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정신분석학부터 사회학까지 다양한 학문으로 바라본 성
이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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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성에 대한 얕지않은 지식>은 정신분석학부터 진화심리학, 사회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해 바라본 성(性)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끌리는 분야이나, 드러내놓고 떠들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왜 우리 사회는 성을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그동안 듣고 배운 것들만 정상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우리는 성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공식적으로 배운 거라곤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전부일 겁니다. 여자와 남자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어 아기가 생긴다는 내용.

겨우 생물학적 지식만 알려주는 성교육, 더 궁금한 것들은  "니들도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되는 거야."라며 어물쩍 넘겨버리는 수준.

어른이 되고보니 성에 대한 지식은 단순히 지식의 문제가 아닌 정체성과 가치관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보수성을 지니는 것과 무지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성을 잘 모른 채 왜곡되고 편협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보수성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성에 무지하지 않아야 나를 이해할 수 있고,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왜곡된 성문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성을 상품화시키는 데에만 급급하여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시민들이 나서서 경고하고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좀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앞서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게일 루빈이라는 미국의 사상가입니다. 여성운동 안에서도 급진적인 진보주의를 자처하며 다양한 성과 애정 행각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 변천할 수 있다며 다원주의 성 윤리학을 주창합니다. 인간의 성을 단일 기준으로 평가하고 검열하며, 특정한 방식으로만 성행위가 이뤄져야 하고 모든 사람이  그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란 표현형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켜 LGBTI 라고 일컫습니다  - 여자 동성애자 lesbian , 남자 동성애자 gay , 양성애자 bisexual , 성정체성 불일치자 transgender , 간성 Intersexed 의 앞 글자를 딴 용어입니다. 동성애가 같은 성에 끌리는 사람이라면 양성애자는 여성과 남성 모두와 관계하는 사람이며, 성정체성 불일치자는 자신의 신체 성별과 정체성이 다른 사람이고, 간성은 남녀의 성기를 다 가졋거나 남자와 여자로 분류하기 어려운 형태의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LGBTI 말고도 무성애자라는 성 소수자들도 있습니다.

인류사 내내 성 소수자들은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숨겼을 뿐 성 소수자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건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 태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관습에 어긋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성생활을 비난하고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성생활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은 인류애의 정치로 이어집니다. 동성애를 개인의 사생활 영역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사회적 논의가 요구됩니다.

저자는 정상과 비정상은 본래 주어진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구분되는 인공물이고, 권력의 가치 체계에 따라 평가된 결과라고 말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차이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자유롭고 건전하게 누릴 수 있는 성, 민주화된 성 도덕을 실현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부디 성에 관한 지식과 인식의 변화가 우리의 삶을 좀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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