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워진 세계
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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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인가?'를 고민하던 때가 있었네요.

어쩐지 아닌 것 같아서,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했네요. 그리고 마침내...

아사쿠라 히로카게의 장편소설 《우리가 주워진 세계》는 참으로 묘한 이야기네요.

청소 일을 하며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치워야 하는 남자와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으듯이 끊임없이 쓰레기를 주워 모아야 안심하는 여자가 있네요.

101호에 사는 남자 아사히는 더러운 것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취업도 공무원 시험도 떨어진 상태라서 어쩔 수 없이 민간 청소업체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네요. 더러운 쓰레기를 수거하는 고된 일인 데다가 종종 막말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이 빠지지만 다른 일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고 보수가 괜찮은 편이라서 꾹 참고 있네요.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 덕분에 깨끗해졌으면 감사하지는 못할망정 깔보고 무시하다니, 그런 못된 언행 자체가 완전 쓰레기네요.

반년 전, 옆집으로 이사 온 102호 여자 도모에의 집을 우연히 보게 된 아사히는 기겁하고 말았네요. 불과 6개월만에 집안이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쓰레기집이 되어 있었네요. 같이 일하는 민토에게 그 얘길 했더니 기어코 와 보겠다고, 평소에 누구도 집으로 초대한 적 없는 아사히지만 줄기차게 와 보고 싶다는 민토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했네요. 아사히는 민토 때문에 이웃집 여자 도모에와 처음으로 긴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게 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꽁꽁 닫혀 있던 아시히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데, 그만··· 사람은 참 알다가도 모를, 그래서 우리는 상처받기도 하고 위로받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물건은 필요에 따라 쓸모가 정해지고 그 쓸모를 다하면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람은, 사람에게 쓸모라는 단어가 적합한가요. 무엇을 기준으로 쓸모를 정할 수 있나요.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안다면 타인을 쓸모가 아닌 존재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거예요.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약자에게 냉혹하네요. 서로 다른 환경이지만 똑같이 상처 입고 외로운 두 사람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되네요. 누군가를 줍고, 또 누군가에게 주워지며 삶은 이어진다고, 아사히의 심경 변화처럼 우리는 혼자인 것 같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아픔, 슬픔, 따뜻함이 공존하는 '쓰레기 왕국'의 이야기였네요.


청소 회사 아들인 민토는 어렸을 때부터 쓰

레기집 자식이라거나 냄새난다는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모욕에 익숙할지 모르지만 아사히는 아니었다. 

도지히 참을 수 없는 일은 참을 수 없다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충동을 꾹꾹 눌러 담아 뚜껑을 덮었다.

"내가 가끔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민토가 말했다.

"인간의 더러운 부분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서야.

봉투를 드는 순간, 알 수 있어. 

더러운 인간이 내놓은 더러운 쓰레기인지 아닌지 말이야."

(46-47p)


"보증금을 한 푼도 안 돌려주는 대신 쓰레기를 그냥 두고 나가도 좋으니

제발 나가달라고 전에 살던 집 주인이 간곡히 부탁하더라고.

그래서 필요한 물건만 챙겨서 나왔어.

이번엔 마음을 다잡고 깨끗하게 살아볼 생각이었는데

결국 이 꼴이야. '아, 역시 나도 사회의 쓰레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남자한테 버림받은 엄마한테 버림 받았을 때

난 이미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였는지도 몰라. 하하."

(96p)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문득 허탈감이 밀려왔다

아사히는 이제야 사노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쓸모없다며 버려지고,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쓰레기들이 어쩐지 가엾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아사히는 처음부터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애쓰며,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생활해 왔다.

아사히는 생각했다. 사노와 자신은 네거티브 필름과 포지티브 필름처럼

겉으로만 반대일 뿐, 결국 뿌리는 같은 존재가 아닐까.

사노와 마찬가지로 자기 역시 사회에서 쓸모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굴리는

거대한 수레바퀴 밖으로 밀려난,

쓸모없는 존재가 아닐까······.

(121-122p)


"···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해.

곁에 있어주고 함께 걷고 지금 이렇게 살아서

내 옆에서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3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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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을 유리하게 만드는 산수의 기술
니시오카 잇세이 지음, 김현경 옮김 / 로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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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학에서 기초가 중요하단 얘기는 귀가 닳을 정도로 많이 들었을 거예요.

암기 과목과 달리 앞선 개념이 다음 개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중간에 구멍이 생기면 고학년이 될수록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되기 십상인데, 이것은 어디까지는 수학을 공부하고 시험을 치뤄야 하는 학생들의 문제라고 여겼네요. 근데 수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초등산수'가 인생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책이 나와서 무척 궁금하더라고요. 미적분이나 확률이라면 모를까, 초등학교 때 배운 사칙연산과 기초 산수가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거지?

《결정을 유리하게 만드는 산수의 기술》의 저자 니시오카 잇세이는 삼수 끝에 도쿄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자신의 합격 비결은 '산수' 덕분이라고 이야기하네요. 고등학교 시절에 모든 과목이 엉망이지만 도쿄대를 가고 싶어서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게 진심이라면 네가 해야 할 일은 매우 간단해. 초등학교 산수부터 다시 시작해 봐. 초등학교 산수에는 모든 게 들어 있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중학교나 고등학교 수학뿐 아니라 모든 과목에 적용할 수 있는 '수를 다루는 감각'이 몸에 밸 거야." (7-8p)라고 하셨대요. 이때부터 선생님 말씀대로 초등 산수를 복습하고, 구구단을 다시 외우고, 100칸 계산을 다시 했더니 점차 중학교 수학을 이해하게 되었고, 문제가 술술 풀리면서 다른 과목 성적까지 올랐다는 거예요. 스스로 변화를 느낄 만큼 머리 회전이 빨라졌고, 고난도 문제도 척척 풀게 되어 도쿄대 모의고사 전국 4위를 기록하며 도쿄대 합격의 꿈을 이뤘다고 해요. 더 나아가 자신만의 공부법을 널리 전하기 위해 책도 쓰고, 회사도 설립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초등산수'가 저자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네요. 이 책에서는 초등산수 속에 담긴 숫자의 본질을 파악하여, 그 산수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단순한 계산 능력 외에 일상에서 산수를 응용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산수적 사고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를 증명해주네요. 특히 '시행착오적 사고'가 수 감각과 사고력을 높이는 중요한 사고법이며, 요점은 '우선 해 보자'라는 것이 굉장히 멋졌네요. 일단 시도해 봐야 답에 가까워진다는 것, 여러 번 실패를 겪더라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사고의 기술이라면 인생의 복잡한 문제들도 잘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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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손생의 수어 일력 365 - 모든 문장을 QR 영상으로 만나다
유슬기(유손생)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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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상에서 수어를 접해본 경험은 전혀 없지만 뉴스 화면 속 수어 통역을 보면서 궁금했네요.

'나도 수어를 배울 수 있을까?'

《유손생의 수어 일력 365》은 유슬기 선생님의 수어 교재네요.

저처럼 막연하게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한테는 참으로 반가운 책이네요.

그동안 살면서 농인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열심히 수어를 배워서 먼저 인사를 건네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건 늘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수어 일력 365, 제목처럼 이 책을 365일 달력처럼 

매일 넘겨가면 볼 수 있는 스프링 형태의 일력으로 되어 있어요.

매일 한 장씩 넘기면서 단어 1개와 응용 문장 1개를 배울 수 있는 구성이라서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네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작 설명이 나와 있고,

부족한 부분은 QR 코드로 생생한 영상과 함께 정확한 손동작을 따라할 수 있네요.

저자는 농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코다이며, 오랫동안 수어와 음성언어를 통역하는 일을 해왔다고 하네요. 또한 유튜브 채널 「유손생」을 시작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수어를 알리고 있다네요. 1월 1일, 처음 배우는 수어는, "안녕하세요", 양손을 가슴 앞쪽에 수평으로 둔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왼손을 빠르게 스치면서 양손 주먹을 쥐는 동작이네요. "안녕하세요"와 "안녕히 가세요"의 수어는 같고, 마주하는 상황에서는 인사가 되고, 헤어지는 상황에서는 작별이 되네요. 수어의 특징이 맥락을 통해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라서 손만 보는 게 아니라 수어를 하는 상황과 대화의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에서 종합 언어인 것 같아요. 꾸준히 365일, 한 장씩 수어를 배우는 즐거움을 주는 수어 일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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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 인문·사회 논술 - 기출문제와 예시답안 ㅣ 지상사 2027 대입 논술 (2026년)
김태희 지음 / 지상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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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입 인문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대학마다 언어논술, 수리논술 등 출제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목표하는 대학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네요.

《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 인문·사회 논술(2027)》은 대입 논술 대비 교재네요.

이 교재에서는 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 3개 대학의 기출문제와 예시 답안을 통해 논술 합격을 위한 답안 작성의 기술을 익힐 수 있네요.

대입 입문 논술에서 답안을 작성할 때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사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점수를 얻기 어렵고, 제시문을 이해하고 통합하여 자신의 견해로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러니 하루이틀 준비해서는 답안을 작성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네요. 대학마다 친절하게 기출문제 해설과 모범답안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논술 교재로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네요.

이 교재의 특징은 기출문제와 예시 답안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핵심 기술과 구체적인 꿀팁을 제공하네요. 합격 답안의 작성 기술의 첫 번째는 제시문의 핵심어와 중심문장을 찾아 논제 물음에 맞게 연결하는 논리 구조를 짜야 해요. 합격 답안이 되려면 무엇을 중점으로 평가하는지 알아야 해요.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제시문의 정보에 근거하여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답안을 작성해야 해요. 실제 합격생이 작성한 답안을 보면서 논술 중점 평가 항목을 확인하고, 학교별로 나온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직접 답안을 작성하면서 논술 훈련을 할 수 있네요. 기출문제마다 대학 제시 답안과 필자 예시 답안이 나와 있어서 비교하며 논증 구성 방법, 논술 문제 풀이 과정, 논증 지시어의 의미와 해독법을 꼼꼼하게 익힐 수 있네요. 꾸준히 실전처럼 제한 시간을 두고 답안 작성을 하며 실전 감각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될 교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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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 아이 : 하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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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소설이네요.

치넨 미키토 작가의 《몽환의 아이》는 상권, 하권 두 권으로 된 장편소설이네요.

상권에서는 주인공 시키나 아이가 이레스 환자를 깨우기 위해 몽환의 세계로 들어가 고군분투하는 내용이었다면, 하권에서는 완전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현실 속 연쇄살인범과의 접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네요. 의학적 지식으로 치료해야 할 의사인 시키나 아이가 무녀였던 할머니의 핏줄을 이어받아 유타로서 몽환의 세계에서 마부이(혼)를 구출해내는 역할을 한다는 설정이 신기하고 놀라웠네요. 무엇보다 아이 본인이 PTSD 환자였고, 치료를 받은 후에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진심이 무척 감동으로 다가왔네요. 훈훈하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로 흘러갔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을 텐데, 초반에 슬쩍 흘리듯이 지나갔던 연쇄살인 사건의 전말을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빠르게 전환되니까, 도저히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깨어나지 않는 잠에 빠진 환자들과 꿈속으로 들어가는 의사,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이 전혀 관련 없는 두 개의 세계처럼 보였는데 대단한 착각이었네요. 꿈과 현실 사이, 몽롱한 상태에서는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알 수 없듯이, '몽환의 아이'는 우리에게 무엇이 진실인가를 묻고 있네요. 주인공의 이름이 시카나 아이, 그래서 '아이'라는 단어가 처음에 헷갈리더라고요. 어린애를 뜻하는 말처럼 들리니까요. 근데 일본말로 '아이'라는 발음은 한자 '사랑 애'를 뜻한다고 하니, 뭔가 두 가지 의미가 통하는 것 같기도 해요. 주인공 아이의 숨겨진 트라우마가 몽환의 세계 속 크루루를 통해 조금씩 드러날 때, 우와,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몽환의 세계가 어떻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차렸을 때의 놀라움은,,, 치넨 미키토 작가님, 정말 대단하네요.


"아이는 말이다, 이제 어엿한 유타란다.

그러니까 아이의 쿠루루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지.

어떤 위험한 몽환의 세계라도 반드시 아이를 지켜줄 특별한 힘이.

아이, 자신의 쿠루루를 믿어라."

"저기, 할머니. 쿠루루는 모두에게 다 있는 거지?"

"응, 그렇지."

"모든 사람은 꿈에서 쿠루루를 만나지만, 깨면 잊는다.

하지만 나는 유타라 특별한 힘이 있어서 깨어나도 쿠루루를 기억한다.

그렇게 말했지?"

(17-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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