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기계 - 생체역학자 미미 코엘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8
드보라 파크스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 / 해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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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중 여덟번째 책입니다.

왜 이런 시리즈를 출간하게 되었을까요?

현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과학자들을 소개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될 것 같습니다. 여성에게 배타적인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과학자들이 탁월한 업적을 이뤄냈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들의 삶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수학이나 과학을 여자아이가 잘하면 돌연변이 취급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잘못된 편견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어떤 분야든지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여 막아서는 안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반갑습니다. 당당하게 과학자의 삶을 살고 있는 여성들을 보면서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은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미미 코엘이야말로 역경을 극복해낸 의지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하며 살아왔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여자가 무슨 과학자냐며 반대하는 가족에게 맞서 싸웠고, 난독증 때문에 몇 배로 고생하며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녀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호기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녀는 종종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자연은 어떻게 움직일까?" (22p)

원래 그녀는 미술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자연에서 찾아낸 형태가 아트 스튜디오에서 그린 스케치와 수채화에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하니, 그녀의 예술적 관점이 과학을 보는 방법에 영향을 준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미미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은 베트남 전쟁(1963~1975)이 벌어졌던 때라서 반전 운동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전공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자신이 즐겨 그렸던 자연의 형태, 즉 살아 있는 생물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생물학에서 배우게 되면서, 미술보다 생물학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대학원 진학 대신 매사추세츠 해안의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실험실 기사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미미의 임무는 어느 과학자의 연구를 도와주는 것이었는데, 그 과학자는 페인트 회사가 뉴저지의 물에 버린 산업 폐기물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배웠지만 자신의 연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구라는 점에서 좌절감을 느낀 미미는 듀크 대학교 동물학 대학원에 진학하게 됩니다. 드디어 과학 분야에 발에 내딛은 그녀는 생체역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해양학자를 꿈꾸는 그녀에게 바다는 연구 대상이자 위험한 장소였습니다. 성난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것.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여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녀가 연구하는 해양생물들은 매우 흥미롭고 신기한데, 매번 연구 제안서가 퇴짜 맞았던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결론은 해피엔딩입니다. 여성 과학자로서 자신만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 5월 1일,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비로소 과학자로서 인정받는 순간이기에 더 감격적인 것 같습니다.

바닷가재의 코, 유충, 깃털이 달린 공룡 화석까지 그녀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들 눈에는 과학자의 삶이 만만치 않아 보여도, 그녀 자신은 그냥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뿐이라는 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자연에 매료된 생체역학자 미미 코엘을 보면서 인생 수업을 받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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