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살아있다 - 어머니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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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어머니를 통해 세상에 나옵니다. 뱃속에서부터 연결된 탯줄은 끊기지만 어머니와의 정신적인 연결고리는 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할 때 어머니라는 존재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어머니는 살아있다>라는 책은 숭고한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의 흔적들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삶이 등장합니다. 중요한 건 그들의 생애 초기에 어머니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부분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머니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사생아로 태어났거나 일찍 고아가 된 경우,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학대를 받은 경우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세속적인 관점에서 성공한 것과 개인적인 행복은 별개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 책을 보고나면 위대한 인물이 되는 것보다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자신의 어머니를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사람들은 정말 어머니께 감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근래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며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는데, 이 책은 반대의 의미로 눈물이 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운 연민의 감정이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던 그들뿐 아니라 그들의 어머니도 안타까워서... 유독 이 책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냉정하고 괴팍하며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모든 불행의 원인이 어머니 탓인 것처럼. 물론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는 여성의 지위가 낮았기 때문에 원치않는 결혼과 임신으로 불행한 여성이 많았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없었던 여성들은 임신을 통해 강요된 어머니가 되었고, 제대로 된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건 마치 도미노처럼 이어져서 자신의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 권의 책 속에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담아내다보니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어머니와의 관계를 풀어내기엔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좀더 깊이있는 정신분석을 기대했던 탓에 아쉬운 점은 있으나 내용 자체는 흥미로웠습니다. 국적이나 시대를 망라하여 전세계의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한 권에 압축한 인물사전을 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아픔 없는 삶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시련을 겪습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당당히 이겨낸 수많은 위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들처럼, 시련을 극복하는 힘은 용기와 선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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