노동과 노예화, 강제 이주 등으로 수많은 죽음의 현장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죽음을 무릅쓰고 노 저어갔던 자유의 건널목이 되었으며, 여전히 모든 생명체의 역사가 담긴 삶의 터전이네요. 문제는 우리들이네요. 오늘날 강에서 벌어지는 자연 생태계의 쇠퇴와 몰락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네요. 모든 주요 강의 여정이 끝나는 지점에는 바다로부터 위협받는 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모든 강은 해수면 대비 고도가 낮아지고 있어요. 니제르강 삼각주와 나일강의 삼각주 지역 마을들, 템스강 하구, 갠지스-브라마푸트라강과 미시시피강의 삼각주 지역들이 가라앉고 있으며, 다뉴브강 삼각주에 대도시는 없지만 흑해 역시 수면이 상승하고 있네요. 저자는 태평양의 저지대 섬들과 삼각주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기후 난민들의 가혹한 현실이 결국 시간차를 두고 우리 모두에게 닥쳐올 미래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일곱 개의 강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발견하게 되네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생명이 강을 매개로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제는 강의 주인이 누구냐가 아니라 강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생명의 물줄기를 지켜내는 데에 집중해야 해요.


"강은 언제나 양날의 검과 같았다.

특히 그 물줄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강은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내어주고 메마른 땅을 옥토로 바꾸며,

교역로와 군사 수송로가 되어주는 생명의 통로였다.

동시에 그 자체로 단단한 방어벽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강이 천연의 국경으로 선포되는 순간,

그곳은 순식간에 사투의 현장으로 변모했다.

··· 흥미로운 점은 이 강 역시 역사상 단 한 번도 단일 세력에 의해

완전히 점령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100-101p)


"강을 뜻하는 영어 단어 'river'는 경쟁자를 의미하는 'rival'과 그 뿌리가 같다.

이는 라틴어 '리발리스 rivalis'에서 유래한 것으로,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는 이를 '본래 시냇물의 반대편 강둑에 사는 사람,

또는 타인과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앞서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언급했던 '다뉴브의 물결이 두 나라의 강변을 적신다'는 말은,

인접한 국가들이 일종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뜻이었으나 결코 따뜻한 유대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다뉴브 강변의 국가들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기보다는, 한정된 자원과 권력을 놓고 다투는

경쟁적인 관계인 경우가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126p)


"그 후 루뭄바는 은크루마가 그에게 건네준 창을

그들을 향해 겨누었다.

그러자 그들은 폭풍을 앞에 둔 거위들처럼 달아났다."

(4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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