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
엔리코 이안니엘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원더풀 이시도로, 원더풀 라이프>는 동화 같은 소설이에요.

마티넬라라는 마을에 살고 있는 열 살 된 소년이 있어요.

원래 이름은 이시도로 라지올라인데, 휘파람을 잘 불어서 '휘파람돌이'나 '꼬마 새'라고 불러요.

학교에서는 '홀쭉이 배 이시도로'라고 불러요. 너무 빼빼 말라서 척추와 뱃가죽이 거의 들러붙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광장 뒤편의 작은 골목에 존조 씨의 가게가 있어요. 바로 그곳에, 인도 검은 새 알리가 새장 안에 있어요.

이시도로가 두 살 되었을 때, 아빠와 함께 그 골목길을 걷고 있었어요.

검은 새가 이시도로를 쳐다보고 있었고, 이시도로도 그런 검은 새를 쳐다보았어요.

잠시 후 검은 새 알리는 새로운 친구에게 감미로운 휘파람을 불어주었어요. '굉장해!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야!' 흥분 그 자체였어요.

이시도로도 뭐라고 대답하고 싶었어요. 아직 촛불 끄는 법도 모른던 어린애가 입술을 우 모양으로 만들고 숨을 내쉬었어요.

그래서 어린아이의 성대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우를라피스키오(이 단어는 이시도로 아빠가 만든 것. 아빠는 단어 발명가임.)를 한 거예요.

검은 새 알리는 또 다른 휘파람 소리를 냈고, 이시도로는 곧바로 흉내를 냈어요. 그렇게 이시도로와 알리는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보통 아이들처럼 부모님과 어떤 여자아이를 사랑하고 음악과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시도로에게 특별한 일이 생겼어요. 휘파람으로 공연 무대에 서기로 한 것.

그건 노첼라 아저씨(별명은 칸초네 아저씨)가 이시도로의 휘파람이 특별한 재능이라면서, 궁극적으로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의 메시지로 휘파람을 불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에요.  혁명의 휘파람을 불어야 한다고, 휘파람은 노동계급만 이해할 수 있는 암호가 될 거라고 말이죠.

알리는 이미 세상에는 서로 다른 언어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언어, 누군가는 괴롭힘을 당해서 울고 또 다른 누군가는 괴롭면서 웃는...

알리는 이시도로에게 주의를 주었어요. 이시도로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구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아이들의 꿈은 금방 실현되는 반면에 어른들의 현실은 꿈이 실현된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아저씨는 라체도니아 연주회를 위해 이시도로에게 연습을 시켰어요. 공연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하라고 알려줬어요.

"이제 여러분에게 오늘의 마지막 단어를 가르쳐드릴게요. 그리고 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요. 지금 해볼 문장은 '자유롭고, 단결하고, 굳건하라. 주인도 노예도 없다'예요."(173p)

1980년 6월 26일, 라체도니아의 광장에서 이시도로는 멋진 휘파람 공연을 했어요. 그때 놀라운 일이 벌여졌어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새로 변해가는 광경. 이시도로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요. 예전에는 언어가 그들을 가둬두는 새장이었다면, 휘파람으로 드디어 그 새장을 박차고 나온 것 같았어요.

엄마는 이시도로에게 밤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성장하는 것은 헤어진다." , "강아지는 어미 개와 헤어진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때, 헤어져보면 알고 떨어져보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어린 이시도로는 그 반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빠와 엄마, 칸초네 아저씨와 혁명, 르노 아저씨, 알리, 이에소 아줌마, 존조 아저시, 아르도와 마렐라를 모두 함께 연결해서 간직하고 싶었어요. 자신의 동네이자 삶인 그 세계를 휘파람 속에 간직하고 싶었어요.

르노 아저씨는 프랑스 사람으로 대학교에서 인간 집단의 행동을 연구한대요. 그래서 알리와 이시도로가 휘파람으로 대화하는 것을 녹음하고 연구하고 싶어해요. 프랑스어로 '휘파람 불다'라는 말은 '시플로테'라고 한대요. 르노 아저씨는 말했어요. "너는 이제부터 이시도로 시플로틴이야, 휘파람 소년 이시도로."

휘파람 부는 아이 이시도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지진으로 부모님을 잃고 말까지 잃게 된 이시도로.

이 소설은 평범한 소년에게 마법 같은 휘파람을 가르쳐준 검은새 알리처럼 우리에게도 휘파람을 불어주네요.  들리시나요, 당신을 위해 부는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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