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 - 2 - 우리가 가장 아프게 빛나던 시절 학교 2013 2
안재경 지음, 이현주.고정원 극본 / 북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학교2013>에는 결말이 없다. 굳이 결말을 원한다면 2학년 2반 아이들의 꿈이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을 맺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저 다양한 꿈들이 "진행 중"이다.

햇병아리 교사 인재가 담임을 맡는다고 뭐가 대단히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인재가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처럼 될 수는 없으니까. 현실적으로 아이들에게 헌신하는 스승의 모습을 찾기란 너무나 힘드니까. 그나마 인재의 노력은 가상했다. 부모도 힘들고 지치면 자신의 아이들을 포기하는 세상인데 자신이 담임을 맡았다고 해서 그 손을 놓지 않는다는 건 대단한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교권 추락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선생 노릇하기 힘든 세상이다. 아이들은 거침없이 반항하고 선생을 우습게 여긴다. 어쩌다가 학교와 선생의 위치가 이렇게 추락한 것인지 개탄스러울 때가 있다.

학원의 유명강사였던 세찬이 인재로 인해 변하는 모습은 다소 드라마적인 면이 강하다. 원래 드라마에서 원하는 해피엔딩을 위해 필수요소처럼 느껴진다. 냉철하고 이기적인 모습이 더 현실적이니까. 세찬이 교사를 그만두고 강사가 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고, 그것이 세찬의 변화를 납득하게 만든다.

과거의 학교에도 분명 약간의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는 있었다.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불우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도 있었다. 현재의 학교가 더 절망적이라거나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모든 것이 발전하는 시대에 왜 학교만은 제자리 걸음, 아니 퇴행하느냐 것이다. 근래 더욱 심각한 것은 자살이 유행처럼 번진다는 것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쉽게 삶을 포기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답답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없다면 이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민기엄마가 보여준 지독한 사랑을 누가 탓할 것인가. 성적을 위해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당당한 부모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내 자신이 대단한 양심을 지녀서가 아니다.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단 한가지라고 주장하는 이 사회가 싫을 뿐이다.

올바르게 사는 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남들보다 앞서는 법을 알려주는 부모.

부모의 말만 잘 들으면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모.

그 부모에게 현실은 어떤 모습이기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가.

청소년을 위한 <학교2013>이 정작 그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이 되었을까.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라는 말 한마디 정도의 위로, '너만의 꿈을 찾아봐!'라는 정도의 조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청소년 드라마는 청소년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가 꼭 봐야 할 내용인지도 모른다. '내 아이는 내가 잘 안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이 길만이 최고다.'라고 단정지을 게 아니라 내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바라봐야 할 것이다.

네 마음은 어떠니?

네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이니?

부모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책임져 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팍팍한 세상에 내 아이를 위해서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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