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샤쓰 눈이 깊은 아이 문학을 보다 1
방정환 글, 이일선 그림 / 눈이깊은아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5월은 어린이날~
그리고 방정환 선생님이 떠오르는 5월이다.
<만년샤쓰> 1927년 3월 1일 잡지 <어린이>에 발표한 작품이다.
원문 그대로 쓰기에는 아이들이 모르는 옛말이 있어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쉬운 말로 바꾼 것 이외에는 방정환 선생님의 문체를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
덕분에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이 가진 느낌과 발표 당시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한 편의 이야기가 재미뿐 아니라 공부가 될 것 같다.
주인공 창남이는 선생님 앞에서도 태평하게 너스레를 떨 정도로 활달하고 밝은 성격이라 반에서 제일 인기가 좋은 소년이다. 이름이 창남이고, 성이 한씨로 비행사 안창남 씨와 이름이 같다고 친구들이 비행가라고 부른다. 교복은 비록 낡고 해어졌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주눅이 든다거나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법이 없고, 평상시 우스운 말을 잘 지어내고 친구들이 곤란할 때 좋은 의견을 내다보니 비행가라는 별명처럼 시원시원한 소년이다.
그러던 어느날 창남이가 지각을 한다. 이유인즉슨 구두가 뜯어져 손수건과 대님으로 싸매어 신고 오느라 늦은 것이다.
체조 시간에는 선생님이 검은 양복저고리를 벗으라고 명령하였는데 창남이만 벗지를 않아 야단을 치니 늘 태평하기만 하던 창남이가 고개를 숙이며 얼굴까지 빨개졌다.
"선생님, 만녀샤쓰도 좋습니까?
"무엇 만년샤쓰? 만년샤쓰란 무어야?"
"매 매 맨몸 말씀입니다."
......
"한창남은 오늘 웃옷을 입고해도 용서한다. 그리고 학생군에게 특별히 할 말이 있으니, 제군은 다 한창남 군같이 용감한 사람이 되란 말이다.
누구든지 샤쓰가 없으면 추운 것은 둘째요, 첫째 부끄러워서 결석이 되더라도 학교에 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같이 제일 추운 날 한창남 군은 샤쓰 없이 맨몸,
으으음 즉 그 만년샤쓰로 학교에 왔단 말이다. 여기에 서 있는 제군 중에는 샤쓰를 둘씩 포개 입은 사람도 있을 것이요, 자켓에 외투까지 입고 온 사람이 있지 않은가 .
물론 맨몸으로 나오는 것이 예의는 아니야.
그러나 그 용기와 의기가 좋단 말이다.
한창남 군의 의기는 일등이다 제군도 다 그 의기를 배우란 말야." -본문 중에서
줄거리 자체는 가난하지만 밝고 착한 창남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슴뭉클함이 전해진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창남이처럼 제대로 입지 못하고 먼 길을 걸어 학교를 다니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이 결코 부끄럽거나 감춰야 할 일만은 아니란 것을 창남이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창남이와 창남이 어머니의 마음은 세상 그 누구보다 부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참 예쁜 이야기다. 만년샤쓰뿐일지라도 당당한 창남이를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본 것 같다. 그것이 방정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멋진 선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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