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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을 쓰는 시간
노자 지음, 장석주 옮김 / 니들북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치고 불안하고 괴로운 사람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세상이 정한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본연의 나로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노자(老子)예요. 중국 역사상 가장 극심한 혼란과 전쟁의 시대로 알려진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철학자이자 도가 사상의 핵심 경전인 『도덕경』의 저자로 알려져 있네요. 노자가 말하는 '도(道)'는 세상 만물이 태어나고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이자 자연의 법칙이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고, 물처럼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네요. 어찌보면 온갖 스트레스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도덕경을 쓰는 시간》은 노자의 『도덕경』을 알기 쉽게 우리말로 풀어내고, 그 문장들을 읽고 필사하며 사유할 수 있는 책이네요.
이 책에는 『도덕경』 상편 <도경> 37장, 하편 <덕경> 44장, 총 81장 (5,000자) 원문과 음, 번역된 문장이 수록되어 있는데, 『도덕경』을 우리말로 옮긴 이는 장석주 시인이네요. 한때 출판사를 꾸리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마흔 중반에 서울을 떠나 안성에 '수졸재'를 짓고서 약 15년 동안 동안 도가 사상을 공부하며 보냈다고 하네요. 『도덕경』을 읽고 또 읽으면서 마음의 근심과 번민을 덜어내고 고요로 충만해지는 삶을 경험했기에 자신이 배우고 익힌 노자의 지혜를 널리 알리고자 새롭게 완역한 필사집을 내놓았다고 하네요.
저 역시 노자의 도가 사상에 관심이 있어서 『도덕경』 을 읽은 적이 있지만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던 터라 이번 책이 반가웠네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역한 부분도 있고, 각 장의 핵심 문장을 소제목으로 표기하여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음미하게 만드네요.
<도경> 상편 제1장의 첫 문장은 "道可道 非常道 (도가도 비상도)", 즉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14p)인데요. 이 구절은 말로 딱 잘라 설명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하고 참된 진리가 아니라는 뜻이네요. 인간의 언어나 개념으로 우주의 근본 진리인 '도'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어떤 것에 이름을 붙이고 규정하는 순간 진짜 모습 중 일부만 남고 나머지는 가려지기 때문이네요. 진리는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네요. 도 자체가 중요하다고해서 도를 억지로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으며, 각자 본래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본성을 따르는 것이 참다운 삶이라는 거예요.
제29장을 보면, "세상은 신비로운 그릇과 같다. 장차 세상을 그러쥐고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한다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신령한 그릇이라 인위로는 어찌할 수 없다. 억지로 잘 해보려는 자는 실패하고, 억지로 잡으려는 자는 놓친다. 어떤 것은 앞서가고 어떤 것은 뒤따르며, 어떤 것은 숨을 내쉬고, 어떤 것은 숨을 들이마시며, 어떤 것은 강하고 어떤 것은 여리며, 어떤 것은 꺾이고 어떤 것은 무너진다. 그러므로 성인은 극단과 사치와 교만을 버려야 한다." (100p)라고 했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이러한 세상 이치를 깨달아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물과 같이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만물을 이롭게, 겸손과 유연함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네요.
노자의 문장들을 눈으로 읽고, 소리내어 읽으며, 손으로 써가면서 걱정, 근심, 불안은 비워내는 연습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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