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아라벨라 카터-존슨 지음, 노혜숙 옮김 / 엘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리스>는 사랑의 기록입니다.

책표지에 보이는 소녀가 아이리스입니다.

커다란 붓을 들고 있는 아이리스를 보면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이리스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시끄러운 소음을 견디지 못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불안함을 느낍니다.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걸 싫어합니다.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이 꼭 있어야 안정이 됩니다. 아기 때부터 너무나 예민해서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아이리스를 안고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좀더 크면 나아질거라는 희망으로.

아이리스는 만 두 살 때 자폐스펙트럼장애 판정을 받습니다. 자폐증.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요. 아이를 키우면서 어디가 조금만 다쳐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게 부모 마음입니다. 그런데 치료제도 없는 병이라니.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합니다. 먼저 아이리스를 키우기에 알맞은 시골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넓은 정원이 있는 집. 그리고 아이리스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집중하면서 모든 것을 맞춰주려고 노력합니다.

이 책은 아이리스의 엄마 아라벨라 카터 존슨이 쓴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리스뿐 아니라 엄마 자신의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아이리스의 아빠를 만났고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결혼 이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까지. 아이리스를 임신했을 때는 양가의 첫번째 손주였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축복을 받았는지도 나옵니다.

아이리스를 키우면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들은 많았지만 그때마다 가족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이리스 곁에서 사랑으로 지켜봐준 엄마와 아빠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아이리스는 웃을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는 느리지만 가족들의 사랑으로 조금씩조금씩 아이리스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매일 아이리스를 돌보면서 아이리스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리스가 그린 그림들을 온라인 상에 올리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처음에 사람들의 관심을 끈 건 아이리스의 그림이었는데 나중에는 아이리스가 겪고 있는 자폐증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아이리스의 부모가 방송을 결심하고 이 책을 출간한 것도 모두 자폐아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폐증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갖는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는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모릅니다. 겉보기에는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게 없기 때문에 돌발적인 행동을 하면 매우 무례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책 속에서도 아이리스가 공연을 보면서 떠들고 손을 흔든 것에 대해 누군가 비난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요? 아마도 함께 나누려는 마음, 그 마음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리스의 그림은 따뜻하고 평화롭습니다. 말로 다 표현하지는 못해도 아이리스는 그림을 통해 사랑을 전해주는 듯합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크기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아이리스의 그림이 주는 감동만큼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아픔을 치유하는 건 역시, 사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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