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아이들 - 27년 경력 경찰관의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현장기록
김성호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암입니다."

병원 의사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길 위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제 심정이 그랬습니다.

우리 사회가 암에 걸린 것처럼 느껴져서 암울했습니다.

이 책은 27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 쓴 청소년 범죄에 관한 현장기록들입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십대 아이들이 벌인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고 있으려니 자꾸만 한숨이 나오고 속이 상합니다.

청소년 흡연과 음주, 학교폭력, 절도와 강도, 교통사고, 성폭력, 살인, 존손살인, 자살...

자세하게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합니다. 청소년이 벌인 범죄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영락없이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떠올렸을 겁니다.

더욱 소름끼치는 건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이나 죄책감이 없는 경우입니다. 또래 아이들끼리 집단 행동을 하다보면 순간적인 충동을 자제 못하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사건 사례들은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치밀하고 사악합니다.

근래 뉴스에 나왔던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이나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을 총망라한 내용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 범죄가 이처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도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년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짧은 형기와 보호처분 결정으로 인해 비행 청소년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의 시간을 갖지 못합니다. 청소년범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불안 요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소년법 개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112, 117 신고 정신입니다. 범죄행위를 목격해도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건이 더 커지는 요인이 됩니다. 누구든지 신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솜방망이 처벌이 사라져야 하고, 청소년 범죄를 성인 범죄의 연장선에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이 바뀌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인성은 가정에서부터 형성됩니다.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원만하고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면 자녀에게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도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 교육에 신경써야 합니다. 어른들이 모범이 되지 않으면서 아이들한테만 잘 하라고 떠드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자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진정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바른 생각과 의식을 가르치고, 사랑과 관심을 준다면...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습니다, 나쁜 아이로 키워졌을 뿐입니다. 길 위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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